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위험 수위’ 한은 전방위 대책 마련

입력 2012.08.3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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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위조지폐'를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 대응책을 마련한다.

고액권을 중심으로 한 위폐 범죄가 크게 늘었지만, 범행 수법이 워낙 치밀한 탓에 검거 실적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30일 갈수록 늘어나는 위조지폐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배너광고, 지폐 재질 개선, 위폐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너광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소년ㆍ청년층에 노출도가 높은 포털사이트에 '위조지폐 근절' 광고를 한다.

위폐를 만들고 쓰는 이들이 대부분 나이가 어린 점을 고려한 조치다.

광고엔 위폐 제작의 위법성과 함께 식별요령 등이 담긴다. 제작업체를 물색하고 있어 이르면 10월엔 포털사이트에서 배너광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폐의 재질도 개선한다.

최근 경찰에 잡힌 위폐범은 오만원권을 물에 불려 앞 뒷면을 분리해 미리 복사해둔 위폐 단면에 각각 붙이는 '반진반위(半眞半爲)' 지폐를 만들다가 적발됐다.

반절은 진짜인데다 중간의 홀로그램띠까지 집어넣어 언뜻 보기엔 실제와 비슷했다.

한은은 이런 점을 고려해 화폐를 만드는 면 섬유 재질을 물에 불어도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1억8천만원을 들여 '위조화폐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지난달 시작했다.

여태까지 발견된 위폐 특징과 일련번호, 위조지폐범 수법 등 정보를 관리시스템에 담는다. 경찰청, 금융기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시스템 개발은 연내에 완료된다.

한은 관계자는 "위조지폐와 관련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없었다"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은 관계기관은 언제든 최신 자료를 열람할 수 있어 위폐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이런 노력은 고액권 위폐 범죄가 급증해 더는 내버려둘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올해 상반기 적발된 오만원권 위조지폐는 220장으로 2009년 오만원권이 도입된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33장과 비교해도 187장(566.7%)이나 늘었다.

올해 7월엔 서울에서 20대들이 오만원권 위폐를 2억7천760만원어치 제작해 유통하다가 적발됐다. 이는 위폐 적발 사상 최대 규모다.

컬러복합기로 오만원권을 위조한 대학생이 검거되는가 하면 10대들이 8천500만원어치의 지폐와 수표를 위조해 노점상 등에서 사용하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위폐 범죄의 검거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통화위조범죄의 검거율은 4.19%로 폭력범죄(95.7%), 절도범죄(69.7%)에 크게 못 미친다. 신고율 역시 1%가 안 된다.

상황이 이러자 보험사에서는 위폐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까지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배너광고 등 조치는 상반기 버스광고와 홍보자료 배포에 이은 위조지폐 근절 노력의 하나다"며 "직원들이 직접 재래시장에서 위폐 식별 요령을 알려주는 현장 방문 역시 계속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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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조지폐 위험 수위’ 한은 전방위 대책 마련
    • 입력 2012-08-30 06:35:48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위조지폐'를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 대응책을 마련한다. 고액권을 중심으로 한 위폐 범죄가 크게 늘었지만, 범행 수법이 워낙 치밀한 탓에 검거 실적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30일 갈수록 늘어나는 위조지폐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배너광고, 지폐 재질 개선, 위폐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너광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소년ㆍ청년층에 노출도가 높은 포털사이트에 '위조지폐 근절' 광고를 한다. 위폐를 만들고 쓰는 이들이 대부분 나이가 어린 점을 고려한 조치다. 광고엔 위폐 제작의 위법성과 함께 식별요령 등이 담긴다. 제작업체를 물색하고 있어 이르면 10월엔 포털사이트에서 배너광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폐의 재질도 개선한다. 최근 경찰에 잡힌 위폐범은 오만원권을 물에 불려 앞 뒷면을 분리해 미리 복사해둔 위폐 단면에 각각 붙이는 '반진반위(半眞半爲)' 지폐를 만들다가 적발됐다. 반절은 진짜인데다 중간의 홀로그램띠까지 집어넣어 언뜻 보기엔 실제와 비슷했다. 한은은 이런 점을 고려해 화폐를 만드는 면 섬유 재질을 물에 불어도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1억8천만원을 들여 '위조화폐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지난달 시작했다. 여태까지 발견된 위폐 특징과 일련번호, 위조지폐범 수법 등 정보를 관리시스템에 담는다. 경찰청, 금융기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시스템 개발은 연내에 완료된다. 한은 관계자는 "위조지폐와 관련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없었다"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은 관계기관은 언제든 최신 자료를 열람할 수 있어 위폐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이런 노력은 고액권 위폐 범죄가 급증해 더는 내버려둘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올해 상반기 적발된 오만원권 위조지폐는 220장으로 2009년 오만원권이 도입된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33장과 비교해도 187장(566.7%)이나 늘었다. 올해 7월엔 서울에서 20대들이 오만원권 위폐를 2억7천760만원어치 제작해 유통하다가 적발됐다. 이는 위폐 적발 사상 최대 규모다. 컬러복합기로 오만원권을 위조한 대학생이 검거되는가 하면 10대들이 8천500만원어치의 지폐와 수표를 위조해 노점상 등에서 사용하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위폐 범죄의 검거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통화위조범죄의 검거율은 4.19%로 폭력범죄(95.7%), 절도범죄(69.7%)에 크게 못 미친다. 신고율 역시 1%가 안 된다. 상황이 이러자 보험사에서는 위폐 손해를 보장하는 보험까지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배너광고 등 조치는 상반기 버스광고와 홍보자료 배포에 이은 위조지폐 근절 노력의 하나다"며 "직원들이 직접 재래시장에서 위폐 식별 요령을 알려주는 현장 방문 역시 계속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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