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금녀(禁女)’의 원칙을 유지하던 복싱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마침내 문을 활짝 연다.
여자 복싱이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2012 런던 올림픽이 처음이다.
근대 올림픽 1회 대회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버텨온 ‘금녀의 벽’이 36명의 여자 복싱 선수들의 강펀치로 허물어질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980년대 최고의 효자종목이던 한국 복싱은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잇기 위한 도전장을 내민다.
◇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 채택된 여자 복싱
런던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는 모두 3개의 금메달을 놓고 36명의 선수가 경쟁한다.
런던 올림픽 복싱 종목의 금메달은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의 11개에서 13개로 2개 늘었다.
남자부는 체급 조정을 통해 11체급에서 10체급으로 줄었다. 그 대신 여자부에 플라이급(48~51㎏), 라이트급(47~60㎏), 미들급(69~75㎏) 등 3체급이 신설됐다.
1900년 테니스와 골프, 1992년 유도, 1996년 축구, 2000년 역도와 수구, 2004년 레슬링이 차례로 여성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복싱과는 맥락이 다르다.
이들 종목이 "여성은 나약하고 겁이 많다"는 편견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금기’를 깨뜨린 반면 복싱은 흥행을 고려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아쉽게 무산되긴 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의 선수 출전 문제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립각을 세우는 등 여자 복싱은 벌써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들의 몸을 남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율법에 갇혀 있던 다른 이슬람권 여자 복싱 선수들이 사각의 링에서 여성 차별에 펀치를 날리는 모습은 세계적인 관심과 지지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아일랜드의 케이티 테일러(26)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유럽 챔피언십대회에서 5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여자 복싱 라이트급의 최강자다.
복싱만 잘하는 게 아니라 아일랜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에다 가수 타이니 템파의 앨범에 래퍼로 참여하기도 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같은 체급의 퀸 언더우드(28·미국) 역시 5차례나 전미 챔피언에 오른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사상 첫 올림픽 여자 복싱 금메달을 놓고 두 선수가 벌일 불꽃 튀는 경기는 벌써 ‘세기의 대결’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은 남자 복싱에서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23)과 라이트급의 한순철(28) 등 2명이 출전한다.
하지만 여자 복싱에서는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 남자복싱 24년 만에 금메달 도전
1980년대 이후 복싱 종목은 신체적인 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서양 선수들의 ‘메달밭’으로 변했다.
실제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금메달을 딴 이후 24년간 올림픽 남자 복싱에서 ‘노골드’ 국가로 머무르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동메달 2개)와 1996년 애틀랜타(은메달 1개) 대회에선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로 체면치레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를 땄고 2008년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출전 선수를 2명밖에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동양인 선수들이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경량급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복싱 최경량급인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이 바로 그 희망이다.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이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훈은 지난해 10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11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라이트급의 한순철도 한국이 내심 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다른 체급에서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전통의 복싱 강국인 쿠바와 러시아가 얼마나 명예 회복에 성공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더 공격적으로..화끈한 경기 펼쳐진다
복싱이 올림픽에서 인기 없는 2류 종목으로 전락한 것은 전자 채점기의 영향이 컸다.
올림픽 복싱에서는 펀치가 상대의 안면에 적중했을 때 5명의 심판 가운데 3명 이상이 1초 이내에 전자 채점기 단추를 눌러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펀치의 파워는 점수와는 상관이 없다.
오직 상대의 얼굴에 정타를 얼마나 많이 꽂아넣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다 보니 대부분 선수는 커버링을 굳게 쌓고 거의 잽만 날리는 식으로 재미없는 경기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점수의 우위로만 승부가 결정되다 보니 3분 3라운드에서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쌓아놓은 선수들은 2, 3라운드에서는 수비로만 일관하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곤 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전 대회보다는 훨씬 화끈한 경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예전에는 상대의 가드를 내리는 순간을 틈타 안면에 펀치를 집어넣어야만 득점으로 인정됐지만 런던 올림픽에서는 가드를 올려 방어하고 있더라도 정확한 가격이면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경기 규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처음으로 복부 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선수들이 훨씬 유리해졌다.
또 2012 런던 올림픽은 헤드기어와 전자 채점기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복싱연맹(AIBA)은 다음 올림픽부터 선수들의 헤드기어를 벗기고 전자 채점기가 아닌 프로복싱 스타일의 채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자 복싱이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2012 런던 올림픽이 처음이다.
근대 올림픽 1회 대회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버텨온 ‘금녀의 벽’이 36명의 여자 복싱 선수들의 강펀치로 허물어질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980년대 최고의 효자종목이던 한국 복싱은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잇기 위한 도전장을 내민다.
◇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 채택된 여자 복싱
런던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는 모두 3개의 금메달을 놓고 36명의 선수가 경쟁한다.
런던 올림픽 복싱 종목의 금메달은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의 11개에서 13개로 2개 늘었다.
남자부는 체급 조정을 통해 11체급에서 10체급으로 줄었다. 그 대신 여자부에 플라이급(48~51㎏), 라이트급(47~60㎏), 미들급(69~75㎏) 등 3체급이 신설됐다.
1900년 테니스와 골프, 1992년 유도, 1996년 축구, 2000년 역도와 수구, 2004년 레슬링이 차례로 여성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복싱과는 맥락이 다르다.
이들 종목이 "여성은 나약하고 겁이 많다"는 편견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금기’를 깨뜨린 반면 복싱은 흥행을 고려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아쉽게 무산되긴 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의 선수 출전 문제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립각을 세우는 등 여자 복싱은 벌써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들의 몸을 남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율법에 갇혀 있던 다른 이슬람권 여자 복싱 선수들이 사각의 링에서 여성 차별에 펀치를 날리는 모습은 세계적인 관심과 지지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아일랜드의 케이티 테일러(26)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유럽 챔피언십대회에서 5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여자 복싱 라이트급의 최강자다.
복싱만 잘하는 게 아니라 아일랜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에다 가수 타이니 템파의 앨범에 래퍼로 참여하기도 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같은 체급의 퀸 언더우드(28·미국) 역시 5차례나 전미 챔피언에 오른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사상 첫 올림픽 여자 복싱 금메달을 놓고 두 선수가 벌일 불꽃 튀는 경기는 벌써 ‘세기의 대결’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은 남자 복싱에서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23)과 라이트급의 한순철(28) 등 2명이 출전한다.
하지만 여자 복싱에서는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 남자복싱 24년 만에 금메달 도전
1980년대 이후 복싱 종목은 신체적인 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서양 선수들의 ‘메달밭’으로 변했다.
실제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금메달을 딴 이후 24년간 올림픽 남자 복싱에서 ‘노골드’ 국가로 머무르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동메달 2개)와 1996년 애틀랜타(은메달 1개) 대회에선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로 체면치레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를 땄고 2008년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출전 선수를 2명밖에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동양인 선수들이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경량급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복싱 최경량급인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이 바로 그 희망이다.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이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훈은 지난해 10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11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라이트급의 한순철도 한국이 내심 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다른 체급에서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전통의 복싱 강국인 쿠바와 러시아가 얼마나 명예 회복에 성공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더 공격적으로..화끈한 경기 펼쳐진다
복싱이 올림픽에서 인기 없는 2류 종목으로 전락한 것은 전자 채점기의 영향이 컸다.
올림픽 복싱에서는 펀치가 상대의 안면에 적중했을 때 5명의 심판 가운데 3명 이상이 1초 이내에 전자 채점기 단추를 눌러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펀치의 파워는 점수와는 상관이 없다.
오직 상대의 얼굴에 정타를 얼마나 많이 꽂아넣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다 보니 대부분 선수는 커버링을 굳게 쌓고 거의 잽만 날리는 식으로 재미없는 경기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점수의 우위로만 승부가 결정되다 보니 3분 3라운드에서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쌓아놓은 선수들은 2, 3라운드에서는 수비로만 일관하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곤 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전 대회보다는 훨씬 화끈한 경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예전에는 상대의 가드를 내리는 순간을 틈타 안면에 펀치를 집어넣어야만 득점으로 인정됐지만 런던 올림픽에서는 가드를 올려 방어하고 있더라도 정확한 가격이면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경기 규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처음으로 복부 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선수들이 훨씬 유리해졌다.
또 2012 런던 올림픽은 헤드기어와 전자 채점기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복싱연맹(AIBA)은 다음 올림픽부터 선수들의 헤드기어를 벗기고 전자 채점기가 아닌 프로복싱 스타일의 채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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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알고봅시다] ⑥ ‘금녀’ 깬 복싱
-
- 입력 2012-07-02 08:01:53
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금녀(禁女)’의 원칙을 유지하던 복싱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마침내 문을 활짝 연다.
여자 복싱이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2012 런던 올림픽이 처음이다.
근대 올림픽 1회 대회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버텨온 ‘금녀의 벽’이 36명의 여자 복싱 선수들의 강펀치로 허물어질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980년대 최고의 효자종목이던 한국 복싱은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잇기 위한 도전장을 내민다.
◇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 채택된 여자 복싱
런던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는 모두 3개의 금메달을 놓고 36명의 선수가 경쟁한다.
런던 올림픽 복싱 종목의 금메달은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의 11개에서 13개로 2개 늘었다.
남자부는 체급 조정을 통해 11체급에서 10체급으로 줄었다. 그 대신 여자부에 플라이급(48~51㎏), 라이트급(47~60㎏), 미들급(69~75㎏) 등 3체급이 신설됐다.
1900년 테니스와 골프, 1992년 유도, 1996년 축구, 2000년 역도와 수구, 2004년 레슬링이 차례로 여성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복싱과는 맥락이 다르다.
이들 종목이 "여성은 나약하고 겁이 많다"는 편견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금기’를 깨뜨린 반면 복싱은 흥행을 고려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아쉽게 무산되긴 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의 선수 출전 문제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립각을 세우는 등 여자 복싱은 벌써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들의 몸을 남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율법에 갇혀 있던 다른 이슬람권 여자 복싱 선수들이 사각의 링에서 여성 차별에 펀치를 날리는 모습은 세계적인 관심과 지지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아일랜드의 케이티 테일러(26)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유럽 챔피언십대회에서 5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여자 복싱 라이트급의 최강자다.
복싱만 잘하는 게 아니라 아일랜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에다 가수 타이니 템파의 앨범에 래퍼로 참여하기도 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같은 체급의 퀸 언더우드(28·미국) 역시 5차례나 전미 챔피언에 오른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사상 첫 올림픽 여자 복싱 금메달을 놓고 두 선수가 벌일 불꽃 튀는 경기는 벌써 ‘세기의 대결’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은 남자 복싱에서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23)과 라이트급의 한순철(28) 등 2명이 출전한다.
하지만 여자 복싱에서는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 남자복싱 24년 만에 금메달 도전
1980년대 이후 복싱 종목은 신체적인 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서양 선수들의 ‘메달밭’으로 변했다.
실제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금메달을 딴 이후 24년간 올림픽 남자 복싱에서 ‘노골드’ 국가로 머무르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동메달 2개)와 1996년 애틀랜타(은메달 1개) 대회에선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로 체면치레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를 땄고 2008년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출전 선수를 2명밖에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동양인 선수들이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경량급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복싱 최경량급인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이 바로 그 희망이다.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이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훈은 지난해 10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11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라이트급의 한순철도 한국이 내심 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다른 체급에서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전통의 복싱 강국인 쿠바와 러시아가 얼마나 명예 회복에 성공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더 공격적으로..화끈한 경기 펼쳐진다
복싱이 올림픽에서 인기 없는 2류 종목으로 전락한 것은 전자 채점기의 영향이 컸다.
올림픽 복싱에서는 펀치가 상대의 안면에 적중했을 때 5명의 심판 가운데 3명 이상이 1초 이내에 전자 채점기 단추를 눌러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펀치의 파워는 점수와는 상관이 없다.
오직 상대의 얼굴에 정타를 얼마나 많이 꽂아넣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다 보니 대부분 선수는 커버링을 굳게 쌓고 거의 잽만 날리는 식으로 재미없는 경기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점수의 우위로만 승부가 결정되다 보니 3분 3라운드에서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쌓아놓은 선수들은 2, 3라운드에서는 수비로만 일관하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곤 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전 대회보다는 훨씬 화끈한 경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예전에는 상대의 가드를 내리는 순간을 틈타 안면에 펀치를 집어넣어야만 득점으로 인정됐지만 런던 올림픽에서는 가드를 올려 방어하고 있더라도 정확한 가격이면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경기 규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처음으로 복부 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선수들이 훨씬 유리해졌다.
또 2012 런던 올림픽은 헤드기어와 전자 채점기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복싱연맹(AIBA)은 다음 올림픽부터 선수들의 헤드기어를 벗기고 전자 채점기가 아닌 프로복싱 스타일의 채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자 복싱이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2012 런던 올림픽이 처음이다.
근대 올림픽 1회 대회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버텨온 ‘금녀의 벽’이 36명의 여자 복싱 선수들의 강펀치로 허물어질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980년대 최고의 효자종목이던 한국 복싱은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잇기 위한 도전장을 내민다.
◇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 채택된 여자 복싱
런던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는 모두 3개의 금메달을 놓고 36명의 선수가 경쟁한다.
런던 올림픽 복싱 종목의 금메달은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의 11개에서 13개로 2개 늘었다.
남자부는 체급 조정을 통해 11체급에서 10체급으로 줄었다. 그 대신 여자부에 플라이급(48~51㎏), 라이트급(47~60㎏), 미들급(69~75㎏) 등 3체급이 신설됐다.
1900년 테니스와 골프, 1992년 유도, 1996년 축구, 2000년 역도와 수구, 2004년 레슬링이 차례로 여성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복싱과는 맥락이 다르다.
이들 종목이 "여성은 나약하고 겁이 많다"는 편견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금기’를 깨뜨린 반면 복싱은 흥행을 고려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아쉽게 무산되긴 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의 선수 출전 문제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립각을 세우는 등 여자 복싱은 벌써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들의 몸을 남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율법에 갇혀 있던 다른 이슬람권 여자 복싱 선수들이 사각의 링에서 여성 차별에 펀치를 날리는 모습은 세계적인 관심과 지지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눈여겨볼 선수는 아일랜드의 케이티 테일러(26)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유럽 챔피언십대회에서 5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여자 복싱 라이트급의 최강자다.
복싱만 잘하는 게 아니라 아일랜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에다 가수 타이니 템파의 앨범에 래퍼로 참여하기도 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같은 체급의 퀸 언더우드(28·미국) 역시 5차례나 전미 챔피언에 오른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사상 첫 올림픽 여자 복싱 금메달을 놓고 두 선수가 벌일 불꽃 튀는 경기는 벌써 ‘세기의 대결’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은 남자 복싱에서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23)과 라이트급의 한순철(28) 등 2명이 출전한다.
하지만 여자 복싱에서는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 남자복싱 24년 만에 금메달 도전
1980년대 이후 복싱 종목은 신체적인 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서양 선수들의 ‘메달밭’으로 변했다.
실제로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이 금메달을 딴 이후 24년간 올림픽 남자 복싱에서 ‘노골드’ 국가로 머무르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동메달 2개)와 1996년 애틀랜타(은메달 1개) 대회에선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로 체면치레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를 땄고 2008년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출전 선수를 2명밖에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동양인 선수들이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경량급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복싱 최경량급인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이 바로 그 희망이다.
한국 아마추어 복싱 선수 가운데 유일한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이 24년간 끊겼던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종훈은 지난해 10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11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바 있다.
라이트급의 한순철도 한국이 내심 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다른 체급에서는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전통의 복싱 강국인 쿠바와 러시아가 얼마나 명예 회복에 성공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더 공격적으로..화끈한 경기 펼쳐진다
복싱이 올림픽에서 인기 없는 2류 종목으로 전락한 것은 전자 채점기의 영향이 컸다.
올림픽 복싱에서는 펀치가 상대의 안면에 적중했을 때 5명의 심판 가운데 3명 이상이 1초 이내에 전자 채점기 단추를 눌러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펀치의 파워는 점수와는 상관이 없다.
오직 상대의 얼굴에 정타를 얼마나 많이 꽂아넣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다 보니 대부분 선수는 커버링을 굳게 쌓고 거의 잽만 날리는 식으로 재미없는 경기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점수의 우위로만 승부가 결정되다 보니 3분 3라운드에서 경기 초반 점수를 많이 쌓아놓은 선수들은 2, 3라운드에서는 수비로만 일관하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곤 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전 대회보다는 훨씬 화끈한 경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예전에는 상대의 가드를 내리는 순간을 틈타 안면에 펀치를 집어넣어야만 득점으로 인정됐지만 런던 올림픽에서는 가드를 올려 방어하고 있더라도 정확한 가격이면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경기 규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처음으로 복부 공격이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선수들이 훨씬 유리해졌다.
또 2012 런던 올림픽은 헤드기어와 전자 채점기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복싱연맹(AIBA)은 다음 올림픽부터 선수들의 헤드기어를 벗기고 전자 채점기가 아닌 프로복싱 스타일의 채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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