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헌법에 핵보유 명시한 북한

입력 2012.06.02 (09:24) 수정 2012.06.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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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객원 해설위원]

북한이 새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습니다. 김일성 사망이후 개정한 1998년 헌법에서 김일성을 신격화한 것과 판박이로 이번 헌법에서도 김정일의 업적을 찬양해 김일성과 동격으로 올리려다 보니 유일한 업적인 핵개발을 명문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후폭풍이 큽니다.

우선 6자 회담이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핵 폐기를 목표로 진행돼온 6자 회담은 북한의 돌출행위로 존립근거부터 흔들리게 됐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면 6자 회담 무용론이 대두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이 회담을 적극 주도하고 있는 중국도 난감한 모습입니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그랬던 것처럼 헌법을 고쳐 쓰면서까지 돌아간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려받은 유산은 크게 다릅니다. 김일성은 하나의 조선정책을 과감히 포기하고 남북유엔동시가입을 받아들여 고립일로에 놓여있던 북한을 국제사회 일원으로 데뷔시켰습니다. 북미 핵 회담이 벽에 부딪혔던 94년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받아들여 선상연회까지 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물꼬를 터주곤 한 달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 이틀 전에는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출범시키란 유훈도 남겨 제한적 개방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란 전략도 세워줬습니다. 인민들의 굶주림보다 핵무기에만 집착한 지금은 어떻습니까?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을 북한이 뜻하는 대로 군축회담장으로 유도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입니다. 대화의 물꼬를 스스로 막은 격이 됐습니다.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거부감이 인류공동의 가치가 돼버린 지금 북한인권문제는 전 세계적인 비판거리가 됐습니다. 핵에 집착하느라 남한이 내민 손을 외면한 경제는 중국에 절대 의존한 가사상태입니다. 시대가 바뀐 지금 북한은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난 4월 북한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우리 수도권을 타격하겠다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아직도 한국방송 등 주요 언론사에는 경비가 강화돼 있습니다. 평화는 말로만 얻어지진 않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우월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옛 소련에 빼앗겼던 군사우위를 되찾아 왔고 이게 바로 냉전을 끝내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한다면 우리의 선택 역시 더욱 좁아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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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헌법에 핵보유 명시한 북한
    • 입력 2012-06-02 09:24:09
    • 수정2012-06-02 09: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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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객원 해설위원] 북한이 새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습니다. 김일성 사망이후 개정한 1998년 헌법에서 김일성을 신격화한 것과 판박이로 이번 헌법에서도 김정일의 업적을 찬양해 김일성과 동격으로 올리려다 보니 유일한 업적인 핵개발을 명문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후폭풍이 큽니다. 우선 6자 회담이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핵 폐기를 목표로 진행돼온 6자 회담은 북한의 돌출행위로 존립근거부터 흔들리게 됐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면 6자 회담 무용론이 대두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이 회담을 적극 주도하고 있는 중국도 난감한 모습입니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그랬던 것처럼 헌법을 고쳐 쓰면서까지 돌아간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려받은 유산은 크게 다릅니다. 김일성은 하나의 조선정책을 과감히 포기하고 남북유엔동시가입을 받아들여 고립일로에 놓여있던 북한을 국제사회 일원으로 데뷔시켰습니다. 북미 핵 회담이 벽에 부딪혔던 94년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받아들여 선상연회까지 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물꼬를 터주곤 한 달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망 이틀 전에는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출범시키란 유훈도 남겨 제한적 개방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란 전략도 세워줬습니다. 인민들의 굶주림보다 핵무기에만 집착한 지금은 어떻습니까?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을 북한이 뜻하는 대로 군축회담장으로 유도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입니다. 대화의 물꼬를 스스로 막은 격이 됐습니다.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거부감이 인류공동의 가치가 돼버린 지금 북한인권문제는 전 세계적인 비판거리가 됐습니다. 핵에 집착하느라 남한이 내민 손을 외면한 경제는 중국에 절대 의존한 가사상태입니다. 시대가 바뀐 지금 북한은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난 4월 북한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우리 수도권을 타격하겠다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아직도 한국방송 등 주요 언론사에는 경비가 강화돼 있습니다. 평화는 말로만 얻어지진 않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우월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옛 소련에 빼앗겼던 군사우위를 되찾아 왔고 이게 바로 냉전을 끝내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한다면 우리의 선택 역시 더욱 좁아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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