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설득력 없는 수사 결론

입력 2012.07.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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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호 해설위원]

BBK 가짜 편지 사건에 대한 검찰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관련자들이 모두 혐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배후도 없다고 결론 냈습니다. BBK 가짜 편지는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김경준 씨가 기획 입국했다는 주장의 결정적 근거가 된 것입니다. 기획 입국설은 당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게 타격을 입히려는 목적으로 김경준 씨를 계획적으로 입국시켰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사건과 민간인 불법 사찰사건에 이어 윗선이나 배후를 규명하지 못한 채 남게 됐습니다.

BBK 가짜 편지 사건의 핵심은 배후를 규명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수사 내용을 보면 치과 의사인 신명 씨는 당시 미국 LA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형 신경화씨로부터 같이 수감돼 있던 김경준 씨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김경준 씨는 BBK의 실소유자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이며 자신이 이 증거를 갖고 한국으로 가면 이 후보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신명 씨는 이것을 친분이 깊었던 모 대학 교직원 양승덕 씨에게 전하게 되고 양씨는 김경준 씨의 처지를 역이용해 가짜 편지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편지에는 김경준 씨의 기획 입국 의혹이 담겼습니다. 이 편지는 한나라당측에 전달됐고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클린 정치위원장은 대선 직전에 편지를 공개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입니다. 한 사람의 출세욕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승덕 씨와 신명 씨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명 씨는 검찰조사에서 가짜 편지의 배후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상득 전 의원 등을 지목했지만 검찰은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검찰의 무혐의 결정과 관련해 성급하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학 교직원 한 명이 확실한 보장도 없이 이 같은 엄청난 일을 꾸밀 수 있었겠느냐는 것입니다. 대선 때면 매번 되풀이 되는 것이 이른바 정치 공작입니다. 이런 정치 공작이 대선에서 상대후보에게 치명상을 주는 것을 여러 번 봐왔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치졸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을 성급하게 덮으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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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설득력 없는 수사 결론
    • 입력 2012-07-14 10:37:59
    뉴스광장 1부
[정찬호 해설위원] BBK 가짜 편지 사건에 대한 검찰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관련자들이 모두 혐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배후도 없다고 결론 냈습니다. BBK 가짜 편지는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김경준 씨가 기획 입국했다는 주장의 결정적 근거가 된 것입니다. 기획 입국설은 당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게 타격을 입히려는 목적으로 김경준 씨를 계획적으로 입국시켰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사건과 민간인 불법 사찰사건에 이어 윗선이나 배후를 규명하지 못한 채 남게 됐습니다. BBK 가짜 편지 사건의 핵심은 배후를 규명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수사 내용을 보면 치과 의사인 신명 씨는 당시 미국 LA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형 신경화씨로부터 같이 수감돼 있던 김경준 씨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김경준 씨는 BBK의 실소유자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이며 자신이 이 증거를 갖고 한국으로 가면 이 후보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신명 씨는 이것을 친분이 깊었던 모 대학 교직원 양승덕 씨에게 전하게 되고 양씨는 김경준 씨의 처지를 역이용해 가짜 편지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편지에는 김경준 씨의 기획 입국 의혹이 담겼습니다. 이 편지는 한나라당측에 전달됐고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클린 정치위원장은 대선 직전에 편지를 공개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입니다. 한 사람의 출세욕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승덕 씨와 신명 씨는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명 씨는 검찰조사에서 가짜 편지의 배후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상득 전 의원 등을 지목했지만 검찰은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검찰의 무혐의 결정과 관련해 성급하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학 교직원 한 명이 확실한 보장도 없이 이 같은 엄청난 일을 꾸밀 수 있었겠느냐는 것입니다. 대선 때면 매번 되풀이 되는 것이 이른바 정치 공작입니다. 이런 정치 공작이 대선에서 상대후보에게 치명상을 주는 것을 여러 번 봐왔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런 치졸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을 성급하게 덮으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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