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최근 증시는 황지우 시인의 유명한 시 `뼈아픈 후회' 첫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연말로 갈수록 주가가 오를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 일색의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가 모두 틀린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증권사들이 앞에서는 투자자들에 호객행위를 하면서 뒤에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자기회사 식구들을 감원한 정황이 뒤늦게 밝혀져 `폐허'를 돌아보는 심정을 더욱 쓰리게 만든다.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작년 말 4만2천682명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말 4만2천388명으로 소폭 줄었다.
감소율은 0.7%에 불과했지만,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리먼 사태의 혼란이 한풀 꺾인 2009년 2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2009년 1분기 말 3만8천여명 수준에서 계속 늘었다.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영업지점을 줄이고 본사 팀을 통폐합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대부분 `통상적인 인력 조정'이라고 해명했으나 어두운 세계 경제전망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장기 불황에 대비해 공개적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시황이 불투명해지자 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국내 증권사들도 1분기부터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며 "비용을 줄이려 인프라를 포기하는 등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올해 초 위험을 감지하고 긴축 경영에 돌입한 와중에도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을 남발했다는 사실이다.
작년 4분기부터 직원을 눈에 띄게 줄인 A증권사는 올해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비 온 뒤 하늘이 개는 우과천청(雨過天晴)의 시장을 기대한다"며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올해 1~3월 직원을 70명 가까이 순감한 B증권사도 작년 말께 "2012년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30.6%"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가 하락 위험보다 상승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증권사들의 내부 감원과 장밋빛 전망은 이율배반적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증권사들의 장삿속에 휘둘려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 금융위기나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그치지 않는 동안에도 증권사를 다시 믿고 기대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뼈아픈 후회'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최근 증시는 황지우 시인의 유명한 시 `뼈아픈 후회' 첫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연말로 갈수록 주가가 오를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 일색의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가 모두 틀린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증권사들이 앞에서는 투자자들에 호객행위를 하면서 뒤에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자기회사 식구들을 감원한 정황이 뒤늦게 밝혀져 `폐허'를 돌아보는 심정을 더욱 쓰리게 만든다.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작년 말 4만2천682명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말 4만2천388명으로 소폭 줄었다.
감소율은 0.7%에 불과했지만,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리먼 사태의 혼란이 한풀 꺾인 2009년 2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2009년 1분기 말 3만8천여명 수준에서 계속 늘었다.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영업지점을 줄이고 본사 팀을 통폐합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대부분 `통상적인 인력 조정'이라고 해명했으나 어두운 세계 경제전망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장기 불황에 대비해 공개적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시황이 불투명해지자 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국내 증권사들도 1분기부터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며 "비용을 줄이려 인프라를 포기하는 등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올해 초 위험을 감지하고 긴축 경영에 돌입한 와중에도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을 남발했다는 사실이다.
작년 4분기부터 직원을 눈에 띄게 줄인 A증권사는 올해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비 온 뒤 하늘이 개는 우과천청(雨過天晴)의 시장을 기대한다"며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올해 1~3월 직원을 70명 가까이 순감한 B증권사도 작년 말께 "2012년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30.6%"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가 하락 위험보다 상승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증권사들의 내부 감원과 장밋빛 전망은 이율배반적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증권사들의 장삿속에 휘둘려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 금융위기나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그치지 않는 동안에도 증권사를 다시 믿고 기대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뼈아픈 후회'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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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 감원하면서 장밋빛 증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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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8-06 06:45:44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최근 증시는 황지우 시인의 유명한 시 `뼈아픈 후회' 첫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연말로 갈수록 주가가 오를 것이라던 장밋빛 전망 일색의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가 모두 틀린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증권사들이 앞에서는 투자자들에 호객행위를 하면서 뒤에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자기회사 식구들을 감원한 정황이 뒤늦게 밝혀져 `폐허'를 돌아보는 심정을 더욱 쓰리게 만든다.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작년 말 4만2천682명으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말 4만2천388명으로 소폭 줄었다.
감소율은 0.7%에 불과했지만, 증권사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리먼 사태의 혼란이 한풀 꺾인 2009년 2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2009년 1분기 말 3만8천여명 수준에서 계속 늘었다.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영업지점을 줄이고 본사 팀을 통폐합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대부분 `통상적인 인력 조정'이라고 해명했으나 어두운 세계 경제전망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장기 불황에 대비해 공개적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시황이 불투명해지자 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국내 증권사들도 1분기부터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며 "비용을 줄이려 인프라를 포기하는 등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올해 초 위험을 감지하고 긴축 경영에 돌입한 와중에도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을 남발했다는 사실이다.
작년 4분기부터 직원을 눈에 띄게 줄인 A증권사는 올해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비 온 뒤 하늘이 개는 우과천청(雨過天晴)의 시장을 기대한다"며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올해 1~3월 직원을 70명 가까이 순감한 B증권사도 작년 말께 "2012년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30.6%"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가 하락 위험보다 상승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증권사들의 내부 감원과 장밋빛 전망은 이율배반적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증권사들의 장삿속에 휘둘려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럽 금융위기나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그치지 않는 동안에도 증권사를 다시 믿고 기대할 수 있을까?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다". `뼈아픈 후회'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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