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과잉 투자’…효율성은 ‘글쎄’

<앵커 멘트>

취학 전 영어교육에서 보듯 영어에 대한 우리의 투자 열기는 가히 세계 최고수준으로 뜨겁습니다.

세계화 시대 영어 실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정착 기업체는 영어실력을 생각만큼 중시하지는 않고 있어 투자 효과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영어교육을 받는 어린이들.

학부모들은 자녀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난희(서울 반포동) : "내 애를 안 시키다 보면 정말 애가 뒤처지는 것 같고, 나중에 아이들이 힘들다는 거예요."

사교육비의 최소 3분의 1이 영어에 들어간다는 통계가 있고, 영어교육을 위해 자녀를 해외에 보낸 이른바 '기러기 가족'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00(기러기 아빠 1년차) : "영어가 점점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어렵지만 애들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는 거죠."

대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생의 3분의 2가 영어 부담으로 다른 공부와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비아(대학생) : "영어 토익이나 이런 점수가 중요하고 하니까 근데 그런걸 학기 중에 하게 되면 전공 공부에도 부담이 되고..."

세계화 시대 영어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비용 대비 효과, 즉 투자 효율성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학생들은 취업에 중요한 3요소로 영어를 가장 많이 꼽았지만, 정작 기업에선 영어가 세 번째였습니다.

<인터뷰> 이동진(LG전자 채용팀 과장) : "어학 또는 학점과 같은 전통적인 요소들 보다는 최근엔 직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을 많이 보고 있는데요, 경진대회 공모전 수상이력, 동아리 활동 또는 프로젝트 이력이 있으면 많은 가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어에 대한 과잉투자는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낭비요소입니다.

<인터뷰> 김희삼(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영어를 일률적인 어떤 선별도구로 사용하는 관행은 영어 격차뿐 아니라 영어교육 투자의 효율성을 고려하더라도 시정돼야 할 것입니다."

영어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는 금물.

자신이 원하는 일의 성격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파악한 바탕 위에 적절한 수준의 투자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