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미국은 불황, 워싱턴은 활황

입력 2012.07.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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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수도 워싱턴엔 지금 돈과 사람이 몰린다고 합니다.

미국이 불황 탈출을 위해 공적자금을 많이 풀었는데, 워싱턴이 이 덕에 관광지 개보수 등에 투자를 많이 했고, 그래서 볼거리가 늘고 깨끗해지다보니, 또 관광객들이 밀려드는, 그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워싱턴 이강덕특파원이 워싱턴의 오늘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워싱턴 디씨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거처인 백악관에서 10초 정도 비행거리인 포토맥 강 상공에서 방향을 틀어 부근 레이건 공항으로 향합니다.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의 움직임이 부쩍 분주해졌습니다.

워싱턴 중심가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인파가 많기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 못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통체증이 자주 일어납니다. 요즘은 학교들이 방학중이지만 그래도 밀리는 건 여전합니다. 예전보다 워싱턴에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난 건 분명 변홥니다.

<인터뷰>카산드라(관광객):“많은 기념물들을 봤어요. 예전에 제가 알지 못했던 역사와 배경에 대해 배웠습니다.”

<인터뷰>크리스티나(관광객):“보고 싶었던 게 많았어요. 그걸 어떻게볼까 했었는데, 이번에 봐서 정말 기분이 좋았고 미국인이 됐다는 생각입니다.”

워싱턴 디씨 거리도 깨끗해졌습니다. 쓰레기들이 이리저리 뒹굴던 모습은 옛날 얘깁니다. 건물들도 깔끔합니다. 청명한 하늘과 어울린 빌딩 숲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할 정돕니다. 워싱턴엔 돈도 몰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경제가 침체 상태지만 수도 워싱턴은 활황입니다. 워싱턴 디씨는 지난 한 해에만 모두 22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연방 정부에 납부했습니다. 그만큼 돈이 돌고 있고, 그 돈을 찾아 사람들도 몰려 들고 있습니다.

<인터뷰>빌 라인(미국 국립공원관리청 대변인):“호텔 투숙율이 높아지고 있고,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워싱턴 D.C 지역에 있는 국립공원 방문객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언덕을 올려다 보면 알링턴입니다. 1802년에 지어졌습니다." 2층 관광버스는 워싱턴 디씨의 명물입니다.

40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폭염과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관광버스를 찾는 사람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들입니다. 이 버스를 타고 있으면 워싱턴 시내에 있는 이름 있는 명소들을 손쉽게 찾아가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광버스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인터뷰>매트(관광객):“몇몇 기념관과 동상 앞에 잠시 들렀을 뿐이지만 관광버스가 정말 멋집니다. 이런 무개 버스 위에서 관광하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워싱턴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은 역시 백악관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이고 미국의 중요한 정책 결정들이 이뤄지는 곳으로 워낙 뉴스를 많이 타다 보니 다른 어느 곳보다도 유명합니다. 10년 전 9.11 테러 이후 경찰의 경비도 삼엄해져서 관광객들은 더욱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습니다. 야외 영화상영과 음악회 등 볼거리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인터뷰>린다 알라스카(야외영화 관람객):“쇼핑거리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 정말 훌륭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겁니다.”

<인터뷰>제시 로치(야외영화제 주최자):“야외영화제는 워싱턴의 상징적 풍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 숫자는 최근들어 크게 늘었습니다. 워싱턴이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관광객들도 늘어났고 관광수입의 증가가 워싱턴의 새 단장을 촉진하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린다 하퍼(워싱턴D.C 관광문화공사 국장):“외국 관광객들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데요, 외국 관광객이 13% 정도 증가했습니다. 매년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을 다 합치면 천7백만 명 정도 됩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눈부십니다.

<인터뷰>유순장(중국인 관광객):“기회만 주어진다면 미국에 또 오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인들도 베이징을 방문하길 바래요.”

지난 2002년 22만명 정도이던 미국 방문 중국 관광객이 지난 해에는 109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4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방문지에는 대부분 워싱턴이 포함됩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미국에서도 큰 손입니다. 워싱턴 교외에 있는 유명 도매시장에는 평일에도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 납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미국 방문에 쓰는 비용은 평균 잡아 우리돈 천만 원 정도로 나와 있습니다. 워싱턴의 탈바꿈에 중국 관광객들이 한 몫을 하는 겁니다. 워싱턴의 새로운 모습 가운데 하나는 공사가 많다는 것입니다. 도심 여기저기서 공사가 한창입니다. 그만큼 돈이 돌고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얼마전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완공됐고, 이제는 흑인 역사. 문화 박물관 공사가 한창입니다. 워싱턴의 상징 모뉴멘트를 개보수하는 공사도 한창이고, 링컨 기념관 앞 대형 연못을 다시 만드는 공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은 공사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여기저기서 많은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 공사들이 끝나면 워싱턴의 모습은 더욱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인터뷰>존 로우(관광객):“공사가 대단하고 아주 좋습니다. 분명한 것은 공사가 잘돼서 우리를 다시 이 곳을 찾게 만들었으면 하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고, 그 걸 보려고 찾아오게 만들었으면 한다는 거죠.”

워싱턴 디씨에 돈과 사람이 몰리면서 인접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워싱턴까지 연계되는 교통 시설 확충을 위해 버지니아에서는 전철 공사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인근 주거지역인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인구 유입이 늘면서 한때 바닥을 쳤던 주택 경기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월세가 크게 올랐지만 오른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아 집 구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도심 공원과 거리에서는 조깅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워싱턴의 변화된 모습 가운데 하납니다. 그만큼 안전해지고 사람 사는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돈과 사람이 몰리는 워싱턴의 활기는 역설적으로 미국의 나쁜 경제 상황이 한 몫을 했습니다. 워싱턴의 활황은 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해 늘린 재정지출에 힘입었기 때문입니다. 4250억 달러에 이르는 연간 지출액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연방정부로부터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연방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면 고용시장 위축 등 워싱턴 경기가 우선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면 재정 긴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워싱턴 디씨가 탈바꿈한 새 모습을 계속 지켜갈 수 있을 지가 큰 관심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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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eye] 미국은 불황, 워싱턴은 활황
    • 입력 2012-07-29 09:30:3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수도 워싱턴엔 지금 돈과 사람이 몰린다고 합니다. 미국이 불황 탈출을 위해 공적자금을 많이 풀었는데, 워싱턴이 이 덕에 관광지 개보수 등에 투자를 많이 했고, 그래서 볼거리가 늘고 깨끗해지다보니, 또 관광객들이 밀려드는, 그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워싱턴 이강덕특파원이 워싱턴의 오늘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워싱턴 디씨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거처인 백악관에서 10초 정도 비행거리인 포토맥 강 상공에서 방향을 틀어 부근 레이건 공항으로 향합니다.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의 움직임이 부쩍 분주해졌습니다. 워싱턴 중심가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인파가 많기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 못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통체증이 자주 일어납니다. 요즘은 학교들이 방학중이지만 그래도 밀리는 건 여전합니다. 예전보다 워싱턴에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난 건 분명 변홥니다. <인터뷰>카산드라(관광객):“많은 기념물들을 봤어요. 예전에 제가 알지 못했던 역사와 배경에 대해 배웠습니다.” <인터뷰>크리스티나(관광객):“보고 싶었던 게 많았어요. 그걸 어떻게볼까 했었는데, 이번에 봐서 정말 기분이 좋았고 미국인이 됐다는 생각입니다.” 워싱턴 디씨 거리도 깨끗해졌습니다. 쓰레기들이 이리저리 뒹굴던 모습은 옛날 얘깁니다. 건물들도 깔끔합니다. 청명한 하늘과 어울린 빌딩 숲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할 정돕니다. 워싱턴엔 돈도 몰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경제가 침체 상태지만 수도 워싱턴은 활황입니다. 워싱턴 디씨는 지난 한 해에만 모두 22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연방 정부에 납부했습니다. 그만큼 돈이 돌고 있고, 그 돈을 찾아 사람들도 몰려 들고 있습니다. <인터뷰>빌 라인(미국 국립공원관리청 대변인):“호텔 투숙율이 높아지고 있고,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워싱턴 D.C 지역에 있는 국립공원 방문객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언덕을 올려다 보면 알링턴입니다. 1802년에 지어졌습니다." 2층 관광버스는 워싱턴 디씨의 명물입니다. 40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폭염과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관광버스를 찾는 사람들은 마냥 즐거운 표정들입니다. 이 버스를 타고 있으면 워싱턴 시내에 있는 이름 있는 명소들을 손쉽게 찾아가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광버스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인터뷰>매트(관광객):“몇몇 기념관과 동상 앞에 잠시 들렀을 뿐이지만 관광버스가 정말 멋집니다. 이런 무개 버스 위에서 관광하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워싱턴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은 역시 백악관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이고 미국의 중요한 정책 결정들이 이뤄지는 곳으로 워낙 뉴스를 많이 타다 보니 다른 어느 곳보다도 유명합니다. 10년 전 9.11 테러 이후 경찰의 경비도 삼엄해져서 관광객들은 더욱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습니다. 야외 영화상영과 음악회 등 볼거리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인터뷰>린다 알라스카(야외영화 관람객):“쇼핑거리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 정말 훌륭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겁니다.” <인터뷰>제시 로치(야외영화제 주최자):“야외영화제는 워싱턴의 상징적 풍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 숫자는 최근들어 크게 늘었습니다. 워싱턴이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관광객들도 늘어났고 관광수입의 증가가 워싱턴의 새 단장을 촉진하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린다 하퍼(워싱턴D.C 관광문화공사 국장):“외국 관광객들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데요, 외국 관광객이 13% 정도 증가했습니다. 매년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을 다 합치면 천7백만 명 정도 됩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눈부십니다. <인터뷰>유순장(중국인 관광객):“기회만 주어진다면 미국에 또 오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인들도 베이징을 방문하길 바래요.” 지난 2002년 22만명 정도이던 미국 방문 중국 관광객이 지난 해에는 109만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14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방문지에는 대부분 워싱턴이 포함됩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미국에서도 큰 손입니다. 워싱턴 교외에 있는 유명 도매시장에는 평일에도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 납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미국 방문에 쓰는 비용은 평균 잡아 우리돈 천만 원 정도로 나와 있습니다. 워싱턴의 탈바꿈에 중국 관광객들이 한 몫을 하는 겁니다. 워싱턴의 새로운 모습 가운데 하나는 공사가 많다는 것입니다. 도심 여기저기서 공사가 한창입니다. 그만큼 돈이 돌고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얼마전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완공됐고, 이제는 흑인 역사. 문화 박물관 공사가 한창입니다. 워싱턴의 상징 모뉴멘트를 개보수하는 공사도 한창이고, 링컨 기념관 앞 대형 연못을 다시 만드는 공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은 공사장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여기저기서 많은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 공사들이 끝나면 워싱턴의 모습은 더욱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인터뷰>존 로우(관광객):“공사가 대단하고 아주 좋습니다. 분명한 것은 공사가 잘돼서 우리를 다시 이 곳을 찾게 만들었으면 하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고, 그 걸 보려고 찾아오게 만들었으면 한다는 거죠.” 워싱턴 디씨에 돈과 사람이 몰리면서 인접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워싱턴까지 연계되는 교통 시설 확충을 위해 버지니아에서는 전철 공사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인근 주거지역인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인구 유입이 늘면서 한때 바닥을 쳤던 주택 경기도 회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월세가 크게 올랐지만 오른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아 집 구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도심 공원과 거리에서는 조깅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워싱턴의 변화된 모습 가운데 하납니다. 그만큼 안전해지고 사람 사는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돈과 사람이 몰리는 워싱턴의 활기는 역설적으로 미국의 나쁜 경제 상황이 한 몫을 했습니다. 워싱턴의 활황은 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해 늘린 재정지출에 힘입었기 때문입니다. 4250억 달러에 이르는 연간 지출액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연방정부로부터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연방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면 고용시장 위축 등 워싱턴 경기가 우선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면 재정 긴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워싱턴 디씨가 탈바꿈한 새 모습을 계속 지켜갈 수 있을 지가 큰 관심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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