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태풍 덴빈, 이상진로 원인은?

입력 2012.08.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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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5호 '볼라벤'에 이어 14호 '덴빈'까지 서해상으로 이틀 만에 연속으로 태풍이 북상해 온 것은 40년 만에 처음입니다.

떠돌이 태풍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상한 진로를 보인 덴빈에 대해 김민경 기상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기자!

<질문> 지금 태풍 '덴빈'은 지금 어디있습니까?

<답변>

14호 태풍 '덴빈'은 경북 내륙지역을 지나 지금은 동해안 부근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오전에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내륙지역을 통과하면서 세력이 많이 약해졌는데요, 지금은 초속 19미터 정도의 바람을 동반한 약한 소형 태풍의 위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한 시간쯤 뒤엔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마치고 일반 저기압으로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강원 영동지역의 태풍주의보는 한시간쯤 전에 호우주의보로 대체됐습니다.

볼라벤이 이어 잇따라 북상한 덴빈은 바람뿐 아니라 비가 위력적이었는데요,

오늘 전남 진도에 236mm를 최고로 호남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200mm가 넘는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지금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중부지방은 내일 오전에 대부분 비가 그치겠지만 강원 영동지역은 내일 저녁 때까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질문> 이렇게 연달아 서해상으로 올라온 게 40년만이라고요?

<답변>

네, 태풍이 불과 이틀 만에 서해상으로 연달아 올라온 건 지난 1972년 이후 처음입니다.

볼라벤과 덴빈이, 두개의 태풍이 상호작용하는 후지와라 효과로 함께 이끌려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화면으로 보시죠,

네, 두 개의 태풍이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렇게 서로 밀고 당기다, 진로가 비슷해지더니,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이죠,

이렇게 2개의 태풍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후지와라 효과인데요, 주로 큰 태풍이 작은 태풍의 진로에 영향을 더 줍니다.

14호 덴빈과 15호 볼라벤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주 발생 초기만해도 각자의 진로를 갔는데 볼라벤의 세력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덩치가 큰 '볼라벤'이 소형인 '덴빈'을 끌어당겨 '덴빈'의 진로가 급선회했는데요,

작은 덴빈은 거대한 '볼라벤'의 진로를 따라 이끌려와 결국 한반도까지 올라왔습니다.

또 덴빈은 덩치가 작다보니 한반도 근처에 와서도 주변 기압계에 휩쓸렸습니다.

어제만 해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서해상으로 올라온 뒤 태안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기압이 수축하자마자 그대로 방향을 꺾어 오늘 오전, 전남 완도 부근에 상륙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중부지방보다 주로 남부지방에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던 이윱니다.

<질문> 이렇게 과거에도 이렇게 이상진로를 보인 태풍이 있었나요?

<답변>

네, 이렇게 이상진로를 보인 태풍은 '덴빈'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한반도 부근에서 방향을 급격히 전환하는 태풍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화면 보시죠,

지난 1968년 태풍 '메리'는 일본 부근에서 회전을 해 갑자기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폴리' 역시 갈지자 행보를 보여 특이한 태풍으로 기록됐죠,

70년 '올가'는 에스자, 결국 한반도 동해안에 상륙해 많은 피해를 냈습니다.

태풍이 어디로 향할지는 대개 북태평양 고기압에 의해 좌우됩니다.

보통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한 7월에는 주로 중국을 향하지만, 8월이 되면 방향이 조금 바뀌고 또 수축하면서 한반도 부근으로 올라오고, 9월엔 고기압이 일본 부근으로 수축해 태풍도 주로 일본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중심이 예년보다 북쪽으로 또 서쪽으로 확장해 태풍 볼라벤이 다소 이례적으로 8월 하순에 서해상으로 북상했는데요,

이제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씩 수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제 벌써 태풍이 세개째 올라왔는데, 앞으로도 태풍이 올라오나요?

<답변>

네, 올 들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모두 3개인데요,

최근 30여 년 동안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1년에 평균 3.1개였습니다.

올해는 이미 예년 평균치 만큼 태풍의 영향을 받은 셈입니다,

태풍은 9월에도 보통 1개 정도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음달에도 1개의 태풍이 더 북상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는데, 좀 전에 화면으로 보셨던 것처럼 다음달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지금보다 더 수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태풍은 지금보다는 동쪽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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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5호 '볼라벤'에 이어 14호 '덴빈'까지 서해상으로 이틀 만에 연속으로 태풍이 북상해 온 것은 40년 만에 처음입니다. 떠돌이 태풍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상한 진로를 보인 덴빈에 대해 김민경 기상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기자! <질문> 지금 태풍 '덴빈'은 지금 어디있습니까? <답변> 14호 태풍 '덴빈'은 경북 내륙지역을 지나 지금은 동해안 부근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오전에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내륙지역을 통과하면서 세력이 많이 약해졌는데요, 지금은 초속 19미터 정도의 바람을 동반한 약한 소형 태풍의 위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한 시간쯤 뒤엔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마치고 일반 저기압으로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강원 영동지역의 태풍주의보는 한시간쯤 전에 호우주의보로 대체됐습니다. 볼라벤이 이어 잇따라 북상한 덴빈은 바람뿐 아니라 비가 위력적이었는데요, 오늘 전남 진도에 236mm를 최고로 호남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200mm가 넘는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지금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중부지방은 내일 오전에 대부분 비가 그치겠지만 강원 영동지역은 내일 저녁 때까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습니다. <질문> 이렇게 연달아 서해상으로 올라온 게 40년만이라고요? <답변> 네, 태풍이 불과 이틀 만에 서해상으로 연달아 올라온 건 지난 1972년 이후 처음입니다. 볼라벤과 덴빈이, 두개의 태풍이 상호작용하는 후지와라 효과로 함께 이끌려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화면으로 보시죠, 네, 두 개의 태풍이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렇게 서로 밀고 당기다, 진로가 비슷해지더니,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이죠, 이렇게 2개의 태풍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후지와라 효과인데요, 주로 큰 태풍이 작은 태풍의 진로에 영향을 더 줍니다. 14호 덴빈과 15호 볼라벤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주 발생 초기만해도 각자의 진로를 갔는데 볼라벤의 세력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덩치가 큰 '볼라벤'이 소형인 '덴빈'을 끌어당겨 '덴빈'의 진로가 급선회했는데요, 작은 덴빈은 거대한 '볼라벤'의 진로를 따라 이끌려와 결국 한반도까지 올라왔습니다. 또 덴빈은 덩치가 작다보니 한반도 근처에 와서도 주변 기압계에 휩쓸렸습니다. 어제만 해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서해상으로 올라온 뒤 태안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고기압이 수축하자마자 그대로 방향을 꺾어 오늘 오전, 전남 완도 부근에 상륙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중부지방보다 주로 남부지방에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던 이윱니다. <질문> 이렇게 과거에도 이렇게 이상진로를 보인 태풍이 있었나요? <답변> 네, 이렇게 이상진로를 보인 태풍은 '덴빈'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한반도 부근에서 방향을 급격히 전환하는 태풍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화면 보시죠, 지난 1968년 태풍 '메리'는 일본 부근에서 회전을 해 갑자기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폴리' 역시 갈지자 행보를 보여 특이한 태풍으로 기록됐죠, 70년 '올가'는 에스자, 결국 한반도 동해안에 상륙해 많은 피해를 냈습니다. 태풍이 어디로 향할지는 대개 북태평양 고기압에 의해 좌우됩니다. 보통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한 7월에는 주로 중국을 향하지만, 8월이 되면 방향이 조금 바뀌고 또 수축하면서 한반도 부근으로 올라오고, 9월엔 고기압이 일본 부근으로 수축해 태풍도 주로 일본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중심이 예년보다 북쪽으로 또 서쪽으로 확장해 태풍 볼라벤이 다소 이례적으로 8월 하순에 서해상으로 북상했는데요, 이제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씩 수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제 벌써 태풍이 세개째 올라왔는데, 앞으로도 태풍이 올라오나요? <답변> 네, 올 들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모두 3개인데요, 최근 30여 년 동안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1년에 평균 3.1개였습니다. 올해는 이미 예년 평균치 만큼 태풍의 영향을 받은 셈입니다, 태풍은 9월에도 보통 1개 정도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음달에도 1개의 태풍이 더 북상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는데, 좀 전에 화면으로 보셨던 것처럼 다음달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지금보다 더 수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태풍은 지금보다는 동쪽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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