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가뭄 속 4천억 짜리 농업용수 시설 낮잠

입력 2012.06.12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심각한 가뭄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4천억 원이나 들여 농업용수 공급시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어쩐 일인지 몇 년째 가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황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직 모내기도 못한 논이 바싹 메말라 황무지처럼 변했습니다.

모내기를 끝낸 곳도 쩍쩍 갈라지기는 마찬가지.

주변에 변변한 저수지 하나 없다 보니 가뭄에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 고환석(농민) : "매년 이게(가뭄이) 반복되다 보니까 농사짓는 사람들이 아주 힘들죠."

바다에 방조제를 쌓아 만든 인근의 담수호 시설.

농어촌공사가 천수답이 몰려 있는 충남 홍성과 보령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것입니다.

하지만, 물은 탁하고 쓰레기도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축산 분뇨 등 오염 물질 유입을 막을 수 있는 수질 정화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농업용수로 쓸 수 없어 담수도 못하고 수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용주(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 : "축산 두수가 (사업) 착수 당시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한반면, 수질 정화시설이 부족해서 현재 지자체하고 농어촌공사하고 협심해서 (대책을 마련중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08년 대부분 토목공사가 끝났는데도 시설은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양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아 모아놨다가, 각 용수로에 보내주는 이 대형 저수시설도 준공 4년이 되도록 한 번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사업 준공도 2003년에서 2008년으로, 또다시 2015년으로 계속 연기됐습니다.

2개의 담수호를 만들고, 138km에 걸쳐 땅속에 관로를 까는데 투입된 예산만 3,900억 원.

가뭄에 속이 타들어가는 농민들은, 농업용수 시설을 두고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인터뷰> 엄창호(농민) : "거기서 물만 나오면 걱정이 없을 텐데, 호스를 1~2km씩 연결해서 품어서 물을 끌어올리고 있으니."

4천억 원짜리 초대형 사업이 주먹구구로 진행되면서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황정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 가뭄 속 4천억 짜리 농업용수 시설 낮잠
    • 입력 2012-06-12 22:02:11
    뉴스 9
<앵커 멘트> 심각한 가뭄이 한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4천억 원이나 들여 농업용수 공급시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어쩐 일인지 몇 년째 가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황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직 모내기도 못한 논이 바싹 메말라 황무지처럼 변했습니다. 모내기를 끝낸 곳도 쩍쩍 갈라지기는 마찬가지. 주변에 변변한 저수지 하나 없다 보니 가뭄에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 고환석(농민) : "매년 이게(가뭄이) 반복되다 보니까 농사짓는 사람들이 아주 힘들죠." 바다에 방조제를 쌓아 만든 인근의 담수호 시설. 농어촌공사가 천수답이 몰려 있는 충남 홍성과 보령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것입니다. 하지만, 물은 탁하고 쓰레기도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축산 분뇨 등 오염 물질 유입을 막을 수 있는 수질 정화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농업용수로 쓸 수 없어 담수도 못하고 수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용주(농어촌공사 천수만사업단) : "축산 두수가 (사업) 착수 당시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한반면, 수질 정화시설이 부족해서 현재 지자체하고 농어촌공사하고 협심해서 (대책을 마련중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08년 대부분 토목공사가 끝났는데도 시설은 가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양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아 모아놨다가, 각 용수로에 보내주는 이 대형 저수시설도 준공 4년이 되도록 한 번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사업 준공도 2003년에서 2008년으로, 또다시 2015년으로 계속 연기됐습니다. 2개의 담수호를 만들고, 138km에 걸쳐 땅속에 관로를 까는데 투입된 예산만 3,900억 원. 가뭄에 속이 타들어가는 농민들은, 농업용수 시설을 두고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인터뷰> 엄창호(농민) : "거기서 물만 나오면 걱정이 없을 텐데, 호스를 1~2km씩 연결해서 품어서 물을 끌어올리고 있으니." 4천억 원짜리 초대형 사업이 주먹구구로 진행되면서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황정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