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또 이런 일이…’ 친조카 7년간 성폭행

입력 2012.09.05 (09:02) 수정 2012.09.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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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날마다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말 어디까지 가야하나 싶습니다.

이번엔 어린 조카를 오랫동안 성폭행해온 혐의로 큰아버지가 붙잡혔습니다.

김기흥 기자, 가족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기자 멘트>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할 가족마저 이제는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는데요.

인면수심의 큰 아버지는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신의 친 조카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습니다.

더욱이 피해자가 처음 성폭행을 당한 시기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인륜을 저버린 '조카 성폭행 사건'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경기도의 한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어린 조카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큰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인데요.

마을주민들은 물론, 피해자의 가족들 모두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가족 (음성변조) :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어요."

현재 피의자인 58살 정씨는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상황.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조카가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집에서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큰아버지가 (피해자와) 2005년부터 같이 살았는데 2005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성폭행을 당한 겁니다."

피해자 정양의 부모가 이혼한 건 지난 2004년.

그로부터 1년 후, 이혼한 아버지와 오빠들과 함께 살던 집에 피의자인 큰아버지 정씨가 들어와 함께 생활해 왔다는데요.

정양의 말에 따르면, 지난 7년 간 큰아버지 정씨가 가족들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정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것.

당시 정양은 불과 초등학교 3학년, 만으로 9살이었습니다.

가족들과 이웃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정양의 친오빠가 신고할 때까지 까맣게 몰랐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피해자의) 오빠가 군대를 가서 동생이 성폭행 당한 거 같다고 중대장한테 면담을 신청한 거예요. 확인 한번 해달라고. 그래서 보호기관에서 피해자를 만나서 물어보니 맞다고 하니까 경찰에 신고해서 이렇게 처리가 되게 된 거예요."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아온 정양. 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것일까.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아버지가 알면 혼날까봐 두려웠었고 가족 간에 서로 마찰이 생기는 걸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2달 전에 정양이 아이까지 낳았다는 겁니다.

정양은 현재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다는데요.

경찰은 친자확인 검사를 요청한 상황.

하지만 정양의 임신 사실 역시, 가족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출산) 며칠 전에 아버지가 알았대요. 진찰을 받아보니까 임신했다는 거죠. 그때까지도 아버지는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왜 다른 가족들은 피해자 정양의 목소리에 조금 더 일찍 귀 기울이지 못했을까.

<녹취> 피해자 가족 (음성변조) : "우리는 모르죠. 우리는 그 집하고 왕래를 안 했기 때문에 뭐 어떻게 살았고 이런 걸 몰라요. 전화를 한 적이 없었어요. 왕래가 있었으면 이 지경까지 갔겠어요? 근데 몰랐으니까 이랬죠."

피의자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순순히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피해자가 큰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이런 사실이 맞느냐고 (피의자에게) 물어보면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 그대로 기록해줘라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합니다.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 부인을 안 해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인면수심 성범죄. 특히 친족 간의 성범죄는 4년 새 무려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친족이라든지 이웃이라든지 친밀한 관계의 믿음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보다 더 수월하게 피해자를 물색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조카라든지 그 동네에서 잘 알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는 거죠."

그런만큼 전문가들은 가중처벌 등의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실 친인척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밖으로 노출되기가 어렵습니다. 피해자들이 잘 알고 있는 친척어른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을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기가 힘든 거죠. 이런 경우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야 할 가족마저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안타까운 현실.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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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또 이런 일이…’ 친조카 7년간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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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날마다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말 어디까지 가야하나 싶습니다. 이번엔 어린 조카를 오랫동안 성폭행해온 혐의로 큰아버지가 붙잡혔습니다. 김기흥 기자, 가족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기자 멘트>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할 가족마저 이제는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는데요. 인면수심의 큰 아버지는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신의 친 조카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습니다. 더욱이 피해자가 처음 성폭행을 당한 시기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인륜을 저버린 '조카 성폭행 사건'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경기도의 한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어린 조카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큰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인데요. 마을주민들은 물론, 피해자의 가족들 모두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가족 (음성변조) :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어요." 현재 피의자인 58살 정씨는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상황.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조카가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집에서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큰아버지가 (피해자와) 2005년부터 같이 살았는데 2005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성폭행을 당한 겁니다." 피해자 정양의 부모가 이혼한 건 지난 2004년. 그로부터 1년 후, 이혼한 아버지와 오빠들과 함께 살던 집에 피의자인 큰아버지 정씨가 들어와 함께 생활해 왔다는데요. 정양의 말에 따르면, 지난 7년 간 큰아버지 정씨가 가족들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정양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것. 당시 정양은 불과 초등학교 3학년, 만으로 9살이었습니다. 가족들과 이웃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정양의 친오빠가 신고할 때까지 까맣게 몰랐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피해자의) 오빠가 군대를 가서 동생이 성폭행 당한 거 같다고 중대장한테 면담을 신청한 거예요. 확인 한번 해달라고. 그래서 보호기관에서 피해자를 만나서 물어보니 맞다고 하니까 경찰에 신고해서 이렇게 처리가 되게 된 거예요."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아온 정양. 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것일까.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아버지가 알면 혼날까봐 두려웠었고 가족 간에 서로 마찰이 생기는 걸 (피해자가) 원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2달 전에 정양이 아이까지 낳았다는 겁니다. 정양은 현재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다는데요. 경찰은 친자확인 검사를 요청한 상황. 하지만 정양의 임신 사실 역시, 가족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출산) 며칠 전에 아버지가 알았대요. 진찰을 받아보니까 임신했다는 거죠. 그때까지도 아버지는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왜 다른 가족들은 피해자 정양의 목소리에 조금 더 일찍 귀 기울이지 못했을까. <녹취> 피해자 가족 (음성변조) : "우리는 모르죠. 우리는 그 집하고 왕래를 안 했기 때문에 뭐 어떻게 살았고 이런 걸 몰라요. 전화를 한 적이 없었어요. 왕래가 있었으면 이 지경까지 갔겠어요? 근데 몰랐으니까 이랬죠." 피의자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순순히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피해자가 큰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이런 사실이 맞느냐고 (피의자에게) 물어보면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 그대로 기록해줘라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합니다.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 부인을 안 해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인면수심 성범죄. 특히 친족 간의 성범죄는 4년 새 무려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친족이라든지 이웃이라든지 친밀한 관계의 믿음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보다 더 수월하게 피해자를 물색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조카라든지 그 동네에서 잘 알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는 거죠." 그런만큼 전문가들은 가중처벌 등의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실 친인척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밖으로 노출되기가 어렵습니다. 피해자들이 잘 알고 있는 친척어른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을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기가 힘든 거죠. 이런 경우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야 할 가족마저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안타까운 현실.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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