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대박난’ 기업들의 성공 비결은?

입력 2012.09.17 (07:16) 수정 2012.09.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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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국내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중국 진출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이재현 CJ 회장이 해외 경영전략회의에서 "중국 진출 17년 성과가 뭐냐"며 경영진을 질책한 것이나 이마트가 영업이 부진한 중국 매장 11곳을 철수하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 역시 중국사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후발주자로서 약점, 중국과 문화적 차이, 상품기획력 미흡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런 속에서도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소비재 기업으로 오리온과 이랜드, 락앤락 3개사를 이구동성으로 꼽고 있다.



이중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70%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11년 한해동안 중국내 초코파이 매출은 1천200억원으로, 6억개 이상 판매됐다.



주방 밀폐용기로 유명한 락앤락은 지난해 중국내 매출이 2010년보다 277% 증가해 수급부족 현상을 낳을 정도였다.



이랜드는 유럽 브랜드의 인수를 통해 작년말 현재 5천200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1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6천400개 매장에 2조1천억원의 매출이 목표다.



이들은 하나같이 발군의 제품력을 기반으로 현지화와 영업망에 오랜 세월 공을 들여온 것을 성공 비결로 얘기하고 있다.



◇ 중국 소비자를 이해하라 = 오리온이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중국인들은 잘 모른다. 그만큼 오리온은 중국시장에서 친숙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한국인에게 각별한 느낌이 있는 `정(情)'을 마케팅의 모티브로 삼은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을 내세워 포장지에 새겨넣었다. 오리온의 이름을 하오리여우(好麗友·좋은 친구)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리온은 철저한 현지화와 강한 브랜드를 앞세운 '수도거성(水到渠成·물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도랑이 생긴다)'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파고들었다.



초코파이 해외진출 초기인 1995년 중국 남부 지역에 판매된 초코파이가 유난히 더운 날씨로 녹아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오리온은 그해 9월 고심 끝에 매장의 초코파이 10만개 전량을 수거해 소각했다. 소비자와 도매상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은 물론 포장지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등 품질 강화의 계기로 삼았다고 오리온은 전했다.



이랜드 역시 중국 사업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현지화와 길게 내다보고 기본에 투자한 것을 꼽는다.



이랜드 관계자는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덤볐다면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라며 "중국은 지역마다 색깔이 확연한 만큼 어느 곳보다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요구되는 시장이라고 판단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선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랜드 중국사업부를 맡고 있는 최종양 사장은 부임 전 중국관련 서적 100권을 독파하고 부임 후에는 버스와 기차로 6개월간 중국전역을 순회했다. 이후 전직원에 파급된 꼼꼼한 현장조사 업무는 불확실성이 많은 중국에서 이랜드가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데 큰 몫을 했다.



"책상 앞에 앉아 화려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CEO들이 직접 현장으로 뛰쳐나가 무엇이 문제인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일일이 점검하고 실행하라"는 이재현 CJ 회장의 지적도 이같은 현지화 실천과 맥을 같이한다.



이랜드가 중국 주재원에 대해선 3년이나 5년간 순환 보직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민에 준해 아예 중국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근무하도록 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락앤락은 `현지화'라는 기업적 용어 대신 `중국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안병국 중국총괄 사장은 "락앤락의 중국법인은 현재 완벽한 중국화를 표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중국 사회에 완전히 융화될 정도의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지난한 유통망·영업망 다지기 = 락앤락의 중국사업이 회사 전체매출의 44.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은 수년간 현지에서 다져온 영업망과 홍보·마케팅 노하우에서 기인한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락앤락은 22개 도시에 지사, 3개 도시에 공장을 차리고 거점별 망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는 중국내 100여개의 직영매장을 비롯해 백화점과 할인점, TV홈쇼핑 등 7천여개에 이르는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브랜드 인지도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락앤락은 지난해 RI리서치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설문조사 결과 밀폐용기 부문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하이에선 99%의 브랜드 인지율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5년 연속 나이키, 필립스와 함께 상하이 인기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정부가 내륙지방 개발에 나서자 락앤락은 현재 상하이, 베이징 등 1선 도시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현재의 영업망을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2~3선 도시까지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옌지(延吉)에 프랜차이즈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9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중국 내 신용인프라 및 물류시스템이 발전해 감에 따라 온라인과 홈쇼핑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온라인과 홈쇼핑 채널에서의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집중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이랜드의 중국 매장은 100% 직영체제다.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 입점 원칙을 중국진출 이후 내내 고수해 오고 있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초기 2~3년 단위로 매장 리뉴얼을 계속하면서도 무리하게 점포수를 늘려나가는 것을 경계했다.



장기 비전을 보면서 인내의 시간을 보냈던 이랜드의 선택은 브랜드 가치와 백화점 유통망 확보라는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맞아떨어졌다.



1996년 이랜드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2000년대부터 연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과 글로벌 패션기업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랜드 패션사업은 2010년에 국내 패션·유통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세계경기의 장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 모멘텀이 큰 시장"이라며 "올 하반기 진출이 확정된 외식사업을 비롯해 유통·레저사업의 중국 진출로 패션사업의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은 진정성 있게 = 세 기업 모두 중국내에서 `착한 기업'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놓았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외 기업들은 중국을 단지 거대 소비시장을 볼 뿐 중국인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중국인의 반감 역시 상당하다는 점을 이들 세 기업은 간파했다.



락앤락은 상하이시 충밍다오의 소학교와 자매결연해 교육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있고 2005년부터는 매년 중국 아동절(6월1일)에는 전 직영점의 당일 판매금액 전액을 상하이시 희망공정재단에 기부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에는 락앤락 중국법인 주재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활동에 나서자 중국 언론이 이같은 감동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헌혈활동은 락앤락 중국법인의 연례행사가 됐다.



이랜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중에는 처음으로 2년 연속 중화자선상(中華慈善賞)을 수상했다. 저소득층 고교생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빈곤지역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진행중이고 나환자촌 직원자원 봉사, 장애인 의족사업, 백혈병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랜드 중국 사업부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익의 10% 사회환원' 방침을 실현하고 있다.



중국의 컨설팅기업 호라이즌 키(Horizon Key)가 중국내 1천93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응답자의 56.6%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제품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응답자의 74.4%는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사회공헌활동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 "중국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며 "넓은 영토에 다양한 민족과 소비계층이 함께 존재하고 있어 식품의 경우에도 음식에 대한 기호, 성향 등이 지역별로 다르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통해 거둔 성공은 이후 오리온의 다른 제품으로도 파급됐다.



작년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이 거둔 7천32억원의 매출에서 초코파이의 비중은 32%에 불과하다. 예감, 스윙칩 등 스낵류와 껌, 비스킷도 꾸준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국내 식품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회사에 로열티가 있는 중국 전문가를 찾아내고 육성한 다음 가장 자신있는 제품이나 브랜드로 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시장을 선정해 그곳에서 제품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최단기간 내에 찾아 성공케이스를 만들어 낸 후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넓은 대륙국가이면서도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오리온은 역설했다.

그간의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각 기업들도 중국시장에 대한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최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중국을 제2의 (주유소)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며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롯데백화점은 100% 단독 출자한 톈진 2호점을 내면서 "중국 사업 4년의 노하우를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은 지난 몇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포기하기에는 우리에겐 너무 가깝고 거대한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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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9-17 07:16:22
    • 수정2012-09-17 17:09:16
    연합뉴스
중국이 국내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중국 진출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이재현 CJ 회장이 해외 경영전략회의에서 "중국 진출 17년 성과가 뭐냐"며 경영진을 질책한 것이나 이마트가 영업이 부진한 중국 매장 11곳을 철수하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 역시 중국사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후발주자로서 약점, 중국과 문화적 차이, 상품기획력 미흡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런 속에서도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소비재 기업으로 오리온과 이랜드, 락앤락 3개사를 이구동성으로 꼽고 있다.

이중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70%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11년 한해동안 중국내 초코파이 매출은 1천200억원으로, 6억개 이상 판매됐다.

주방 밀폐용기로 유명한 락앤락은 지난해 중국내 매출이 2010년보다 277% 증가해 수급부족 현상을 낳을 정도였다.

이랜드는 유럽 브랜드의 인수를 통해 작년말 현재 5천200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1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6천400개 매장에 2조1천억원의 매출이 목표다.

이들은 하나같이 발군의 제품력을 기반으로 현지화와 영업망에 오랜 세월 공을 들여온 것을 성공 비결로 얘기하고 있다.

◇ 중국 소비자를 이해하라 = 오리온이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중국인들은 잘 모른다. 그만큼 오리온은 중국시장에서 친숙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한국인에게 각별한 느낌이 있는 `정(情)'을 마케팅의 모티브로 삼은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을 내세워 포장지에 새겨넣었다. 오리온의 이름을 하오리여우(好麗友·좋은 친구)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리온은 철저한 현지화와 강한 브랜드를 앞세운 '수도거성(水到渠成·물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도랑이 생긴다)'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파고들었다.

초코파이 해외진출 초기인 1995년 중국 남부 지역에 판매된 초코파이가 유난히 더운 날씨로 녹아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오리온은 그해 9월 고심 끝에 매장의 초코파이 10만개 전량을 수거해 소각했다. 소비자와 도매상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은 물론 포장지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등 품질 강화의 계기로 삼았다고 오리온은 전했다.

이랜드 역시 중국 사업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현지화와 길게 내다보고 기본에 투자한 것을 꼽는다.

이랜드 관계자는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덤볐다면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라며 "중국은 지역마다 색깔이 확연한 만큼 어느 곳보다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요구되는 시장이라고 판단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선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랜드 중국사업부를 맡고 있는 최종양 사장은 부임 전 중국관련 서적 100권을 독파하고 부임 후에는 버스와 기차로 6개월간 중국전역을 순회했다. 이후 전직원에 파급된 꼼꼼한 현장조사 업무는 불확실성이 많은 중국에서 이랜드가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데 큰 몫을 했다.

"책상 앞에 앉아 화려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CEO들이 직접 현장으로 뛰쳐나가 무엇이 문제인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일일이 점검하고 실행하라"는 이재현 CJ 회장의 지적도 이같은 현지화 실천과 맥을 같이한다.

이랜드가 중국 주재원에 대해선 3년이나 5년간 순환 보직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민에 준해 아예 중국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근무하도록 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락앤락은 `현지화'라는 기업적 용어 대신 `중국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안병국 중국총괄 사장은 "락앤락의 중국법인은 현재 완벽한 중국화를 표방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중국 사회에 완전히 융화될 정도의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지난한 유통망·영업망 다지기 = 락앤락의 중국사업이 회사 전체매출의 44.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은 수년간 현지에서 다져온 영업망과 홍보·마케팅 노하우에서 기인한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락앤락은 22개 도시에 지사, 3개 도시에 공장을 차리고 거점별 망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는 중국내 100여개의 직영매장을 비롯해 백화점과 할인점, TV홈쇼핑 등 7천여개에 이르는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지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브랜드 인지도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락앤락은 지난해 RI리서치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설문조사 결과 밀폐용기 부문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하이에선 99%의 브랜드 인지율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5년 연속 나이키, 필립스와 함께 상하이 인기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정부가 내륙지방 개발에 나서자 락앤락은 현재 상하이, 베이징 등 1선 도시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현재의 영업망을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2~3선 도시까지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옌지(延吉)에 프랜차이즈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9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중국 내 신용인프라 및 물류시스템이 발전해 감에 따라 온라인과 홈쇼핑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온라인과 홈쇼핑 채널에서의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집중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이랜드의 중국 매장은 100% 직영체제다.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 입점 원칙을 중국진출 이후 내내 고수해 오고 있다.

자금이 넉넉지 않은 초기 2~3년 단위로 매장 리뉴얼을 계속하면서도 무리하게 점포수를 늘려나가는 것을 경계했다.

장기 비전을 보면서 인내의 시간을 보냈던 이랜드의 선택은 브랜드 가치와 백화점 유통망 확보라는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맞아떨어졌다.

1996년 이랜드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2000년대부터 연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과 글로벌 패션기업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랜드 패션사업은 2010년에 국내 패션·유통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세계경기의 장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장 모멘텀이 큰 시장"이라며 "올 하반기 진출이 확정된 외식사업을 비롯해 유통·레저사업의 중국 진출로 패션사업의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은 진정성 있게 = 세 기업 모두 중국내에서 `착한 기업'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놓았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외 기업들은 중국을 단지 거대 소비시장을 볼 뿐 중국인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중국인의 반감 역시 상당하다는 점을 이들 세 기업은 간파했다.

락앤락은 상하이시 충밍다오의 소학교와 자매결연해 교육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있고 2005년부터는 매년 중국 아동절(6월1일)에는 전 직영점의 당일 판매금액 전액을 상하이시 희망공정재단에 기부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에는 락앤락 중국법인 주재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활동에 나서자 중국 언론이 이같은 감동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헌혈활동은 락앤락 중국법인의 연례행사가 됐다.

이랜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중에는 처음으로 2년 연속 중화자선상(中華慈善賞)을 수상했다. 저소득층 고교생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빈곤지역 인재양성 프로젝트를 진행중이고 나환자촌 직원자원 봉사, 장애인 의족사업, 백혈병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랜드 중국 사업부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익의 10% 사회환원' 방침을 실현하고 있다.

중국의 컨설팅기업 호라이즌 키(Horizon Key)가 중국내 1천93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응답자의 56.6%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제품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응답자의 74.4%는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사회공헌활동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 "중국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며 "넓은 영토에 다양한 민족과 소비계층이 함께 존재하고 있어 식품의 경우에도 음식에 대한 기호, 성향 등이 지역별로 다르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통해 거둔 성공은 이후 오리온의 다른 제품으로도 파급됐다.

작년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이 거둔 7천32억원의 매출에서 초코파이의 비중은 32%에 불과하다. 예감, 스윙칩 등 스낵류와 껌, 비스킷도 꾸준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국내 식품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회사에 로열티가 있는 중국 전문가를 찾아내고 육성한 다음 가장 자신있는 제품이나 브랜드로 들어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시장을 선정해 그곳에서 제품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최단기간 내에 찾아 성공케이스를 만들어 낸 후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넓은 대륙국가이면서도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오리온은 역설했다.
그간의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각 기업들도 중국시장에 대한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최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중국을 제2의 (주유소)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며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롯데백화점은 100% 단독 출자한 톈진 2호점을 내면서 "중국 사업 4년의 노하우를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은 지난 몇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포기하기에는 우리에겐 너무 가깝고 거대한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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