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묶인 가로수, 강풍에 취약

입력 2012.09.18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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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태풍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나무들 불안하게 지켜보셨을 텐데요,

나무를 심을 때 뿌리를 묶은 폐타이어 소재 고무끈을 그대로 함께 묻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양 오염도 우려되지만 뿌리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고사는 물론 강풍에 뽑힐 위험이 큽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잎이 노랗게 말라가고 솔방울도 빈약하다 못해 겨우 붙어있는 소나무, 밑둥을 살펴보니 검은색 고무끈이 줄지어 나옵니다.

심어진지 얼마 안 되는 이 가로수들중엔 이미 죽은 것도 있습니다.

역시 고무끈과 철사로 뿌리 부분이 칭칭 감겨 있습니다.

나무를 옮길때 사용한 철사와 고무끈을 그대로 묻은건데 건설교통부가 승인한 시방서에는 썩지 않는 이같은 물질을 제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무끈이 뿌리를 감싸면 이처럼 뿌리가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뿌리가 약할수록 강풍에 쓰러질 위험도 커지는데. 실제로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때는 인근 지역에서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종구(조경기사) : "굵은 뿌리가 쭉쭉 나가야 되는데 그렇게 쭉쭉 못 뻗어나갔을 때는 넘어가기도 많이 하고 새뿌리가 뻗어나가야 되는데 고무바에 막혀서 제대로 뻗어나가지를 못해요."

폐타이어 소재 고무끈이 초래하는 토양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 때문에 일부 업체는 뿌리 생장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땅에서 썩는 천연 소재로 뿌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동혁(조경업체 현장소장) : "땅에 들어가면 한 6개월 정도 지나면 이게 다 썩어서 없어집니다. 나무 생육에 지장을 주지 않죠."

몇몇 지자체도 썩는 고무끈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데다 가격마저 비싸 대중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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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묶인 가로수, 강풍에 취약
    • 입력 2012-09-18 07:07:48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이번 태풍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나무들 불안하게 지켜보셨을 텐데요, 나무를 심을 때 뿌리를 묶은 폐타이어 소재 고무끈을 그대로 함께 묻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양 오염도 우려되지만 뿌리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고사는 물론 강풍에 뽑힐 위험이 큽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잎이 노랗게 말라가고 솔방울도 빈약하다 못해 겨우 붙어있는 소나무, 밑둥을 살펴보니 검은색 고무끈이 줄지어 나옵니다. 심어진지 얼마 안 되는 이 가로수들중엔 이미 죽은 것도 있습니다. 역시 고무끈과 철사로 뿌리 부분이 칭칭 감겨 있습니다. 나무를 옮길때 사용한 철사와 고무끈을 그대로 묻은건데 건설교통부가 승인한 시방서에는 썩지 않는 이같은 물질을 제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무끈이 뿌리를 감싸면 이처럼 뿌리가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뿌리가 약할수록 강풍에 쓰러질 위험도 커지는데. 실제로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때는 인근 지역에서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종구(조경기사) : "굵은 뿌리가 쭉쭉 나가야 되는데 그렇게 쭉쭉 못 뻗어나갔을 때는 넘어가기도 많이 하고 새뿌리가 뻗어나가야 되는데 고무바에 막혀서 제대로 뻗어나가지를 못해요." 폐타이어 소재 고무끈이 초래하는 토양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 때문에 일부 업체는 뿌리 생장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땅에서 썩는 천연 소재로 뿌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동혁(조경업체 현장소장) : "땅에 들어가면 한 6개월 정도 지나면 이게 다 썩어서 없어집니다. 나무 생육에 지장을 주지 않죠." 몇몇 지자체도 썩는 고무끈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데다 가격마저 비싸 대중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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