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헌재…법정기한 초과 사건 600여 건

입력 2012.08.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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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 넘게 재판관 공백사태를 겪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파행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KBS 취재결과 법정 처리기한을 넘기고도 처리하지 못한 사건이 6백 건이 넘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민운동가 전진한 씨는 지난 2009년 국가기록원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정보량이 많다며 5백만 원이 넘는 수수료를 부과받았습니다.

전 씨는 알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곧바로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지금까지 3년째 '진행 중'입니다.

<인터뷰> 전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헌재가)직무를 유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내주지 않으니까 계속 이런 사례들이 유사하게 재발하고 있고요."

지난 10년간 헌재가 처리한 만 3천백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법정기한인 180일을 넘겨 심리 중인 사건은 무려 6백20여 건이나 됐습니다.

숱한 논란을 낳았던 사립학교법의 개방이사 규정. 2007년 10월에 접수됐지만 여전히 심리 중입니다.

쌀 직불금, 한일 협정, 게시판 본인확인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이 수두룩합니다.

<인터뷰> 김성수(연세대 법대 교수) : "권리구제가 늦어지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판 청구권 중에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어느 나라나 강조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선, 툭하면 불거지는 재판관 공백 사태가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2006년 권성 재판관 후임과 전효숙 재판소장 후보자 공백에 이어 지난해 퇴임한 조대현 재판관의 후임은 1년 2개월째 공석입니다.

헌법소원을 남발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점도 큰 부담입니다.

법원 사건과는 달리 소송 비용이 거의 없고, 인터넷으로도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겁니다.

이 영향으로 헌재를 찾는 사건은 설립 초기에 비해 5배가량 늘어 헌재의 사건처리를 더욱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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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자는 헌재…법정기한 초과 사건 600여 건
    • 입력 2012-08-15 22: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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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 넘게 재판관 공백사태를 겪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파행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KBS 취재결과 법정 처리기한을 넘기고도 처리하지 못한 사건이 6백 건이 넘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민운동가 전진한 씨는 지난 2009년 국가기록원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정보량이 많다며 5백만 원이 넘는 수수료를 부과받았습니다. 전 씨는 알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곧바로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지금까지 3년째 '진행 중'입니다. <인터뷰> 전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헌재가)직무를 유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내주지 않으니까 계속 이런 사례들이 유사하게 재발하고 있고요." 지난 10년간 헌재가 처리한 만 3천백여 건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법정기한인 180일을 넘겨 심리 중인 사건은 무려 6백20여 건이나 됐습니다. 숱한 논란을 낳았던 사립학교법의 개방이사 규정. 2007년 10월에 접수됐지만 여전히 심리 중입니다. 쌀 직불금, 한일 협정, 게시판 본인확인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이 수두룩합니다. <인터뷰> 김성수(연세대 법대 교수) : "권리구제가 늦어지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판 청구권 중에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어느 나라나 강조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선, 툭하면 불거지는 재판관 공백 사태가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2006년 권성 재판관 후임과 전효숙 재판소장 후보자 공백에 이어 지난해 퇴임한 조대현 재판관의 후임은 1년 2개월째 공석입니다. 헌법소원을 남발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점도 큰 부담입니다. 법원 사건과는 달리 소송 비용이 거의 없고, 인터넷으로도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겁니다. 이 영향으로 헌재를 찾는 사건은 설립 초기에 비해 5배가량 늘어 헌재의 사건처리를 더욱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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