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찬 채 성폭행하려다 살인

입력 2012.08.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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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주부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했습니다. 이미 성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범인이 성폭행을 하려다가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피의자로 붙잡힌 남성은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앞뒤 안 가리는 범죄자에겐 전자발찌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정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 한 여성이 두 자녀와 함께 집을 나섭니다.

이 틈을 타 한 남성이, 이들이 나온 집으로 잽싸게 들어갑니다.

자녀를 유치원 차에 태워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주부 이 모씨,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씨 집에서는 싸움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이웃주민(음성변조):“‘으악 으악’ 소리질러가지고 지하실 아주머니가 신고를 했대요. 부부싸움인줄 알고, 너무 시끄러우니까요.”

이 씨는 흉기에 수차례 찔린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숨졌습니다.

42살 서 모씨가 이 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입니다.

<녹취>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피의자를) 잡아놓고 보니까 전자발찌가 보였어요.. 현장에서 (피의자) 수갑 채우고 (조사해) 보니까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어요.”

범행 현장은 경찰서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곳, 현장에서 붙잡힌 서씨는 성폭행 전과로 전자 발찌까지 찬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김옥련(인근 주민): "전자발찌 그거 뭐 폼으로 채워놔요? 왜 채워 놓냐구요 그거를. 채워놓을 이유가 뭐야. 채워갖고 왜 내놔. 뭐하러 내놔."

지난해 11월부터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보호관찰을 받아온 서 씨,

범행 이틀 전까지 서울보호관찰소에서 50여 차례 면담을 받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까지 마쳤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녹취> 지구대 관계자:"우리가 동향 관리한다고 해서 따라다닐 수도 없는 거고. 아무런 저기가 없어요. 이 사람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직장에 찾아가면 짤릴 것이고.."

전과 12범에 교도소 생활 16년, 대부분이 성폭력 관련 혐의였지만, 허술한 관리 체계가 또다시 끔찍한 범죄를 불러온 겁니다.

<녹취> 고인의 남편(음성변조):“아내 얼굴은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두 눈이 시퍼렇게 멍들었고, 입술은 다 찢어지고......”

<인터뷰>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약물투입을 통해서 성적 충동을 억제하는 프로그램, 성범죄를 적극적으로 주변에 알리는 그런 제도들,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함과 함께 이런 인지행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용지물로 전락해 버린 전자 발찌. 언제든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성폭행범에 대해 법도, 제도도 무방비였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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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발찌 찬 채 성폭행하려다 살인
    • 입력 2012-08-26 07:40:08
    일요뉴스타임
<앵커 멘트> 가정주부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했습니다. 이미 성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범인이 성폭행을 하려다가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피의자로 붙잡힌 남성은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앞뒤 안 가리는 범죄자에겐 전자발찌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정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 한 여성이 두 자녀와 함께 집을 나섭니다. 이 틈을 타 한 남성이, 이들이 나온 집으로 잽싸게 들어갑니다. 자녀를 유치원 차에 태워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주부 이 모씨,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씨 집에서는 싸움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이웃주민(음성변조):“‘으악 으악’ 소리질러가지고 지하실 아주머니가 신고를 했대요. 부부싸움인줄 알고, 너무 시끄러우니까요.” 이 씨는 흉기에 수차례 찔린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숨졌습니다. 42살 서 모씨가 이 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입니다. <녹취>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피의자를) 잡아놓고 보니까 전자발찌가 보였어요.. 현장에서 (피의자) 수갑 채우고 (조사해) 보니까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어요.” 범행 현장은 경찰서에서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곳, 현장에서 붙잡힌 서씨는 성폭행 전과로 전자 발찌까지 찬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김옥련(인근 주민): "전자발찌 그거 뭐 폼으로 채워놔요? 왜 채워 놓냐구요 그거를. 채워놓을 이유가 뭐야. 채워갖고 왜 내놔. 뭐하러 내놔." 지난해 11월부터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보호관찰을 받아온 서 씨, 범행 이틀 전까지 서울보호관찰소에서 50여 차례 면담을 받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까지 마쳤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녹취> 지구대 관계자:"우리가 동향 관리한다고 해서 따라다닐 수도 없는 거고. 아무런 저기가 없어요. 이 사람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직장에 찾아가면 짤릴 것이고.." 전과 12범에 교도소 생활 16년, 대부분이 성폭력 관련 혐의였지만, 허술한 관리 체계가 또다시 끔찍한 범죄를 불러온 겁니다. <녹취> 고인의 남편(음성변조):“아내 얼굴은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두 눈이 시퍼렇게 멍들었고, 입술은 다 찢어지고......” <인터뷰> 곽대경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약물투입을 통해서 성적 충동을 억제하는 프로그램, 성범죄를 적극적으로 주변에 알리는 그런 제도들,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함과 함께 이런 인지행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용지물로 전락해 버린 전자 발찌. 언제든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성폭행범에 대해 법도, 제도도 무방비였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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