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진화론은 과학? 이념?…‘시조새’ 교과서 논쟁

입력 2012.06.1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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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조새'를 교과서에서 삭제해달라!

반진화론자들이 청원을 냈습니다.

시조새란 무엇이며 이들은 또 무슨 이유로 갑자기 이런 청원을 한 걸까요.

먼저 이영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861년 독일에서 발견된 시조새의 화석입니다.

부리 안에 도마뱀 이빨 같은 것이 있고 새처럼 깃털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진화론자들은 시조새가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해가는 과정의 생물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우리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시조새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인터뷰> 이용철(과학고 생물교사) : "도마뱀이 가진 특징, 조류가 가진 결정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하는 중간 종으로 가르칩니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 7종 가운데 6종이 시조새를 진화론 설명의 핵심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반 진화론자 모임인 교과서 진화론 개정추진회는 과학적 내용이 아니라며 삭제를 교과부에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광원(교과서 진화론 개정추진회장) : "진화론은 사상, 이념체계이지 과학이 아니에요. 과학을 빙자한 내용이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어요."

교과부는 교과서 출판사들에게 이 같은 청원에 대해 검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이에 맞서 진화론 삭제 주장을 반박하는 반대 청원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윤경숙(교과부 수학교육정책팀장) : "최종 승인권한은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교육감에게 있어요. 아직은 승인 안 된 상태입니다."

교과서 수정 여부에 대한 각 시도 교육감의 결정은 오는 9월 나올 예정이어서 논란은 앞으로 더 가열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앵커 멘트>

다윈의 진화론이 시작된 곳!

바로 남미 갈라파고스 군도입니다.

이번 교과서 논쟁에 대해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초기 진화론 일부만 수정됐을 뿐인데 진화론 전체가 잘못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합니다.

이은정 과학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에서 발견된 깃털 공룡의 모습입니다.

고생물학자들은 파충류에 속하는 깃털 공룡을 새의 조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이처의 진화도엔 이 깃털 공룡에서 시조새와 현재의 조류가 갈라져 나옵니다.

시조새가 원시 조류에 해당한다는 게 고생물학계의 정설입니다.

말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에오히푸스에서 현재의 말로 곧장 진화했다는 교과서의 표현은 오류가 있지만 전체적인 말의 진화는 틀리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장대익(서울대 교수/진화학자) : "계통학상의 위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논쟁을 실제로 진화가 일어났느냐 안 일어났느냐의 논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거죠. "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한국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국내 생물학 연구자들도 진화론을 삭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허 민(한국고생물학회 회장) : "일부 종교단체들에서 제기한 문제를 공청회, 학계의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이렇게 추진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화석 기록을 해석하는 데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진화론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는 게 과학계의 입장입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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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진화론은 과학? 이념?…‘시조새’ 교과서 논쟁
    • 입력 2012-06-19 2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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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조새'를 교과서에서 삭제해달라! 반진화론자들이 청원을 냈습니다. 시조새란 무엇이며 이들은 또 무슨 이유로 갑자기 이런 청원을 한 걸까요. 먼저 이영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861년 독일에서 발견된 시조새의 화석입니다. 부리 안에 도마뱀 이빨 같은 것이 있고 새처럼 깃털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 진화론자들은 시조새가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해가는 과정의 생물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우리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는 시조새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인터뷰> 이용철(과학고 생물교사) : "도마뱀이 가진 특징, 조류가 가진 결정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하는 중간 종으로 가르칩니다." 현재 고등학교 교과서 7종 가운데 6종이 시조새를 진화론 설명의 핵심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반 진화론자 모임인 교과서 진화론 개정추진회는 과학적 내용이 아니라며 삭제를 교과부에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광원(교과서 진화론 개정추진회장) : "진화론은 사상, 이념체계이지 과학이 아니에요. 과학을 빙자한 내용이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어요." 교과부는 교과서 출판사들에게 이 같은 청원에 대해 검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이에 맞서 진화론 삭제 주장을 반박하는 반대 청원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윤경숙(교과부 수학교육정책팀장) : "최종 승인권한은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교육감에게 있어요. 아직은 승인 안 된 상태입니다." 교과서 수정 여부에 대한 각 시도 교육감의 결정은 오는 9월 나올 예정이어서 논란은 앞으로 더 가열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앵커 멘트> 다윈의 진화론이 시작된 곳! 바로 남미 갈라파고스 군도입니다. 이번 교과서 논쟁에 대해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초기 진화론 일부만 수정됐을 뿐인데 진화론 전체가 잘못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합니다. 이은정 과학전문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에서 발견된 깃털 공룡의 모습입니다. 고생물학자들은 파충류에 속하는 깃털 공룡을 새의 조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이처의 진화도엔 이 깃털 공룡에서 시조새와 현재의 조류가 갈라져 나옵니다. 시조새가 원시 조류에 해당한다는 게 고생물학계의 정설입니다. 말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에오히푸스에서 현재의 말로 곧장 진화했다는 교과서의 표현은 오류가 있지만 전체적인 말의 진화는 틀리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장대익(서울대 교수/진화학자) : "계통학상의 위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논쟁을 실제로 진화가 일어났느냐 안 일어났느냐의 논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거죠. "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한국이 창조론자의 요구에 항복했다는 기사를 내보냈고, 국내 생물학 연구자들도 진화론을 삭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허 민(한국고생물학회 회장) : "일부 종교단체들에서 제기한 문제를 공청회, 학계의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이렇게 추진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화석 기록을 해석하는 데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진화론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는 게 과학계의 입장입니다. KBS 뉴스 이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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