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해외진출 기업들 왜 국내 유턴?…과제는?

입력 2012.06.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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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70-80년대 신발 산업의 메카는 부산 등지였죠.



하지만 인건비가 치솟음에 따라 신발 공장을 비롯해 의류, 액세서리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대거 이전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렇게 외국으로 떠났던 기업들이 속속 국내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손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하이 송쟝 개발구에 있는 한 도금 전문 기업.



중국 진출 10년째인 직원 백여 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화장품 뚜껑, 자동차 손잡이 등에 대한 고품질의 도금 제품 생산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도 국내 U턴을 포함한 사업장 이전을 검토하는 상황.. 문제는 역시 인건비입니다.



<인터뷰> 유병운(상하이 UV 코팅 회장) : "처음 들어올 때는 최저임금이 인민폐로 430원이었어요. 지금은 상해가 1280원입니다. 곧 또 16% 정도 오른다고 하니까.."



신노동법의 시행, 외국인 근로자 4대 보험 가입 의무화 등도 모두 악조건입니다.



<인터뷰> 박현순(한국상회 회장) : "모든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코스트가 너무 올가간 거예요. 뭐 5-10%가 오른게 아니고 최근 2-3년간 3-40%가 오르다 보니까 경쟁력을 많이 잃은 거죠."



외자 기업에 대한 특혜도 줄었습니다.



2년 면제, 3년 감세 조항으로 외자 기업에 가장 큰 혜택이었던 기업소득세 우대도 이젠 없고, 대신 새로운 세부담이 늘었습니다.



이제는 중국도 기술이 있거나, 환경친화적 기업이 아니면 투자를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들에게 중국 시장의 매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러면 주로 어떤 기업이, 얼마나 많은 기업이 복귀하려고 하는지, 복귀에 따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민필규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중국 등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의 국내 복귀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말부텁니다.



중국 등의 사업여건은 악화된 반면 한미, 한-EU FTA 체결 등으로 국내 사업환경이 개선된 것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올 초 정부의 설문조사에서도 해외진출 기업 240개 가운데 12.5%인 30개가 복귀를 희망했습니다.



유턴하려는 기업들은 액세서리, 의류, 신발, 전자, 기계 등 5개 업종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액세서리 기업 10여 곳과 신발 관련 15개 기업은 집단으로 복귀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액세서리 업종만 해도 향후 5년 안에 50여 개사가 복귀해 만 3천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간 국내기업 3만 3천 곳 가운데 복귀를 추진 중인 업체는 현재 50곳 정도지만, FTA 확대 등에 힘입어 유턴 움직임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진작과 고용확대에 도움이 되는 해외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



이를 확대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10년 전 중국에 진출했다 올 3월 국내로 복귀한 의류업쳅니다.



공장 터 매입과 설비투자비 등 복귀 비용 수십억 원을 은행 대출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임병일(영프라자 전무) : "중소기업으로서는 비용 자체가 크기 때문에 자체 자금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유턴기업에 세금 경감 등 각종 자금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에선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겁니다.



충주 인근에 조성 중인 패션 산업단집니다.



국내로 복귀하려는 의류업체 15개사를 유치할 계획이지만 인허가 절차 등이 복잡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만중(보끄레 회장) : "비슷한 일들이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다 보니까 서비스를 받아야 될 입장에선 굉장히 불편한 게 많아 가지고..."



국내 복귀에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난입니다.



17년 전 중국에 진출했던 이 아웃도어 업체는 올 초 국내 생산라인을 두 배로 증설했습니다.



생산 인력도 애초 34명에서 67명으로 늘리고, 연말까지는 30명을 더 뽑을 계획이지만 사람이 없어 발만 굴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동칠(트렉스타 대표) : "외국에서 오래 생산하다가 한국으로 와서 다시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 인력채용이 굉장히 힘이 듭니다."



본국 이전비용의 20%를 지원하는 미국처럼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해 이전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충원 지원 등 맞춤형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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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해외진출 기업들 왜 국내 유턴?…과제는?
    • 입력 2012-06-05 22: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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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970-80년대 신발 산업의 메카는 부산 등지였죠.

하지만 인건비가 치솟음에 따라 신발 공장을 비롯해 의류, 액세서리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대거 이전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렇게 외국으로 떠났던 기업들이 속속 국내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손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하이 송쟝 개발구에 있는 한 도금 전문 기업.

중국 진출 10년째인 직원 백여 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화장품 뚜껑, 자동차 손잡이 등에 대한 고품질의 도금 제품 생산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도 국내 U턴을 포함한 사업장 이전을 검토하는 상황.. 문제는 역시 인건비입니다.

<인터뷰> 유병운(상하이 UV 코팅 회장) : "처음 들어올 때는 최저임금이 인민폐로 430원이었어요. 지금은 상해가 1280원입니다. 곧 또 16% 정도 오른다고 하니까.."

신노동법의 시행, 외국인 근로자 4대 보험 가입 의무화 등도 모두 악조건입니다.

<인터뷰> 박현순(한국상회 회장) : "모든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코스트가 너무 올가간 거예요. 뭐 5-10%가 오른게 아니고 최근 2-3년간 3-40%가 오르다 보니까 경쟁력을 많이 잃은 거죠."

외자 기업에 대한 특혜도 줄었습니다.

2년 면제, 3년 감세 조항으로 외자 기업에 가장 큰 혜택이었던 기업소득세 우대도 이젠 없고, 대신 새로운 세부담이 늘었습니다.

이제는 중국도 기술이 있거나, 환경친화적 기업이 아니면 투자를 받아주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 중심의 중소기업들에게 중국 시장의 매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러면 주로 어떤 기업이, 얼마나 많은 기업이 복귀하려고 하는지, 복귀에 따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민필규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중국 등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의 국내 복귀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말부텁니다.

중국 등의 사업여건은 악화된 반면 한미, 한-EU FTA 체결 등으로 국내 사업환경이 개선된 것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올 초 정부의 설문조사에서도 해외진출 기업 240개 가운데 12.5%인 30개가 복귀를 희망했습니다.

유턴하려는 기업들은 액세서리, 의류, 신발, 전자, 기계 등 5개 업종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액세서리 기업 10여 곳과 신발 관련 15개 기업은 집단으로 복귀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액세서리 업종만 해도 향후 5년 안에 50여 개사가 복귀해 만 3천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간 국내기업 3만 3천 곳 가운데 복귀를 추진 중인 업체는 현재 50곳 정도지만, FTA 확대 등에 힘입어 유턴 움직임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진작과 고용확대에 도움이 되는 해외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

이를 확대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10년 전 중국에 진출했다 올 3월 국내로 복귀한 의류업쳅니다.

공장 터 매입과 설비투자비 등 복귀 비용 수십억 원을 은행 대출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임병일(영프라자 전무) : "중소기업으로서는 비용 자체가 크기 때문에 자체 자금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유턴기업에 세금 경감 등 각종 자금혜택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에선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겁니다.

충주 인근에 조성 중인 패션 산업단집니다.

국내로 복귀하려는 의류업체 15개사를 유치할 계획이지만 인허가 절차 등이 복잡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만중(보끄레 회장) : "비슷한 일들이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다 보니까 서비스를 받아야 될 입장에선 굉장히 불편한 게 많아 가지고..."

국내 복귀에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난입니다.

17년 전 중국에 진출했던 이 아웃도어 업체는 올 초 국내 생산라인을 두 배로 증설했습니다.

생산 인력도 애초 34명에서 67명으로 늘리고, 연말까지는 30명을 더 뽑을 계획이지만 사람이 없어 발만 굴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동칠(트렉스타 대표) : "외국에서 오래 생산하다가 한국으로 와서 다시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 인력채용이 굉장히 힘이 듭니다."

본국 이전비용의 20%를 지원하는 미국처럼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해 이전에 필요한 자금과 인력충원 지원 등 맞춤형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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