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유일 고층습원 ‘용늪’, 보존대책 시급

입력 2012.07.09 (07: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기온은 낮고 습도는 높은 산지에 주로 형성되는 저층습원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강원도 대암산에 있는데요.

늪이 메말라가는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보전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홍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군 작전로를 따라 대암산 천2백여 미터 고지를 오르면 마치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넓은 구릉이 펼쳐집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용늪'.

저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동식물들의 사체가 썩지 않고 쌓여 1미터가량의 이탄층이 형성된 게 용늪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처럼 이탄층에 의해 형성된 고층습원은 남한에서는 이곳 용늪이 유일합니다.

<인터뷰> 이종열(자연환경해설사) : "(이탄층 안에는) 꽃가루나 채 썩지 않은 동식물의 사체가 켜켜이 쌓여 있어 한반도의 기후 변화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축적돼 있습니다."

용늪은 또한 6백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곤충을 먹이 삼으며 산지에 주로 서식하는 끈끈이 주걱, 우리나라의 특산종인 지리강활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연보라빛의 작은 꽃인 비로용담은 남한에서는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늪이 메말라 가는 육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보존대책이 시급합니다.

<인터뷰> 최재윤(원주 자연환경과장) : "용늪 상류에 있는 군부대가 육지화를 가속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서 생태복원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내 유일하게 남은 고층습원마저도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남한 유일 고층습원 ‘용늪’, 보존대책 시급
    • 입력 2012-07-09 07:16:5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기온은 낮고 습도는 높은 산지에 주로 형성되는 저층습원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강원도 대암산에 있는데요. 늪이 메말라가는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보전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홍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군 작전로를 따라 대암산 천2백여 미터 고지를 오르면 마치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넓은 구릉이 펼쳐집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용늪'. 저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동식물들의 사체가 썩지 않고 쌓여 1미터가량의 이탄층이 형성된 게 용늪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처럼 이탄층에 의해 형성된 고층습원은 남한에서는 이곳 용늪이 유일합니다. <인터뷰> 이종열(자연환경해설사) : "(이탄층 안에는) 꽃가루나 채 썩지 않은 동식물의 사체가 켜켜이 쌓여 있어 한반도의 기후 변화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축적돼 있습니다." 용늪은 또한 6백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곤충을 먹이 삼으며 산지에 주로 서식하는 끈끈이 주걱, 우리나라의 특산종인 지리강활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연보라빛의 작은 꽃인 비로용담은 남한에서는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늪이 메말라 가는 육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보존대책이 시급합니다. <인터뷰> 최재윤(원주 자연환경과장) : "용늪 상류에 있는 군부대가 육지화를 가속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서 생태복원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내 유일하게 남은 고층습원마저도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