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악성 사기범’ 우선 검거

입력 2012.06.2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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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원금 보장은 기본, 이자도 은행보다 더 주겠다!

이런 달콤한 제안으로 노인과 주부 등을 노리는 '악성 사기꾼'에 대해 경찰이 대대적인 검거에 나섰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준범 기자.

<질문> 먼저, '악성 사기'라는 말부터 짚어보죠. 사기는 사기인데, 어떤 사기를 말하는 겁니까.

<답변>

네, 경찰이 이번에 새로 만든 내부 용어입니다.

정확히는 '악성 경제사범', 쉽게 말해 '악성 사기'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큰 사기를 쳐놓고, 장기간 도망 다니는 사기 범행을 말합니다.

취재팀이 만난 사례 보시죠.

지난해에 퇴직금 1억 5천만 원을 한 김치 업체에 투자한 60대 남성입니다.

월 수익 5%를 주고, 두 달 뒤부터는 원금도 돌려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너무 좋은 조건이라 처음에는 사기를 의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에서 특이하게도 투자 담보로 교통카드를 내놨는데요.

50만 원씩 충전된 카드가 3백여 장, 1억 5천만원 어치여서 믿고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윤00(사기 피해자): "가지고 온 단말기에 카드를 찍으니까 50만 원이 찍히더라고요. 그런데 누가 안 믿겠어요."

그러나 카드는 다 가짜였고, 업체 대표도 투자금을 갖고 잠적했습니다.

비슷한 피해자가 20여 명이고, 피해액은 10억 원대인데요.

경찰은 잠적한 용의자의 소재도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이렇게 거액을 떼먹고 잠적한 사기범들을 잡겠다, 이게 이번에 경찰이 내놓은 방침인 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앞서 보신 사례처럼 피해자도 많고 액수도 커서 죄질이 나쁜 악성 사기범부터 먼저 검거하겠다는 겁니다.

일단 이번에 경찰이 서울 지역에서만 피해자가 5명을 넘거나 피해액이 5억 원을 넘는 사기 용의자 96명이 1차로 추려서 '악성 사기'로 지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잡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일선 경찰서마다 전담 검거팀을 꾸렸습니다.

이 전담팀은 일상적인 고소·고발 업무에서는 거의 제외되고요.

통신 수사, 위치 추적, 필요하면 잠복도 하면서 추적 수사를 할 계획입니다.

<질문> 그러니까 수사력을 재배치한다는 얘기인데, 경찰이 왜 이런 변화를 추구하는 겁니까.

<답변>

지금까지 경찰은 경제 범죄 같은 경우에, 현장 수사보다는 진술, 서류 조사 등에 집중을 해왔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용의자들이 마음먹고 도망갈 경우에, 검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검거율을 보실까요.

보시다시피 사기는 횡령 배임보다는 언제나 5~10% 정도 검거율이 낮습니다.

일단 이달에 서울 경찰부터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고, 1호 검거 사례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부동산 투자 사기로 45억 원을 가로채고 도주했던 54살 이모 씨가 잠적 반년 만에 지난주에 붙잡혔습니다.

이런 검거 성과가 계속 이어질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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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악성 사기범’ 우선 검거
    • 입력 2012-06-28 23: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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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원금 보장은 기본, 이자도 은행보다 더 주겠다! 이런 달콤한 제안으로 노인과 주부 등을 노리는 '악성 사기꾼'에 대해 경찰이 대대적인 검거에 나섰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준범 기자. <질문> 먼저, '악성 사기'라는 말부터 짚어보죠. 사기는 사기인데, 어떤 사기를 말하는 겁니까. <답변> 네, 경찰이 이번에 새로 만든 내부 용어입니다. 정확히는 '악성 경제사범', 쉽게 말해 '악성 사기'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큰 사기를 쳐놓고, 장기간 도망 다니는 사기 범행을 말합니다. 취재팀이 만난 사례 보시죠. 지난해에 퇴직금 1억 5천만 원을 한 김치 업체에 투자한 60대 남성입니다. 월 수익 5%를 주고, 두 달 뒤부터는 원금도 돌려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너무 좋은 조건이라 처음에는 사기를 의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에서 특이하게도 투자 담보로 교통카드를 내놨는데요. 50만 원씩 충전된 카드가 3백여 장, 1억 5천만원 어치여서 믿고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윤00(사기 피해자): "가지고 온 단말기에 카드를 찍으니까 50만 원이 찍히더라고요. 그런데 누가 안 믿겠어요." 그러나 카드는 다 가짜였고, 업체 대표도 투자금을 갖고 잠적했습니다. 비슷한 피해자가 20여 명이고, 피해액은 10억 원대인데요. 경찰은 잠적한 용의자의 소재도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이렇게 거액을 떼먹고 잠적한 사기범들을 잡겠다, 이게 이번에 경찰이 내놓은 방침인 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앞서 보신 사례처럼 피해자도 많고 액수도 커서 죄질이 나쁜 악성 사기범부터 먼저 검거하겠다는 겁니다. 일단 이번에 경찰이 서울 지역에서만 피해자가 5명을 넘거나 피해액이 5억 원을 넘는 사기 용의자 96명이 1차로 추려서 '악성 사기'로 지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잡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일선 경찰서마다 전담 검거팀을 꾸렸습니다. 이 전담팀은 일상적인 고소·고발 업무에서는 거의 제외되고요. 통신 수사, 위치 추적, 필요하면 잠복도 하면서 추적 수사를 할 계획입니다. <질문> 그러니까 수사력을 재배치한다는 얘기인데, 경찰이 왜 이런 변화를 추구하는 겁니까. <답변> 지금까지 경찰은 경제 범죄 같은 경우에, 현장 수사보다는 진술, 서류 조사 등에 집중을 해왔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용의자들이 마음먹고 도망갈 경우에, 검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검거율을 보실까요. 보시다시피 사기는 횡령 배임보다는 언제나 5~10% 정도 검거율이 낮습니다. 일단 이달에 서울 경찰부터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고, 1호 검거 사례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부동산 투자 사기로 45억 원을 가로채고 도주했던 54살 이모 씨가 잠적 반년 만에 지난주에 붙잡혔습니다. 이런 검거 성과가 계속 이어질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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