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입력 2012.06.19 (07:20) 수정 2012.06.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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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수 해설위원]

긴축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유로존에 남읍시다. 그리스 국민들의 선택으로 국제사회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불안감이 가시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그렇다고 유로존 위기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최악의 상황만 넘겼다는 뜻입니다.

정치적인 불안은 줄었지만 그리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첩첩산중입니다. 당장의 과제는 연립 정부 구성과 구제금융 협상입니다. 2차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신민당과 사회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일은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해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습니다. 좌파정당인 시리자는 구제금융을 원점에서 전면 개정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당인 신민당도 이번 총선에선 추가 협상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독일과 국제금융 기관들은 합의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조건을 놓고 불안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렇게 그리스 경제의 향방도 안심할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유로존 위기가 그리스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몸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도 6%를 넘었습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하반기에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올 3분기 갚아야 할 국채규모는 2천억 유로, 우리 돈으로 300조나 됩니다.

자기나라 국채를 많이 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잇달아 강등되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이탈리아까지 흔들리고 있는 유럽위기는 1∼2년 안에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비관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응을 추진해야 할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유럽위기는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혼란이 상당기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거기에 맞춰 우리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많습니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관건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외환 수급구조가 보강됐지만 악재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리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한 대비로 유럽위기를 극복하는 일. 장기전의 각오를 다질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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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 입력 2012-06-19 07:20:26
    • 수정2012-06-19 08: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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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수 해설위원] 긴축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유로존에 남읍시다. 그리스 국민들의 선택으로 국제사회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불안감이 가시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그렇다고 유로존 위기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최악의 상황만 넘겼다는 뜻입니다. 정치적인 불안은 줄었지만 그리스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도 첩첩산중입니다. 당장의 과제는 연립 정부 구성과 구제금융 협상입니다. 2차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신민당과 사회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일은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해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습니다. 좌파정당인 시리자는 구제금융을 원점에서 전면 개정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당인 신민당도 이번 총선에선 추가 협상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독일과 국제금융 기관들은 합의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조건을 놓고 불안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렇게 그리스 경제의 향방도 안심할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유로존 위기가 그리스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몸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도 6%를 넘었습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하반기에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올 3분기 갚아야 할 국채규모는 2천억 유로, 우리 돈으로 300조나 됩니다. 자기나라 국채를 많이 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잇달아 강등되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이탈리아까지 흔들리고 있는 유럽위기는 1∼2년 안에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비관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응을 추진해야 할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유럽위기는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혼란이 상당기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입니다. 거기에 맞춰 우리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많습니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관건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외환 수급구조가 보강됐지만 악재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리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한 대비로 유럽위기를 극복하는 일. 장기전의 각오를 다질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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