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모형 퍼즐의 ‘마지막 조각’ 존재확인 기대

입력 2012.07.0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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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힉스' 존재 가설 나온 지 50여년 만에 유사한 입자 발견


우주 탄생시 잠깐 존재했다가 다른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졌다고 추정되는 '표준모형의 잃어버린 조각' 힉스 입자(Higgs bosson)의 존재 확인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강입자충돌가속기(LHC)를 운영 중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 힉스 입자로 강하게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선 2일에는 미국 페르미연구소가 힉스 입자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르면 올 연말께 최근 발견한 새로운 입자가 힉스 입자가 맞는지 밝혀질 전망이다. 1964년 영국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 등이 표준모형을 완성할 특정 입자의 존재 가능성을 제시하고 나서 약 50년 만에 실체 확인이 이뤄지는 셈이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힉스 입자를 발견한다는 것은 1869년 멘델레예프가 원소의 주기율표를 완성했듯, 입자의 표준모형을 완성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는 "'신의 입자'라고도 불리는 힉스 입자는 다른 소립자들의 질량을 결정하는 특별한 입자"라며 "존재할 거라고 믿고는 있으나 그동안 발견되진 않은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다면 입자물리학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힉스 입자는 거대가속기 안에서 양성자와 양성자를 빛의 속도로 정면 충돌시켜 검출한다. 양쪽에서 각각 4TeV(테라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충돌하면서 튀어나오는 입자를 검출기로 찍어 재구성하는 실험을 반복한다. 질량이 무거운 힉스 입자는 생성되자마자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쪼개진 파편을 재현할 수밖에 없다.

힉스를 찾기 위해 가동된 CERN의 거대가속기는 지하 약 100m 깊이에 둘레 약 27㎞, 터널 단면 지름 약 3.7m 규모로 지난 2008년 약 7조2천억원을 투자해 건설됐다.

이 거대가속기의 4개 검출기 중 2개가 힉스 입자를 찾고 있으며, CMS팀과 아틀라스팀으로 나눠 각각 실험하고 있다. 각 팀은 세계 40여개국의 4천여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로 구성됐다.

우리나라도 70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미국이 주도하는 CMS팀에 지난 1997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한국CMS실험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지난 100년간 선진국의 잔치였던 입자물리학에 한국인도 참여, 인류 문명을 바꾸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ERN은 이번에 발견한 내용을 정리해 올여름 내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물리학자들은 벌써 힉스 입자를 대량 생산하는 초대형 국제선형가속기(ILC)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럽, 미국, 일본, 독일 등 입자물리학 선진국의 유치전이 치열하다"며 "오늘 CERN이 125GeV(기가전자볼트)의 질량을 가진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 영역을 타깃으로 한 국제선형가속기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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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준모형 퍼즐의 ‘마지막 조각’ 존재확인 기대
    • 입력 2012-07-04 22:34:48
    연합뉴스
'힉스' 존재 가설 나온 지 50여년 만에 유사한 입자 발견 우주 탄생시 잠깐 존재했다가 다른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졌다고 추정되는 '표준모형의 잃어버린 조각' 힉스 입자(Higgs bosson)의 존재 확인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강입자충돌가속기(LHC)를 운영 중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 힉스 입자로 강하게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선 2일에는 미국 페르미연구소가 힉스 입자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르면 올 연말께 최근 발견한 새로운 입자가 힉스 입자가 맞는지 밝혀질 전망이다. 1964년 영국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 등이 표준모형을 완성할 특정 입자의 존재 가능성을 제시하고 나서 약 50년 만에 실체 확인이 이뤄지는 셈이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힉스 입자를 발견한다는 것은 1869년 멘델레예프가 원소의 주기율표를 완성했듯, 입자의 표준모형을 완성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는 "'신의 입자'라고도 불리는 힉스 입자는 다른 소립자들의 질량을 결정하는 특별한 입자"라며 "존재할 거라고 믿고는 있으나 그동안 발견되진 않은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다면 입자물리학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힉스 입자는 거대가속기 안에서 양성자와 양성자를 빛의 속도로 정면 충돌시켜 검출한다. 양쪽에서 각각 4TeV(테라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충돌하면서 튀어나오는 입자를 검출기로 찍어 재구성하는 실험을 반복한다. 질량이 무거운 힉스 입자는 생성되자마자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쪼개진 파편을 재현할 수밖에 없다. 힉스를 찾기 위해 가동된 CERN의 거대가속기는 지하 약 100m 깊이에 둘레 약 27㎞, 터널 단면 지름 약 3.7m 규모로 지난 2008년 약 7조2천억원을 투자해 건설됐다. 이 거대가속기의 4개 검출기 중 2개가 힉스 입자를 찾고 있으며, CMS팀과 아틀라스팀으로 나눠 각각 실험하고 있다. 각 팀은 세계 40여개국의 4천여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로 구성됐다. 우리나라도 70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미국이 주도하는 CMS팀에 지난 1997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한국CMS실험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지난 100년간 선진국의 잔치였던 입자물리학에 한국인도 참여, 인류 문명을 바꾸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ERN은 이번에 발견한 내용을 정리해 올여름 내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물리학자들은 벌써 힉스 입자를 대량 생산하는 초대형 국제선형가속기(ILC)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럽, 미국, 일본, 독일 등 입자물리학 선진국의 유치전이 치열하다"며 "오늘 CERN이 125GeV(기가전자볼트)의 질량을 가진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 영역을 타깃으로 한 국제선형가속기가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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