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23년 연기 인생…초심으로 돌아갔죠”

입력 2012.08.26 (08:10) 수정 2012.08.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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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모자들’서 코미디 벗고 묵직한 연기





배우 임창정은 새 영화 ’공모자들’에서 자신의 연기를 보고 "신기했다"고 했다.



영화 ’남부군’으로 1990년 데뷔해 연기 인생이 벌써 23년이 됐지만, 그가 이전에 ’공모자들’에서와 비슷한 느낌의 연기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색즉시공’ ’스카우트’ ’1번가의 기적’ ’위대한 유산’ 등 코미디 전문 배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가볍고 통통 튀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랬던 그가 23년 만에 처음으로 장기밀매를 진두지휘하는 악당 우두머리 역할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펼쳐보였다.



배우 인생 2막을 열어젖힌 임창정을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23년 연기를 했는데, 완전히 신인배우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처음엔 ’영규’를 나름대로 크리에이트(창조)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못하게 했어요. ’시키는 대로 해주시면 안 돼요?’ 그러고 ’안돼요, 그건 (’영규’가 아니라) 임창정이에요’라고 했죠. 당연히 애드리브도 안 통했고요. 처음엔 수치심도 느꼈는데 하다보니 익숙해져서 결국 대본에 나온 대로만, 감독님 지시대로만 했죠."



그는 이 영화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에게 특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감독님이 은인이죠. 우선 이런 시나리오를 나한테 주는 게 고마웠어요. 무게감이 내가 출연한 기존 영화랑은 다르니까요. 반전도 재미있고 캐릭터도 좋았죠. 특히 이 영화를 통해 단호함 같은 것들을 임창정이 연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좋아요. 이제 감독들이 저에게 어떤 시나리오를 주는 데 있어서 고민을 안 하겠죠. 전에는 ’이걸 임창정이 할 수 있을까?’ 하고 의심했다면요."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 사이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납치와 장기밀매 얘기를 담고 있다. 피 튀기는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가녀린 한 여자를 납치해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장기를 적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정서적인 잔인함의 수위가 세다.



"처음엔 수위가 더 셌어요. 그런데 저도 수위가 강한 건 싫다고 했죠. 장기밀매의 실태를 다루긴 했지만 우리 영화가 다큐는 아니지 않느냐고 얘기했어요. 그런 부분이 모두 합의가 돼서 많이 낮춰서 찍은 건데도 이 정도예요. 그래도 만족하는 건 영화가 겉핥기에 그치지만은 않았다는 점이에요. 또 시사회 반응으로는 스릴러 장르의 쾌감을 느꼈다는 분들도 많고요."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부산 사투리였다고 했다.



"사투리 연기를 하면서 ’더 잘 할 수 있을까’ 보다는 ’왜 내가 그 지역 사람이 아닐까’가 아쉬웠어요. 한 달 두 달 연습한다고 해서 부산사람처럼은 안 보일 테니까요. 얼마나 잘 흉내 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투리의 핵심은 언어가 아니라 정서라고 보거든요. 수십 년간 살아온 그 지역의 정서를 입으로 내뱉는 거죠. 그런데 저는 부산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아무리 흉내 내도 어색한 게 있는 거예요. 그리고 부산 출신인 제 친구들을 보니 해운대냐, 기장이냐, 마산이냐에 따라 사투리가 다 다르더라고요. 우리 영화 스태프 중에도 4명이 부산 토박이였는데, 제가 연기하면 다들 다른 반응을 보였어요. 맞다, 틀리다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고요. 저로서는 그냥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죠."



임창정은 배우에서 가수로, 가수에서 배우로 오가며 국내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를 단 1세대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나에게로’ ’소주 한 잔’ ’결혼해줘’ 등으로 가수상을 여러 차례 받았고 영화도 여러 편 흥행시키며 최고의 코미디 배우로도 군림했다.



하지만 최근 1-2년은 활동이 뜸한 편이었다. 한국 나이로는 이제 마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공모자들’을 택한 것도 스스로 그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나이 먹는 게 좋아요. ’공모자들’을 보면서 느낀 게 이제 내 얼굴이 연기자답게 보이는구나 하는 거였어요. 물론 연기가 어떤 건진 아직 더 많이 배워야겠지만, 이제 내 얼굴에도 연기라는 걸 할 수 있는 주름이 생겼구나 싶어요. 그건 되게 중요한 거거든요.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겁니다."



가수로서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싱글 두 곡을 곧 녹음할 예정이에요. 하나는 발라드고 하나는 댄스인데 좀 특이하고 재미있는 댄스가 될 거예요."



나이 들어서도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느냐고 묻자 단호한 대답이 돌아온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데요, 내가 하는 일이 뭔데요. 대중이 감동받고 기뻐하게 만드는 거잖아요. 그 노래와 대본이 내 마음을 움직여서 내가 그걸 부르거나 연기하고 다시 그 노래와 대본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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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창정 “23년 연기 인생…초심으로 돌아갔죠”
    • 입력 2012-08-26 08:10:03
    • 수정2012-08-26 09:47:28
    연합뉴스
영화 ’공모자들’서 코미디 벗고 묵직한 연기


배우 임창정은 새 영화 ’공모자들’에서 자신의 연기를 보고 "신기했다"고 했다.

영화 ’남부군’으로 1990년 데뷔해 연기 인생이 벌써 23년이 됐지만, 그가 이전에 ’공모자들’에서와 비슷한 느낌의 연기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색즉시공’ ’스카우트’ ’1번가의 기적’ ’위대한 유산’ 등 코미디 전문 배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가볍고 통통 튀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랬던 그가 23년 만에 처음으로 장기밀매를 진두지휘하는 악당 우두머리 역할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펼쳐보였다.

배우 인생 2막을 열어젖힌 임창정을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23년 연기를 했는데, 완전히 신인배우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처음엔 ’영규’를 나름대로 크리에이트(창조)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못하게 했어요. ’시키는 대로 해주시면 안 돼요?’ 그러고 ’안돼요, 그건 (’영규’가 아니라) 임창정이에요’라고 했죠. 당연히 애드리브도 안 통했고요. 처음엔 수치심도 느꼈는데 하다보니 익숙해져서 결국 대본에 나온 대로만, 감독님 지시대로만 했죠."

그는 이 영화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에게 특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감독님이 은인이죠. 우선 이런 시나리오를 나한테 주는 게 고마웠어요. 무게감이 내가 출연한 기존 영화랑은 다르니까요. 반전도 재미있고 캐릭터도 좋았죠. 특히 이 영화를 통해 단호함 같은 것들을 임창정이 연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좋아요. 이제 감독들이 저에게 어떤 시나리오를 주는 데 있어서 고민을 안 하겠죠. 전에는 ’이걸 임창정이 할 수 있을까?’ 하고 의심했다면요."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 사이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납치와 장기밀매 얘기를 담고 있다. 피 튀기는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가녀린 한 여자를 납치해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장기를 적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정서적인 잔인함의 수위가 세다.

"처음엔 수위가 더 셌어요. 그런데 저도 수위가 강한 건 싫다고 했죠. 장기밀매의 실태를 다루긴 했지만 우리 영화가 다큐는 아니지 않느냐고 얘기했어요. 그런 부분이 모두 합의가 돼서 많이 낮춰서 찍은 건데도 이 정도예요. 그래도 만족하는 건 영화가 겉핥기에 그치지만은 않았다는 점이에요. 또 시사회 반응으로는 스릴러 장르의 쾌감을 느꼈다는 분들도 많고요."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부산 사투리였다고 했다.

"사투리 연기를 하면서 ’더 잘 할 수 있을까’ 보다는 ’왜 내가 그 지역 사람이 아닐까’가 아쉬웠어요. 한 달 두 달 연습한다고 해서 부산사람처럼은 안 보일 테니까요. 얼마나 잘 흉내 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투리의 핵심은 언어가 아니라 정서라고 보거든요. 수십 년간 살아온 그 지역의 정서를 입으로 내뱉는 거죠. 그런데 저는 부산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아무리 흉내 내도 어색한 게 있는 거예요. 그리고 부산 출신인 제 친구들을 보니 해운대냐, 기장이냐, 마산이냐에 따라 사투리가 다 다르더라고요. 우리 영화 스태프 중에도 4명이 부산 토박이였는데, 제가 연기하면 다들 다른 반응을 보였어요. 맞다, 틀리다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고요. 저로서는 그냥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죠."

임창정은 배우에서 가수로, 가수에서 배우로 오가며 국내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를 단 1세대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나에게로’ ’소주 한 잔’ ’결혼해줘’ 등으로 가수상을 여러 차례 받았고 영화도 여러 편 흥행시키며 최고의 코미디 배우로도 군림했다.

하지만 최근 1-2년은 활동이 뜸한 편이었다. 한국 나이로는 이제 마흔.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공모자들’을 택한 것도 스스로 그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나이 먹는 게 좋아요. ’공모자들’을 보면서 느낀 게 이제 내 얼굴이 연기자답게 보이는구나 하는 거였어요. 물론 연기가 어떤 건진 아직 더 많이 배워야겠지만, 이제 내 얼굴에도 연기라는 걸 할 수 있는 주름이 생겼구나 싶어요. 그건 되게 중요한 거거든요. 앞으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겁니다."

가수로서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싱글 두 곡을 곧 녹음할 예정이에요. 하나는 발라드고 하나는 댄스인데 좀 특이하고 재미있는 댄스가 될 거예요."

나이 들어서도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느냐고 묻자 단호한 대답이 돌아온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데요, 내가 하는 일이 뭔데요. 대중이 감동받고 기뻐하게 만드는 거잖아요. 그 노래와 대본이 내 마음을 움직여서 내가 그걸 부르거나 연기하고 다시 그 노래와 대본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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