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 어미, 새끼 위해 장수”

입력 2012.09.17 (1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범고래 암컷들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새끼를 낳지만 출산이 끝나고서도 50년이나 더 사는데 이는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영국 엑서터 대학 과학자들은 범고래 암컷들이 번식기가 지나고서도 이처럼 오래 사는 이유를 밝히려고 장기간 기록을 추적한 결과 어미가 오래 살아야 성년이 된 아들들이 번식기까지 생존하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동물이 폐경기가 지나고 나서도 오랫동안 더 사는 현상은 자연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면서 범고래는 자연계에서 사람 다음으로 폐경기 이후 수명이 긴 동물이라 특별한 관심 대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동물은 성년기가 되면 독자적으로 생존하지만 침팬지와 코끼리 등 일부 종에서는 암컷들이 성년이 된 아들을 돌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고래의 경우 아들들은 절대로 어미를 떠나지 않고 단일 집단을 유지하는데 과학자들은 "이처럼 밀접한 관계를 통해 늙은 어미는 다 큰 자식이 생존해 번식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오래 사는 것은 범고래 어미들에게는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범고래 수컷들이 짝짓기하면 새끼들은 다른 집단에서 생활하게 되지만 암컷들의 새끼는 어미와 같은 집단에 머무르기 때문에 유전자 전달 기회가 제한되고 먹이를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어미들은 추가 부담이 별로 없이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할 최상의 기회를 얻으려고 "아들에게 노력을 집중해야만 할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들은 이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36년에 걸쳐 작성된 범고래 기록을 분석, 미국과 캐나다 연안에 서식하는 범고래 500여 마리의 출산과 사망 패턴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범고래의 연령대별 생존 확률을 계산하고 다시 어미와 함께 지내는 성년기 범고래와 그렇지 않은 범고래의 생존 확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30살이 넘은 수컷 범고래의 경우 어미가 죽으면 다음 1년 안에 자신이 죽을 확률이 1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30살 넘은 암컷 범고래의 경우엔 이런 비율이 3배에 그쳤고 30세 미만의 경우에도 이런 비율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는 일부 종들이 번식기 이후에도 오랫동안 생존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획기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어미들이 성년기의 아들들을 어떻게 돌보는지, 어떻게 아들들의 생존 확률을 높이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어미들이 성년기 아들의 먹이 찾기를 돕거나 적극적인 상호작용에 뒷받침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일회성 관찰들은 있었다"고 밝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범고래 어미, 새끼 위해 장수”
    • 입력 2012-09-17 11:00:05
    연합뉴스
범고래 암컷들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새끼를 낳지만 출산이 끝나고서도 50년이나 더 사는데 이는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영국 엑서터 대학 과학자들은 범고래 암컷들이 번식기가 지나고서도 이처럼 오래 사는 이유를 밝히려고 장기간 기록을 추적한 결과 어미가 오래 살아야 성년이 된 아들들이 번식기까지 생존하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동물이 폐경기가 지나고 나서도 오랫동안 더 사는 현상은 자연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면서 범고래는 자연계에서 사람 다음으로 폐경기 이후 수명이 긴 동물이라 특별한 관심 대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동물은 성년기가 되면 독자적으로 생존하지만 침팬지와 코끼리 등 일부 종에서는 암컷들이 성년이 된 아들을 돌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고래의 경우 아들들은 절대로 어미를 떠나지 않고 단일 집단을 유지하는데 과학자들은 "이처럼 밀접한 관계를 통해 늙은 어미는 다 큰 자식이 생존해 번식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오래 사는 것은 범고래 어미들에게는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범고래 수컷들이 짝짓기하면 새끼들은 다른 집단에서 생활하게 되지만 암컷들의 새끼는 어미와 같은 집단에 머무르기 때문에 유전자 전달 기회가 제한되고 먹이를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어미들은 추가 부담이 별로 없이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할 최상의 기회를 얻으려고 "아들에게 노력을 집중해야만 할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들은 이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36년에 걸쳐 작성된 범고래 기록을 분석, 미국과 캐나다 연안에 서식하는 범고래 500여 마리의 출산과 사망 패턴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범고래의 연령대별 생존 확률을 계산하고 다시 어미와 함께 지내는 성년기 범고래와 그렇지 않은 범고래의 생존 확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30살이 넘은 수컷 범고래의 경우 어미가 죽으면 다음 1년 안에 자신이 죽을 확률이 1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30살 넘은 암컷 범고래의 경우엔 이런 비율이 3배에 그쳤고 30세 미만의 경우에도 이런 비율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는 일부 종들이 번식기 이후에도 오랫동안 생존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획기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어미들이 성년기의 아들들을 어떻게 돌보는지, 어떻게 아들들의 생존 확률을 높이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어미들이 성년기 아들의 먹이 찾기를 돕거나 적극적인 상호작용에 뒷받침을 제공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일회성 관찰들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