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본 시리즈 DNA 잃은 ‘본 레거시’

입력 2012.08.3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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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액션 영화 ’본 아이덴티티’(2002)가 2000년대 전 세계 액션 영화 장르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액션 장르가 점점 크고 시끄러운 폭발과 충돌 장면, 화려한 시각효과에 의지해 관객을 질리게 할 무렵 ’본 아이덴티티’는 혜성같이 나타나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액션 영화를 보여줬다.



영리하고 똑똑하면서도 완전한 자기 방어 능력을 갖춘 첩보원 ’제이슨 본’ 캐릭터는 맷 데이먼이란 배우가 가진 본연의 매력과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키며 전 세계의 수많은 영화 팬들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기억을 잃고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결핍된 영혼의 소유자 제이슨 본이 펼치는 드라마는 맨몸으로 펼치는 아슬아슬한 액션의 스릴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인장을 남겼다.



’본 아이덴티티’의 대성공 이후 ’본 슈프리머시’(2004), ’본 얼티메이텀’(2007)에 이르는 시리즈물이 됐고 두 작품 역시 본의 유전자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본 시리즈 마니아를 낳았다.



그래서 본 시리즈 3편을 만들었던 할리우드 스튜디오 유니버설이 속편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팬들이 갖는 기대는 컸다.



지난 5월 영화 제작진이 방한해 서울 강남에서 영화의 일부를 촬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큰 화제를 몰고온 것만 봐도 영화의 화제성을 체감할 수 있다.



주연 배우 맷 데이먼의 부재가 큰 아쉬움으로 남긴 했지만, 전편 모두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한 토니 길로이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본 레거시(Legacy; 유산)’라는 이름처럼 본 시리즈의 유전자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런 기대를 갖고 ’본 레거시’를 보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무엇보다 영리했던 첩보원이 펼치는 온갖 지능적인 전략 전술이 이 영화에서는 사라졌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제이슨 본의 암약으로 비밀 첩보조직 트레드스톤과 함께 특출난 능력으로 길러진 조직 아웃컴까지 세상에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당국은 아웃컴을 제거하려 하고 아웃컴 요원인 애론 크로스는 살해 위협 속에서 잃어버린 생체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분투한다.



최근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액션 스타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새 주인공 ’애론 크로스’는 제이슨 본에 비하면 매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다.



특수 생체 능력 조절 프로그램에 의해 최고의 전투력과 인지력을 가진 요원들의 집단으로 길러진 ’아웃컴’의 요원으로서 그는 눈부신 액션으로 적들을 제압하지만 제이슨 본처럼 인간적인 느낌은 없다. 맨몸으로 하는 액션은 비슷하지만 어쩐지 용병이나 로봇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애론 크로스가 궁지에 몰린 순간에는 그의 비극적인 과거가 드러나는가 싶더니 단편적인 장면 몇 개로 갈음돼 드라마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서울의 강남이나 파키스탄의 라카치, 필리핀 마닐라, 알래스카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지만, 액션의 무대는 알래스카와 미국, 마닐라 정도여서 단조로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강남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두세 컷에 불과하다.



’본 레거시’는 일반적인 액션 영화를 기준으로 하면 꽤 볼만한 액션영화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본 시리즈의 속편으로서는 아쉬운 범작에 머물렀다.



9월 6일 개봉. 상영시간 135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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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본 시리즈 DNA 잃은 ‘본 레거시’
    • 입력 2012-08-31 08:14:39
    연합뉴스
할리우드 액션 영화 ’본 아이덴티티’(2002)가 2000년대 전 세계 액션 영화 장르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액션 장르가 점점 크고 시끄러운 폭발과 충돌 장면, 화려한 시각효과에 의지해 관객을 질리게 할 무렵 ’본 아이덴티티’는 혜성같이 나타나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액션 영화를 보여줬다.

영리하고 똑똑하면서도 완전한 자기 방어 능력을 갖춘 첩보원 ’제이슨 본’ 캐릭터는 맷 데이먼이란 배우가 가진 본연의 매력과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키며 전 세계의 수많은 영화 팬들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기억을 잃고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결핍된 영혼의 소유자 제이슨 본이 펼치는 드라마는 맨몸으로 펼치는 아슬아슬한 액션의 스릴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인장을 남겼다.

’본 아이덴티티’의 대성공 이후 ’본 슈프리머시’(2004), ’본 얼티메이텀’(2007)에 이르는 시리즈물이 됐고 두 작품 역시 본의 유전자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본 시리즈 마니아를 낳았다.

그래서 본 시리즈 3편을 만들었던 할리우드 스튜디오 유니버설이 속편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팬들이 갖는 기대는 컸다.

지난 5월 영화 제작진이 방한해 서울 강남에서 영화의 일부를 촬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큰 화제를 몰고온 것만 봐도 영화의 화제성을 체감할 수 있다.

주연 배우 맷 데이먼의 부재가 큰 아쉬움으로 남긴 했지만, 전편 모두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한 토니 길로이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본 레거시(Legacy; 유산)’라는 이름처럼 본 시리즈의 유전자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런 기대를 갖고 ’본 레거시’를 보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무엇보다 영리했던 첩보원이 펼치는 온갖 지능적인 전략 전술이 이 영화에서는 사라졌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제이슨 본의 암약으로 비밀 첩보조직 트레드스톤과 함께 특출난 능력으로 길러진 조직 아웃컴까지 세상에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당국은 아웃컴을 제거하려 하고 아웃컴 요원인 애론 크로스는 살해 위협 속에서 잃어버린 생체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분투한다.

최근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액션 스타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새 주인공 ’애론 크로스’는 제이슨 본에 비하면 매력이 떨어지는 캐릭터다.

특수 생체 능력 조절 프로그램에 의해 최고의 전투력과 인지력을 가진 요원들의 집단으로 길러진 ’아웃컴’의 요원으로서 그는 눈부신 액션으로 적들을 제압하지만 제이슨 본처럼 인간적인 느낌은 없다. 맨몸으로 하는 액션은 비슷하지만 어쩐지 용병이나 로봇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애론 크로스가 궁지에 몰린 순간에는 그의 비극적인 과거가 드러나는가 싶더니 단편적인 장면 몇 개로 갈음돼 드라마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서울의 강남이나 파키스탄의 라카치, 필리핀 마닐라, 알래스카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지만, 액션의 무대는 알래스카와 미국, 마닐라 정도여서 단조로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강남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두세 컷에 불과하다.

’본 레거시’는 일반적인 액션 영화를 기준으로 하면 꽤 볼만한 액션영화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본 시리즈의 속편으로서는 아쉬운 범작에 머물렀다.

9월 6일 개봉. 상영시간 135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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