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다시보기] 수족 100년 투쟁

입력 2012.07.03 (13:36) 수정 2012.07.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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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백인들에게 몰려 보호 구역에 살고 있는 인디언 '수족'이있습니다.

수족은 어려운 삶을 살고 있지만 보상금도 원치 않고 오직 자신들의 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수족의 땅 찾기 백 년 투쟁을 지구촌 다시 보기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중북부의‘블랙 힐즈’

이곳에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마운트 러시모어'가 있습니다.

이 큰 바위 얼굴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미국 국민들의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블랙 힐즈는 오랜 영토 분쟁에 휘말려있습니다.

백인들이 서부에서 인디언을 몰아내던 시대를 나타낸 영화 ‘늑대와 춤을'은 북미 원주민들의 슬픈 역사를 되새깁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디언 부족, 수족이 바로 이곳 블랙 힐즈의 원주민입니다.

<녹취> "우리에게 땅은 모든 것이고 그걸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수족과의 전쟁을 이어가던 미국 연방 정부는 1868년 블랙 힐즈와 그 일대를 수족의 땅으로 인정하는 평화 조약을 체결합니다.

그런데, 몇 년 뒤인 1875년 이곳에서 금맥이 발견되면서 미국 정부는 블랙 힐즈를 빼앗기 위해 새로운 조약을 체결합니.

<인터뷰> 베어 러너(인디언 수족 역사학자) : "당시 수족 지도자들은 새로운 조약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지도자들을 아예 배제해버리고 주민들을 협박해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로부터 50년 뒤인 1920년대에 들어서 수족은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나섰습니다.

무려 60년 가까운 법적 투쟁을 이어간 끝에, 1980년 연방 대법원에서 조약이 불법적이었다는 판결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수족에게 1억 6백만 달러 우리 돈 천2백억 원 정도의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족은 보상금을 거부하고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합니다.

<인터뷰> 마이런 퓨리어(수족 자치정부 사무총장) : "우리 수족 정부는 땅을 팔지 않습니다. 그곳은 우리에게 어머니 같은 안식처입니다. 당신은 어머니를 팔겠습니까? 아니죠?”

수족의 요구에 미국 정부는 귀를 닫은 채 또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블랙 힐즈의 다른 지역에선 수족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대역사가 진행 중입니다.

수족 최후의 위대한 추장으로 존경받는 크레이지 호스의 조각상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1948년에 시작된 조각 작업은 올해로 65년째 진행 중입니다.

비용이 넉넉하지 않아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려야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인터뷰> 리차드(크레이지 호스기념관 직원) : “우리에게 크레이지 호스는 저항 운동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여전히 이곳에 자리 잡고 있고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입니다.”

정부가 법원 판결에 따라 공탁해둔 보상금 1억 6백만 달러는 32년째 이자가 불어나 이제 10억 달러, 1조 원을 넘었습니다.

삶의 터전과 자존심을 결코 돈과 바꾸지 않겠다는 수족의 저항은 백 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구촌 다시 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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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다시보기] 수족 100년 투쟁
    • 입력 2012-07-03 13:36:28
    • 수정2012-07-03 17:04:11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백인들에게 몰려 보호 구역에 살고 있는 인디언 '수족'이있습니다. 수족은 어려운 삶을 살고 있지만 보상금도 원치 않고 오직 자신들의 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수족의 땅 찾기 백 년 투쟁을 지구촌 다시 보기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중북부의‘블랙 힐즈’ 이곳에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마운트 러시모어'가 있습니다. 이 큰 바위 얼굴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미국 국민들의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블랙 힐즈는 오랜 영토 분쟁에 휘말려있습니다. 백인들이 서부에서 인디언을 몰아내던 시대를 나타낸 영화 ‘늑대와 춤을'은 북미 원주민들의 슬픈 역사를 되새깁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디언 부족, 수족이 바로 이곳 블랙 힐즈의 원주민입니다. <녹취> "우리에게 땅은 모든 것이고 그걸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 수족과의 전쟁을 이어가던 미국 연방 정부는 1868년 블랙 힐즈와 그 일대를 수족의 땅으로 인정하는 평화 조약을 체결합니다. 그런데, 몇 년 뒤인 1875년 이곳에서 금맥이 발견되면서 미국 정부는 블랙 힐즈를 빼앗기 위해 새로운 조약을 체결합니. <인터뷰> 베어 러너(인디언 수족 역사학자) : "당시 수족 지도자들은 새로운 조약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지도자들을 아예 배제해버리고 주민들을 협박해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로부터 50년 뒤인 1920년대에 들어서 수족은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나섰습니다. 무려 60년 가까운 법적 투쟁을 이어간 끝에, 1980년 연방 대법원에서 조약이 불법적이었다는 판결을 받아냅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수족에게 1억 6백만 달러 우리 돈 천2백억 원 정도의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족은 보상금을 거부하고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합니다. <인터뷰> 마이런 퓨리어(수족 자치정부 사무총장) : "우리 수족 정부는 땅을 팔지 않습니다. 그곳은 우리에게 어머니 같은 안식처입니다. 당신은 어머니를 팔겠습니까? 아니죠?” 수족의 요구에 미국 정부는 귀를 닫은 채 또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블랙 힐즈의 다른 지역에선 수족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대역사가 진행 중입니다. 수족 최후의 위대한 추장으로 존경받는 크레이지 호스의 조각상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1948년에 시작된 조각 작업은 올해로 65년째 진행 중입니다. 비용이 넉넉하지 않아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려야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인터뷰> 리차드(크레이지 호스기념관 직원) : “우리에게 크레이지 호스는 저항 운동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여전히 이곳에 자리 잡고 있고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입니다.” 정부가 법원 판결에 따라 공탁해둔 보상금 1억 6백만 달러는 32년째 이자가 불어나 이제 10억 달러, 1조 원을 넘었습니다. 삶의 터전과 자존심을 결코 돈과 바꾸지 않겠다는 수족의 저항은 백 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구촌 다시 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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