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700억 대 부실 보증으로 ‘빈털터리’

<앵커 멘트>

회원이 8백만 명이 넘는 재향군인회가 계좌에 남은 돈이 수백만 원뿐인 '빈털털이'가 됐습니다.

한 간부가 독단적으로 7백억 대 대출 보증을 선 게 화근이었는데, 검찰에 구속될 때까지 재향군인회에선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향군인회는 최근 한 대형 증권사에 무려 7백90억 원을 변제했습니다.

코스닥 업체 4곳에 7백억 원대 대출 보증을 서줬는데, 해당 업체들이 모두 빚을 안 갚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재향군인회 계좌엔 수백만 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재향군인회 1년 예산의 3배나 되는 거액의 대출 보증을 한 간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입니다.

재향군인회 산하 U케어 사업단장 최모 씨는 지난해 한 친환경 자동차 업체가 백60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서는 등 모두 23차례에 걸쳐 7백90억 원을 지급 보증했습니다.

해당 업체들은 자금 부족으로 신용도가 극히 불량했는데도, 최 씨는 인감을 도용해 보증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대가로 해당 업체들과 사업 계약을 맺고, 계약금 중 2백 70억여 원을 횡령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최 씨는 이 돈을 대부분 자신의 사업 빚을 갚거나, 도박하는 데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최 씨를 횡령 혐의로 구속했으며, 재향군인회 안의 공모자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