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비밀 기술, 후배들에게 전수”
입력 2012.08.06 (00:15)
수정 2012.08.0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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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남자 50m 권총 2연패 위업을 달성한 진종오가 앞으로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비결을 나눠주고 싶다는 또다른 목표를 내세웠다.
진종오는 5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 50m 권총에서 본선 및 결선 합계 662.0(562+100.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과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후배들과 나누면서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또 "오늘 본선 경기가 잘 안돼 메달만이라도 따자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다만 나 때문에 은메달을 딴 최영래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백번쯤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진종오와의 일문일답.
--드라마같은 승부였다.
▲나 역시 정신이 없다. 머리를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 같다. ‘안되는 날인가’ 싶을 정도로 본선 경기가 안풀렸지만 올림픽에 못 나온 사람들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역전승을 예상했나.
▲전혀 아니다. 3등이라도 해서 메달만이라도 따자는 마음이었다. 결선 10발 중 5발까지는 스코어를 봤는데 내 순위가 올라가면서 긴장이 됐다. 그다음부터는 스코어보드를 안봤다.
--이렇게 막판에 역전한 적이 있나.
▲올해 독일 뮌헨 월드컵 때 결선에 8등으로 들어가서 1등으로 나왔다. 김선일 코치님이 결선 들어가기 전에 ‘독일 때도 그렇게 했으니 편안하게 하라’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
--본선 기록이 낮았다.
▲본선 경기가 안 풀려서 속이 많이 상하고 경기하면서 화도 많이 났다. 결선 전에 아내와 통화면서도 투정을 부렸는데 ‘이미 (금메달) 하나 했으니까 마음 편하게 하라’고 말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몸 상태는 어땠나.
▲오늘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핑계다. 선수가 아프다고 경기 못하면 안 된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올림픽이다.
--최영래와 함께 결선에 올라갔는데 심리적으로 부담을 덜지 않았나.
▲오늘 경기하면서 심리적인 면에서 편하지는 않았다. 욕심도 조금 났다. 결선 초반에는 부드럽게 나가다가 6발 이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할 때 하는 내 방식대로 경기를 풀었다.
--그 방식이 무엇인가.
▲(웃으며) 그건 아직 비밀이다.
--한국 선수로 하계올림픽 개인종목 2연패는 처음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본선 경기가 안 풀려 포기했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어느 정도만 하고 나오자’는 생각뿐이었지 2관왕 욕심은 없었다.
--경기 후 많이 울었는데 그 눈물의 의미는.
▲남자가 많이 울면 안 되는데 오늘 많이 울었다. 본선에서 경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속이 많이 상했는데 금메달로 보상이 된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최영래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경기 끝나자마자 영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내가 저 위치에 서봐서 그 기분을 잘 안다. 지금은 기쁠지 몰라도 마음이 가라앉으면 날 미워할거다. 그래도 나를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듯이 올림픽 메달 맛을 본 영래가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때 내가 많이 도와주고 싶다.
--함께 올림픽에 오지 못한 이대명(24·경기도청)과는 연락했나.
▲이대명한테서는 10m 공기권총 끝나고 문자가 왔다. 우승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지, 이거야!’ 하고 보냈다. 나도 한국 가면 같이 밥 먹자고 답장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번째와 10번째 금메달을 땄다.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국 사격이 해냈다는 걸 대한민국 국민이 기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2관왕 욕심이 있었나.
▲ 오늘은 그런 욕심 전혀 없이 메달만이라도, 아니 결선만이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제 연습이 너무 잘돼서 ‘이렇게만 쏘면 금메달이다’라고 느꼈는데 그게 잘못됐는지 오늘 본선이 정말 안 풀렸다. 경기하면서 10년은 늙은 것 같다. 집에 가면 흰머리 뽑아달라고 해야겠다.
--선수로서 다음 목표는
▲오늘은 영래와 마음껏 기쁨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하나둘씩 후배들한테 가르쳐주고 싶다. 노하우를 나눠가면서 같이 롱런했으면 좋겠다.
진종오는 5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 50m 권총에서 본선 및 결선 합계 662.0(562+100.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과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후배들과 나누면서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또 "오늘 본선 경기가 잘 안돼 메달만이라도 따자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다만 나 때문에 은메달을 딴 최영래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백번쯤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진종오와의 일문일답.
--드라마같은 승부였다.
▲나 역시 정신이 없다. 머리를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 같다. ‘안되는 날인가’ 싶을 정도로 본선 경기가 안풀렸지만 올림픽에 못 나온 사람들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역전승을 예상했나.
▲전혀 아니다. 3등이라도 해서 메달만이라도 따자는 마음이었다. 결선 10발 중 5발까지는 스코어를 봤는데 내 순위가 올라가면서 긴장이 됐다. 그다음부터는 스코어보드를 안봤다.
--이렇게 막판에 역전한 적이 있나.
▲올해 독일 뮌헨 월드컵 때 결선에 8등으로 들어가서 1등으로 나왔다. 김선일 코치님이 결선 들어가기 전에 ‘독일 때도 그렇게 했으니 편안하게 하라’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
--본선 기록이 낮았다.
▲본선 경기가 안 풀려서 속이 많이 상하고 경기하면서 화도 많이 났다. 결선 전에 아내와 통화면서도 투정을 부렸는데 ‘이미 (금메달) 하나 했으니까 마음 편하게 하라’고 말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몸 상태는 어땠나.
▲오늘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핑계다. 선수가 아프다고 경기 못하면 안 된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올림픽이다.
--최영래와 함께 결선에 올라갔는데 심리적으로 부담을 덜지 않았나.
▲오늘 경기하면서 심리적인 면에서 편하지는 않았다. 욕심도 조금 났다. 결선 초반에는 부드럽게 나가다가 6발 이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할 때 하는 내 방식대로 경기를 풀었다.
--그 방식이 무엇인가.
▲(웃으며) 그건 아직 비밀이다.
--한국 선수로 하계올림픽 개인종목 2연패는 처음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본선 경기가 안 풀려 포기했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어느 정도만 하고 나오자’는 생각뿐이었지 2관왕 욕심은 없었다.
--경기 후 많이 울었는데 그 눈물의 의미는.
▲남자가 많이 울면 안 되는데 오늘 많이 울었다. 본선에서 경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속이 많이 상했는데 금메달로 보상이 된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최영래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경기 끝나자마자 영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내가 저 위치에 서봐서 그 기분을 잘 안다. 지금은 기쁠지 몰라도 마음이 가라앉으면 날 미워할거다. 그래도 나를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듯이 올림픽 메달 맛을 본 영래가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때 내가 많이 도와주고 싶다.
--함께 올림픽에 오지 못한 이대명(24·경기도청)과는 연락했나.
▲이대명한테서는 10m 공기권총 끝나고 문자가 왔다. 우승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지, 이거야!’ 하고 보냈다. 나도 한국 가면 같이 밥 먹자고 답장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번째와 10번째 금메달을 땄다.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국 사격이 해냈다는 걸 대한민국 국민이 기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2관왕 욕심이 있었나.
▲ 오늘은 그런 욕심 전혀 없이 메달만이라도, 아니 결선만이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제 연습이 너무 잘돼서 ‘이렇게만 쏘면 금메달이다’라고 느꼈는데 그게 잘못됐는지 오늘 본선이 정말 안 풀렸다. 경기하면서 10년은 늙은 것 같다. 집에 가면 흰머리 뽑아달라고 해야겠다.
--선수로서 다음 목표는
▲오늘은 영래와 마음껏 기쁨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하나둘씩 후배들한테 가르쳐주고 싶다. 노하우를 나눠가면서 같이 롱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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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종오 “비밀 기술, 후배들에게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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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8-06 00:15:53
- 수정2012-08-06 06:54:30
2012 런던올림픽 남자 50m 권총 2연패 위업을 달성한 진종오가 앞으로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비결을 나눠주고 싶다는 또다른 목표를 내세웠다.
진종오는 5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 50m 권총에서 본선 및 결선 합계 662.0(562+100.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과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후배들과 나누면서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또 "오늘 본선 경기가 잘 안돼 메달만이라도 따자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다만 나 때문에 은메달을 딴 최영래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백번쯤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진종오와의 일문일답.
--드라마같은 승부였다.
▲나 역시 정신이 없다. 머리를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 같다. ‘안되는 날인가’ 싶을 정도로 본선 경기가 안풀렸지만 올림픽에 못 나온 사람들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역전승을 예상했나.
▲전혀 아니다. 3등이라도 해서 메달만이라도 따자는 마음이었다. 결선 10발 중 5발까지는 스코어를 봤는데 내 순위가 올라가면서 긴장이 됐다. 그다음부터는 스코어보드를 안봤다.
--이렇게 막판에 역전한 적이 있나.
▲올해 독일 뮌헨 월드컵 때 결선에 8등으로 들어가서 1등으로 나왔다. 김선일 코치님이 결선 들어가기 전에 ‘독일 때도 그렇게 했으니 편안하게 하라’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
--본선 기록이 낮았다.
▲본선 경기가 안 풀려서 속이 많이 상하고 경기하면서 화도 많이 났다. 결선 전에 아내와 통화면서도 투정을 부렸는데 ‘이미 (금메달) 하나 했으니까 마음 편하게 하라’고 말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몸 상태는 어땠나.
▲오늘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핑계다. 선수가 아프다고 경기 못하면 안 된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올림픽이다.
--최영래와 함께 결선에 올라갔는데 심리적으로 부담을 덜지 않았나.
▲오늘 경기하면서 심리적인 면에서 편하지는 않았다. 욕심도 조금 났다. 결선 초반에는 부드럽게 나가다가 6발 이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할 때 하는 내 방식대로 경기를 풀었다.
--그 방식이 무엇인가.
▲(웃으며) 그건 아직 비밀이다.
--한국 선수로 하계올림픽 개인종목 2연패는 처음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본선 경기가 안 풀려 포기했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어느 정도만 하고 나오자’는 생각뿐이었지 2관왕 욕심은 없었다.
--경기 후 많이 울었는데 그 눈물의 의미는.
▲남자가 많이 울면 안 되는데 오늘 많이 울었다. 본선에서 경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속이 많이 상했는데 금메달로 보상이 된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최영래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경기 끝나자마자 영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내가 저 위치에 서봐서 그 기분을 잘 안다. 지금은 기쁠지 몰라도 마음이 가라앉으면 날 미워할거다. 그래도 나를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듯이 올림픽 메달 맛을 본 영래가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때 내가 많이 도와주고 싶다.
--함께 올림픽에 오지 못한 이대명(24·경기도청)과는 연락했나.
▲이대명한테서는 10m 공기권총 끝나고 문자가 왔다. 우승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지, 이거야!’ 하고 보냈다. 나도 한국 가면 같이 밥 먹자고 답장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번째와 10번째 금메달을 땄다.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국 사격이 해냈다는 걸 대한민국 국민이 기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2관왕 욕심이 있었나.
▲ 오늘은 그런 욕심 전혀 없이 메달만이라도, 아니 결선만이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제 연습이 너무 잘돼서 ‘이렇게만 쏘면 금메달이다’라고 느꼈는데 그게 잘못됐는지 오늘 본선이 정말 안 풀렸다. 경기하면서 10년은 늙은 것 같다. 집에 가면 흰머리 뽑아달라고 해야겠다.
--선수로서 다음 목표는
▲오늘은 영래와 마음껏 기쁨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하나둘씩 후배들한테 가르쳐주고 싶다. 노하우를 나눠가면서 같이 롱런했으면 좋겠다.
진종오는 5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 50m 권총에서 본선 및 결선 합계 662.0(562+100.0)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과 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후배들과 나누면서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또 "오늘 본선 경기가 잘 안돼 메달만이라도 따자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다만 나 때문에 은메달을 딴 최영래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백번쯤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진종오와의 일문일답.
--드라마같은 승부였다.
▲나 역시 정신이 없다. 머리를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 같다. ‘안되는 날인가’ 싶을 정도로 본선 경기가 안풀렸지만 올림픽에 못 나온 사람들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역전승을 예상했나.
▲전혀 아니다. 3등이라도 해서 메달만이라도 따자는 마음이었다. 결선 10발 중 5발까지는 스코어를 봤는데 내 순위가 올라가면서 긴장이 됐다. 그다음부터는 스코어보드를 안봤다.
--이렇게 막판에 역전한 적이 있나.
▲올해 독일 뮌헨 월드컵 때 결선에 8등으로 들어가서 1등으로 나왔다. 김선일 코치님이 결선 들어가기 전에 ‘독일 때도 그렇게 했으니 편안하게 하라’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
--본선 기록이 낮았다.
▲본선 경기가 안 풀려서 속이 많이 상하고 경기하면서 화도 많이 났다. 결선 전에 아내와 통화면서도 투정을 부렸는데 ‘이미 (금메달) 하나 했으니까 마음 편하게 하라’고 말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
--몸 상태는 어땠나.
▲오늘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핑계다. 선수가 아프다고 경기 못하면 안 된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올림픽이다.
--최영래와 함께 결선에 올라갔는데 심리적으로 부담을 덜지 않았나.
▲오늘 경기하면서 심리적인 면에서 편하지는 않았다. 욕심도 조금 났다. 결선 초반에는 부드럽게 나가다가 6발 이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긴장할 때 하는 내 방식대로 경기를 풀었다.
--그 방식이 무엇인가.
▲(웃으며) 그건 아직 비밀이다.
--한국 선수로 하계올림픽 개인종목 2연패는 처음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본선 경기가 안 풀려 포기했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어느 정도만 하고 나오자’는 생각뿐이었지 2관왕 욕심은 없었다.
--경기 후 많이 울었는데 그 눈물의 의미는.
▲남자가 많이 울면 안 되는데 오늘 많이 울었다. 본선에서 경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속이 많이 상했는데 금메달로 보상이 된 순간 눈물이 쏟아졌다.
--최영래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경기 끝나자마자 영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내가 저 위치에 서봐서 그 기분을 잘 안다. 지금은 기쁠지 몰라도 마음이 가라앉으면 날 미워할거다. 그래도 나를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알듯이 올림픽 메달 맛을 본 영래가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때 내가 많이 도와주고 싶다.
--함께 올림픽에 오지 못한 이대명(24·경기도청)과는 연락했나.
▲이대명한테서는 10m 공기권총 끝나고 문자가 왔다. 우승이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지, 이거야!’ 하고 보냈다. 나도 한국 가면 같이 밥 먹자고 답장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번째와 10번째 금메달을 땄다.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국 사격이 해냈다는 걸 대한민국 국민이 기쁘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2관왕 욕심이 있었나.
▲ 오늘은 그런 욕심 전혀 없이 메달만이라도, 아니 결선만이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어제 연습이 너무 잘돼서 ‘이렇게만 쏘면 금메달이다’라고 느꼈는데 그게 잘못됐는지 오늘 본선이 정말 안 풀렸다. 경기하면서 10년은 늙은 것 같다. 집에 가면 흰머리 뽑아달라고 해야겠다.
--선수로서 다음 목표는
▲오늘은 영래와 마음껏 기쁨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만의 기술을 너무 감춰왔는데 이제는 하나둘씩 후배들한테 가르쳐주고 싶다. 노하우를 나눠가면서 같이 롱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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