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공무원 육아휴직 대체 인력 의무화…민간은?

입력 2012.07.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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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정부 부처의 사무실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여직원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여성이 늘다보니 육아휴직을 하는 공무원도 최근 5년 사이 3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휴직자의 절반 정도는 대체 인력이 없어 다른 동료가 휴직자의 업무까지 떠안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대체 인력 확보가 의무화됩니다.

그렇다면, 민간 기업은 어떨까요?

이효용 기자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넘게 육아 휴직을 하고 있는 공무원입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 건 좋지만 직장 동료에게는 늘 미안합니다.

<인터뷰> 최문선(여성가족부 공무원) : "육아휴직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업무가 동료들한테 분담이 되다 보니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업무 공백이 메워지지 않다 보니 휴직을 꺼리게 되고 심지어 부서장이 여성 직원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심덕섭(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 : "대체인력이 확보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관리자로서 상당부분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죠."

공무원은 그나마 나은 편, 민간 부문은 훨씬 열악합니다.

지난 3월 출산하고도 석달 만에 다시 출근한 워킹맘, 동료들이 떠안을 업무 때문에 휴직은 엄두도 못 내고, 임신도 순번을 정합니다.

<인터뷰> 신00 (종합병원 직원) : "한 명이 원하지 않는데, (임신) 순번이 아니었는데 했어요. 눈치가 굉장히 많이 보였고, 동료들도 싸늘한 거죠. 그래서 견디지 못하고 사직했습니다."

비정규직은 육아휴직이 일자리 자체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녹취> 정00 (비정규직 근로자) :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우게 되면 다시 일 할 자리가 없을까봐 출산휴가만 쓸 수 밖에..."

한 설문조사 결과 자녀가 있는 직장인 가운데 28%만 육아휴직을 사용했습니다.

이유로는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가 가장 많았습니다.

정부는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으로 인한 부족 인력을 즉시 채울 수 있도록 법을 고치고 신규 채용 규모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민간부문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영순(아이낳기좋은세상운동본부 공동대표) : "대체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으면 패널티를 준다든지, 제대로 확보했을 때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하는 점이 확보되지 않으면 제대로 정착될 수가 없습니다."

공직사회의 변화가 민간으로도 파급될 수 있을지,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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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공무원 육아휴직 대체 인력 의무화…민간은?
    • 입력 2012-07-17 22: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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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정부 부처의 사무실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여직원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여성이 늘다보니 육아휴직을 하는 공무원도 최근 5년 사이 3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휴직자의 절반 정도는 대체 인력이 없어 다른 동료가 휴직자의 업무까지 떠안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대체 인력 확보가 의무화됩니다. 그렇다면, 민간 기업은 어떨까요? 이효용 기자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넘게 육아 휴직을 하고 있는 공무원입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 건 좋지만 직장 동료에게는 늘 미안합니다. <인터뷰> 최문선(여성가족부 공무원) : "육아휴직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업무가 동료들한테 분담이 되다 보니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업무 공백이 메워지지 않다 보니 휴직을 꺼리게 되고 심지어 부서장이 여성 직원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심덕섭(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 : "대체인력이 확보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관리자로서 상당부분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죠." 공무원은 그나마 나은 편, 민간 부문은 훨씬 열악합니다. 지난 3월 출산하고도 석달 만에 다시 출근한 워킹맘, 동료들이 떠안을 업무 때문에 휴직은 엄두도 못 내고, 임신도 순번을 정합니다. <인터뷰> 신00 (종합병원 직원) : "한 명이 원하지 않는데, (임신) 순번이 아니었는데 했어요. 눈치가 굉장히 많이 보였고, 동료들도 싸늘한 거죠. 그래서 견디지 못하고 사직했습니다." 비정규직은 육아휴직이 일자리 자체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녹취> 정00 (비정규직 근로자) :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우게 되면 다시 일 할 자리가 없을까봐 출산휴가만 쓸 수 밖에..." 한 설문조사 결과 자녀가 있는 직장인 가운데 28%만 육아휴직을 사용했습니다. 이유로는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가 가장 많았습니다. 정부는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으로 인한 부족 인력을 즉시 채울 수 있도록 법을 고치고 신규 채용 규모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민간부문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영순(아이낳기좋은세상운동본부 공동대표) : "대체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으면 패널티를 준다든지, 제대로 확보했을 때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하는 점이 확보되지 않으면 제대로 정착될 수가 없습니다." 공직사회의 변화가 민간으로도 파급될 수 있을지,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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