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강남’ 의미는?…공생 모색한다

입력 2012.09.04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녹취> "강남 이미지는? 겉으로만 보여지는 거품."



<기자 멘트>



저는 지금 강남의 중심, 이른바 강남 스타일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강남역에 나와 있습니다.



앞서 보신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 스타일’은 평소 대중이 강남에 대해 갖고 있는 허위의식을 풍자해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과연 우리 시대 ’강남’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대중문화 속에 투영된 강남의 이미지를 이민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한적한 농촌에서 아파트 촌으로 급변한 강남, 80년대 가요에서는 고독한 도시로 그려집니다.



<녹취> 유하 시 나레이션(1990) :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이다. 가는 곳마다 모델 탤런트 아닌 사람 없고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오렌지족과 야타족에서 보듯 90년대 강남은 욕망의 용광로였습니다.



그렇게 상류층만의 특권 지역으로 자리 잡은 강남.



<녹취> 건축학 : "엄마, 강남으로 이사가면 안돼?"



진입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그곳은 선망과 질시의 대상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강남은 다양한 이미지가 혼재됩니다.



대치동 학원가로 상징되는 교육 특구가 되기도 하고.



때론 룸살롱과 호스트바로 상징되는 환락과 욕망의 공간으로 동시에 엄청난 부가 집중된 ’강남공화국’이라 불렸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극과 극을 담고 있는 강남은 최근엔 웃음과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수형(문학평론가) : "거부감이나 낯섦이 많이 희석되고, 삶의 방식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결국, 대중문화 속 강남은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통상 강남은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이렇게 3개 자치구를 일컫는데요,



이 강남 3구는 우리나라의 부가 집중된 곳입니다.



강남 3구 증권사 지점에 예치된 각종 자산의 규모는 서울시 전체(240조) 자산의 40%(95조)에 이릅니다.



또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강남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강북(1,157만원)의 두 배를 넘습니다.



명문대 입학률도 강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요, 20조에 이르는 사교육 시장의 60% 이상이 강남에 집중돼 있습니다.



의료 혜택이나 복지 시설도 강남에 집중돼 있는데요, 이 때문인지 강남의 10만명 당 사망률은 강북과 비교해 최대 134명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강남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룸싸롱같은 고급 유흥업소 5백여곳이 밀집해 있는가 하면 불법 성매매의 온상으로도 지목이 되고 있습니다.



또 살인과 강도, 성폭행 같은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서울에서 강남구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경기 침체 속에서 강남권 아파트의 하락폭이 가장 커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최근 흐름에도 불구하고 강남북의 빈부 격차는 여전히 심각한데요,



강북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복지 혜택을 늘리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박대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압구정동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비탈길을 따라 주택이 늘어서 있습니다.



강남과 강북이 거리는 가깝지만, 마음은 멀기만 합니다.



<녹취> "서울 강북지역 주민 "몇이서 강남으로 밥 먹으러 갔어요. 우리를 흉을 봤나 봐요, 옷 입은 거 보고..."



이런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서 서울의료원이 지난해 강북에 문을 열었습니다.



강남에 있던 걸 중랑구로 옮긴 겁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육아와 문화 시설로 삶의 질을 높이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에 필요한 재원의 일부는 강남에서 나옵니다.



서울시는 강남 3구에서 걷은 재산세 가운데 올해 2,455억 원을 다른 지역으로 배분했습니다.



<인터뷰> 김낙준(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 "함께 잘 살자고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역격차 해소와 상실감, 패배감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낙년(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 "근로자의 경우 비정규직이 늘었고 영세 서비스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소득이 계속 정체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뒤부터입니다."



부의 집중을 방치한다면 사회 갈등도 더욱 심화돼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강남’ 의미는?…공생 모색한다
    • 입력 2012-09-04 22:01:17
    뉴스 9
<녹취> "강남 이미지는? 겉으로만 보여지는 거품."

<기자 멘트>

저는 지금 강남의 중심, 이른바 강남 스타일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강남역에 나와 있습니다.

앞서 보신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 스타일’은 평소 대중이 강남에 대해 갖고 있는 허위의식을 풍자해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과연 우리 시대 ’강남’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대중문화 속에 투영된 강남의 이미지를 이민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한적한 농촌에서 아파트 촌으로 급변한 강남, 80년대 가요에서는 고독한 도시로 그려집니다.

<녹취> 유하 시 나레이션(1990) :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이다. 가는 곳마다 모델 탤런트 아닌 사람 없고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오렌지족과 야타족에서 보듯 90년대 강남은 욕망의 용광로였습니다.

그렇게 상류층만의 특권 지역으로 자리 잡은 강남.

<녹취> 건축학 : "엄마, 강남으로 이사가면 안돼?"

진입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그곳은 선망과 질시의 대상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강남은 다양한 이미지가 혼재됩니다.

대치동 학원가로 상징되는 교육 특구가 되기도 하고.

때론 룸살롱과 호스트바로 상징되는 환락과 욕망의 공간으로 동시에 엄청난 부가 집중된 ’강남공화국’이라 불렸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극과 극을 담고 있는 강남은 최근엔 웃음과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수형(문학평론가) : "거부감이나 낯섦이 많이 희석되고, 삶의 방식으로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결국, 대중문화 속 강남은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통상 강남은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이렇게 3개 자치구를 일컫는데요,

이 강남 3구는 우리나라의 부가 집중된 곳입니다.

강남 3구 증권사 지점에 예치된 각종 자산의 규모는 서울시 전체(240조) 자산의 40%(95조)에 이릅니다.

또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강남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강북(1,157만원)의 두 배를 넘습니다.

명문대 입학률도 강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요, 20조에 이르는 사교육 시장의 60% 이상이 강남에 집중돼 있습니다.

의료 혜택이나 복지 시설도 강남에 집중돼 있는데요, 이 때문인지 강남의 10만명 당 사망률은 강북과 비교해 최대 134명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강남엔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룸싸롱같은 고급 유흥업소 5백여곳이 밀집해 있는가 하면 불법 성매매의 온상으로도 지목이 되고 있습니다.

또 살인과 강도, 성폭행 같은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서울에서 강남구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경기 침체 속에서 강남권 아파트의 하락폭이 가장 커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최근 흐름에도 불구하고 강남북의 빈부 격차는 여전히 심각한데요,

강북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복지 혜택을 늘리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박대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압구정동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비탈길을 따라 주택이 늘어서 있습니다.

강남과 강북이 거리는 가깝지만, 마음은 멀기만 합니다.

<녹취> "서울 강북지역 주민 "몇이서 강남으로 밥 먹으러 갔어요. 우리를 흉을 봤나 봐요, 옷 입은 거 보고..."

이런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서 서울의료원이 지난해 강북에 문을 열었습니다.

강남에 있던 걸 중랑구로 옮긴 겁니다.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육아와 문화 시설로 삶의 질을 높이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에 필요한 재원의 일부는 강남에서 나옵니다.

서울시는 강남 3구에서 걷은 재산세 가운데 올해 2,455억 원을 다른 지역으로 배분했습니다.

<인터뷰> 김낙준(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 "함께 잘 살자고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역격차 해소와 상실감, 패배감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낙년(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 "근로자의 경우 비정규직이 늘었고 영세 서비스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소득이 계속 정체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뒤부터입니다."

부의 집중을 방치한다면 사회 갈등도 더욱 심화돼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