[화제포착] ‘붕붕드링크’ 마시면 밤 새도 거뜬?

입력 2012.05.25 (08:59) 수정 2012.05.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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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고생 자녀둔 부모님들, 시험기간에 아이들 종종 밤새서 공부하는 거 보면 안쓰러워서 덩달아 잠 못 들곤 하시죠.

이럴 때 학생들 잠깨려고 커피나 자양강장제 몇 잔씩 마시잖아요, 요즘은 이걸로 모자라서 좀 더 강력하게 잠을 쫓는다는 음료가 유행이라죠?

일명 붕붕 드링크, 고 카페인 음료들을 여러 개 섞어서 마시는 거라는데요,

김기흥 기자, 이거 몸에는 괜찮을지 좀 걱정이네요.

<기자 멘트>

마시면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붕붕드링크'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잠을 떨치기 위해 만들어진 이 같은 음료가 오히려 건강까지 떨치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불면증과 신경과민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할 뿐만이 아니라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방해해 특히 10대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하는데요,

심할 경우 격한 흥분으로 경련이 발생해 숨질 수도 있다는 붕붕드링크의 심각성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생들 사이에서 잠을 쫓는 특효약으로 통하는 붕붕드링크, 학생들은 얼마나 마시고 있을까요?

<인터뷰> 김OO (고등학교 2학년) : “잠 안 오는 음료수?”

<인터뷰> 최OO (고등학교 3학년) : “4~5일간 시험을 보면,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3일 정도 밤을 새워요.”

<인터뷰> 이OO (고등학교 2학년) : “3일 체력을 하루에 몰아서 사용할 수 있어요. 마시고 나면 정신은 없는데, 깨어있을 수 있어요.”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판매 규제가 풀리면서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인터뷰> 한OO (편의점 직원) : “시험기간 때 (에너지 음료가) 많이 나가요. 한꺼번에 많이 사가세요.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텔레비전 광고에서 효과가 좋다고 하면 가격이 비싸도 상관없어요. 무조건 사가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자양강장제의 5배에 이르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에너지 음료들.

이러한 고카페인 음료에 이온음료 등을 혼합하는 붕붕드링크의 제조법이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데요.

카페인 양이 많아 유통규정에 맞지 않는 수입산 에너지음료까지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여기 (수입) 에너지음료도 판매하세요?”

<녹취> “자양강장제보다 100배 강하다고 보면 돼요.”

구입이 가능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녹취>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음료는 (수입 에너지 음료에 비해) 빠진 성분이 많아요.”

<녹취> “여기에서 파는 에너지 음료는 성분이 빠지지 않은 진짜에요.”

<녹취> “학생들이 많이 사가요.”

<녹취>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대량으로 사가요.”

부모가 대량으로 사간다니, 충격적인데요.

붕붕드링크에 들어가는 자양강장제 2병에는 무수카페인 60mg이 들어있는데요,

이는 자판기 커피 6잔을 한꺼번에 마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과연 안전할까요.

<인터뷰> 김성철 (대한약사회 교수) : “붕붕드링크에는 탄산음료와 전해질 음료가 들어갑니다. 이런 성분들이 카페인과 섞이면 이온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온 불균형이 일어나면 신경과 신장에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이와 같은 약리적인 부작용 때문에 탄산과 (카페인을) 섞어 마시면 붕붕(드링크)가 아니라, 자살 드링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한폭탄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붕붕드링크를 즐겨 마신다는 학생을 만나봤습니다.

습관처럼 찾게 된다는 음료가, 이제는 책상 앞 필수품이 되었는데요.

<인터뷰> 김 준 (대학교 4학년) : “처음에는 자양강장제나 에너지 음료만 마셨어요. 밤을 새워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조금 더 효과가 좋은 것이 필요해서 섞어 마시게 되었어요.”

무수카페인의 해로움을 인지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착각에 빠져, 습관적으로 마시다 보니 중독까지 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는데요.

<인터뷰> 김 준 (대학교 4학년) : “평소에 피곤할 때 마시는 음료인데요, 에너지 음료와 비타민을 섞어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수면 상태와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난 후의 수면 상태를 비교해보기 위해 이틀에 걸쳐 수면 뇌파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전날 찍은 일반 수면상태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반면, 다음 날,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난 후엔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해서 뒤척이는 등 불완전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한진규 (수면센터 원장) : “처음에 그냥 주무실 때의 수면효율은 96%가 나왔고, (붕붕드링크)를 마신 후 수면효율은 30% 미만으로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수면상태와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 극심한 차이를 보였는데요.

<인터뷰> 한진규 (수면센터 원장) : “각성효과가 있는 음료를 마시고 수면을 취했습니다. (일반 수면상태와 비교했을 때) 뇌파 색상이 진해졌어요. 빠른 뇌파가 나오는 있는 것인데, 빠른 뇌파에는 각성뇌파가 섞여 있습니다.”

붕붕드링크에 들어있는 성분이 각성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불면증과 수면 장애와 같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인터뷰> 한진규 (수면센터 원장) : “억지로 잠을 잘 수는 있지만, 미래가 없는 잠을 잔거죠. 졸음이 찾아오면 계속해서 에너지 음료를 마시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각성효과가 많고, 흥분할 수 있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뇌기능에 (이상이 생겨) 우울증에 빠지거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될 수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잠을 쫓으면서까지 공부에 전념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붕붕드링크.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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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붕붕드링크’ 마시면 밤 새도 거뜬?
    • 입력 2012-05-25 08:59:21
    • 수정2012-05-25 11: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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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고생 자녀둔 부모님들, 시험기간에 아이들 종종 밤새서 공부하는 거 보면 안쓰러워서 덩달아 잠 못 들곤 하시죠. 이럴 때 학생들 잠깨려고 커피나 자양강장제 몇 잔씩 마시잖아요, 요즘은 이걸로 모자라서 좀 더 강력하게 잠을 쫓는다는 음료가 유행이라죠? 일명 붕붕 드링크, 고 카페인 음료들을 여러 개 섞어서 마시는 거라는데요, 김기흥 기자, 이거 몸에는 괜찮을지 좀 걱정이네요. <기자 멘트> 마시면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붕붕드링크'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잠을 떨치기 위해 만들어진 이 같은 음료가 오히려 건강까지 떨치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불면증과 신경과민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할 뿐만이 아니라 음식으로 섭취한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방해해 특히 10대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하는데요, 심할 경우 격한 흥분으로 경련이 발생해 숨질 수도 있다는 붕붕드링크의 심각성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생들 사이에서 잠을 쫓는 특효약으로 통하는 붕붕드링크, 학생들은 얼마나 마시고 있을까요? <인터뷰> 김OO (고등학교 2학년) : “잠 안 오는 음료수?” <인터뷰> 최OO (고등학교 3학년) : “4~5일간 시험을 보면,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3일 정도 밤을 새워요.” <인터뷰> 이OO (고등학교 2학년) : “3일 체력을 하루에 몰아서 사용할 수 있어요. 마시고 나면 정신은 없는데, 깨어있을 수 있어요.”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판매 규제가 풀리면서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인터뷰> 한OO (편의점 직원) : “시험기간 때 (에너지 음료가) 많이 나가요. 한꺼번에 많이 사가세요.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텔레비전 광고에서 효과가 좋다고 하면 가격이 비싸도 상관없어요. 무조건 사가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자양강장제의 5배에 이르는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에너지 음료들. 이러한 고카페인 음료에 이온음료 등을 혼합하는 붕붕드링크의 제조법이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데요. 카페인 양이 많아 유통규정에 맞지 않는 수입산 에너지음료까지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여기 (수입) 에너지음료도 판매하세요?” <녹취> “자양강장제보다 100배 강하다고 보면 돼요.” 구입이 가능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녹취>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음료는 (수입 에너지 음료에 비해) 빠진 성분이 많아요.” <녹취> “여기에서 파는 에너지 음료는 성분이 빠지지 않은 진짜에요.” <녹취> “학생들이 많이 사가요.” <녹취>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대량으로 사가요.” 부모가 대량으로 사간다니, 충격적인데요. 붕붕드링크에 들어가는 자양강장제 2병에는 무수카페인 60mg이 들어있는데요, 이는 자판기 커피 6잔을 한꺼번에 마시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과연 안전할까요. <인터뷰> 김성철 (대한약사회 교수) : “붕붕드링크에는 탄산음료와 전해질 음료가 들어갑니다. 이런 성분들이 카페인과 섞이면 이온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온 불균형이 일어나면 신경과 신장에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이와 같은 약리적인 부작용 때문에 탄산과 (카페인을) 섞어 마시면 붕붕(드링크)가 아니라, 자살 드링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한폭탄 같은 위험을 안고 있는 붕붕드링크를 즐겨 마신다는 학생을 만나봤습니다. 습관처럼 찾게 된다는 음료가, 이제는 책상 앞 필수품이 되었는데요. <인터뷰> 김 준 (대학교 4학년) : “처음에는 자양강장제나 에너지 음료만 마셨어요. 밤을 새워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조금 더 효과가 좋은 것이 필요해서 섞어 마시게 되었어요.” 무수카페인의 해로움을 인지하지 못한 청소년들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착각에 빠져, 습관적으로 마시다 보니 중독까지 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는데요. <인터뷰> 김 준 (대학교 4학년) : “평소에 피곤할 때 마시는 음료인데요, 에너지 음료와 비타민을 섞어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수면 상태와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난 후의 수면 상태를 비교해보기 위해 이틀에 걸쳐 수면 뇌파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전날 찍은 일반 수면상태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반면, 다음 날,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난 후엔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해서 뒤척이는 등 불완전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한진규 (수면센터 원장) : “처음에 그냥 주무실 때의 수면효율은 96%가 나왔고, (붕붕드링크)를 마신 후 수면효율은 30% 미만으로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수면상태와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 극심한 차이를 보였는데요. <인터뷰> 한진규 (수면센터 원장) : “각성효과가 있는 음료를 마시고 수면을 취했습니다. (일반 수면상태와 비교했을 때) 뇌파 색상이 진해졌어요. 빠른 뇌파가 나오는 있는 것인데, 빠른 뇌파에는 각성뇌파가 섞여 있습니다.” 붕붕드링크에 들어있는 성분이 각성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불면증과 수면 장애와 같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인터뷰> 한진규 (수면센터 원장) : “억지로 잠을 잘 수는 있지만, 미래가 없는 잠을 잔거죠. 졸음이 찾아오면 계속해서 에너지 음료를 마시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각성효과가 많고, 흥분할 수 있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뇌기능에 (이상이 생겨) 우울증에 빠지거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될 수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잠을 쫓으면서까지 공부에 전념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붕붕드링크.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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