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신종 마약 확산…최소 30만 ‘중독’ 추정

입력 2012.09.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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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한 연예인이 이른바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해 구속됐습니다.



필로폰과 같은 전통적인 마약 대신, 이 같은 신종 약물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는 35kg에, 620억 원어치, 마약류 사범은 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각종 중독성 약물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백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이처럼 심각한 약물 중독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정다원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병원 진료실에 30대 여성이 몰래 들어오더니, `수면유도제’로 사용하는 약물을 훔쳐 달아납니다.



지난해 마약류로 지정된 `프로포폴’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 여성은 성형수술을 하면서 이 약물에 중독돼 가산을 탕진했고, 급기야 병원에서 훔쳐가며 맞아왔습니다.



<인터뷰> 이00(음성변조) : "마약류 지정되기 전부터 해서 3년을 넘게 5억에서 6억 원 정도 썼어요."



신종 마약류는 `프로포폴’ 외에도 `합성대마’와 `졸피뎀’ 등 수십 종이 넘습니다.



이러한 중독성 약물은 회사원과 주부, 심지어 학생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흥희(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력계장) : "청소년들을 상대로, 호기심에 약한 청소년들한테 "이 마약을 하면 좋다, 재미가 있다, 흥분된다"라고 해서..."



특히, 이러한 마약류 의약품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를 입력하면 약을 판다는 광고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옵니다.



국제택배 등을 통해 1주일 안에 물건을 보내 준다며 손님을 모읍니다.



<녹취> 박모 씨(25년간 마약 투약/음성변조) : "택배 상으로 과자라든가 케익이라든가 쿠키라든가...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쿠키이고 과자이지만 그 안에 엄청난 (양의) 마약이 들어가 있어요."



지난해 세관에 적발된 신종 마약류는 모두 67건,



지난 2010년보다 131%나 늘었습니다.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위태로울 정도로 신종 마약류가 무방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보시다시피 마약 등 중독성 약물은 이제 우리 주변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강력한 단속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뭘까요,



곽선정 기자가 비쥬얼 스튜디오에서 설명합니다.



<리포트>



최근 마약 등 약물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정작 정부 차원에서는 단 한 번도 실태 조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사법당국에 적발된 건수를 보면, 해마다 만 명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적발된 마약 사범의 30배, 최저 30만 명이 마약류 중독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일반 약물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약물 중독 증가세는 청소년들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만 천2백여 건, 5년 만에 무려 5배나 크게 늘었습니다.



이렇게 마약성 약물에 쉽게 중독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지금 보시는 것은 우리 뇌의 모습입니다.



마약성 약물을 복용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데요.



이 물질이 뇌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쾌감이 떨어지고 나면 쾌감에 익숙해진 뇌는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고 다시 강력한 약물을 찾게 됩니다.



결국, 약물 중독은 단순히 나쁜 습관이나 범죄가 아니라 일종의 ’뇌질환’인 건데요.



그럼, 이 같은 약물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요.



우리나라의 약물 중독 치료와 재활 실태를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물을 끊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강 모씨,



청소와 산책, 명상으로 이어지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사회 복귀를 준비합니다.



강 씨에게 직접 상담을 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또 다른 재활 치료자.



<인터뷰> 강00(약물 중독 재활자/음성변조) : "약했던 얘기를 들으면 자세히 알 수 있는 그런 것도 좋고 하지 말아야지 그런 앞으로 각오나..."



약물 재활 치료자가 직접 운영하는 이 재활 센터는 지난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중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고민과 의견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녹취> 중독 재활자(음성변조) : "정신 건강하고 육체적인 건강,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 4곳뿐입니다.



또, 마약성 약물 치료기관은 19곳,



병상 수는 300여 개에 지난해 입원 환자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 81명에 불과했습니다.



재활 교육을 받아도 전체 시간은 40여 시간,



1년씩 장기간 교육하는 미국 등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적습니다.



<인터뷰> 조성남(을지대 중독연구소장) :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중간 처우 시설 같은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게 태부족입니다."



심지어, 국내 중독성 약물류 치료 예산은 1억 3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우리 사회가 약물중독 치료에 손을 놓으면서 99%의 중독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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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신종 마약 확산…최소 30만 ‘중독’ 추정
    • 입력 2012-09-18 22:02:53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한 연예인이 이른바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해 구속됐습니다.

필로폰과 같은 전통적인 마약 대신, 이 같은 신종 약물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는 35kg에, 620억 원어치, 마약류 사범은 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각종 중독성 약물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은 백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이처럼 심각한 약물 중독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정다원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병원 진료실에 30대 여성이 몰래 들어오더니, `수면유도제’로 사용하는 약물을 훔쳐 달아납니다.

지난해 마약류로 지정된 `프로포폴’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 여성은 성형수술을 하면서 이 약물에 중독돼 가산을 탕진했고, 급기야 병원에서 훔쳐가며 맞아왔습니다.

<인터뷰> 이00(음성변조) : "마약류 지정되기 전부터 해서 3년을 넘게 5억에서 6억 원 정도 썼어요."

신종 마약류는 `프로포폴’ 외에도 `합성대마’와 `졸피뎀’ 등 수십 종이 넘습니다.

이러한 중독성 약물은 회사원과 주부, 심지어 학생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흥희(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력계장) : "청소년들을 상대로, 호기심에 약한 청소년들한테 "이 마약을 하면 좋다, 재미가 있다, 흥분된다"라고 해서..."

특히, 이러한 마약류 의약품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를 입력하면 약을 판다는 광고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옵니다.

국제택배 등을 통해 1주일 안에 물건을 보내 준다며 손님을 모읍니다.

<녹취> 박모 씨(25년간 마약 투약/음성변조) : "택배 상으로 과자라든가 케익이라든가 쿠키라든가...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쿠키이고 과자이지만 그 안에 엄청난 (양의) 마약이 들어가 있어요."

지난해 세관에 적발된 신종 마약류는 모두 67건,

지난 2010년보다 131%나 늘었습니다.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위태로울 정도로 신종 마약류가 무방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보시다시피 마약 등 중독성 약물은 이제 우리 주변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강력한 단속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뭘까요,

곽선정 기자가 비쥬얼 스튜디오에서 설명합니다.

<리포트>

최근 마약 등 약물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정작 정부 차원에서는 단 한 번도 실태 조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사법당국에 적발된 건수를 보면, 해마다 만 명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적발된 마약 사범의 30배, 최저 30만 명이 마약류 중독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일반 약물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약물 중독 증가세는 청소년들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만 천2백여 건, 5년 만에 무려 5배나 크게 늘었습니다.

이렇게 마약성 약물에 쉽게 중독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지금 보시는 것은 우리 뇌의 모습입니다.

마약성 약물을 복용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데요.

이 물질이 뇌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쾌감이 떨어지고 나면 쾌감에 익숙해진 뇌는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고 다시 강력한 약물을 찾게 됩니다.

결국, 약물 중독은 단순히 나쁜 습관이나 범죄가 아니라 일종의 ’뇌질환’인 건데요.

그럼, 이 같은 약물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요.

우리나라의 약물 중독 치료와 재활 실태를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약물을 끊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강 모씨,

청소와 산책, 명상으로 이어지는 일상을 반복하면서 사회 복귀를 준비합니다.

강 씨에게 직접 상담을 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또 다른 재활 치료자.

<인터뷰> 강00(약물 중독 재활자/음성변조) : "약했던 얘기를 들으면 자세히 알 수 있는 그런 것도 좋고 하지 말아야지 그런 앞으로 각오나..."

약물 재활 치료자가 직접 운영하는 이 재활 센터는 지난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중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고민과 의견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녹취> 중독 재활자(음성변조) : "정신 건강하고 육체적인 건강,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 4곳뿐입니다.

또, 마약성 약물 치료기관은 19곳,

병상 수는 300여 개에 지난해 입원 환자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 81명에 불과했습니다.

재활 교육을 받아도 전체 시간은 40여 시간,

1년씩 장기간 교육하는 미국 등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적습니다.

<인터뷰> 조성남(을지대 중독연구소장) :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중간 처우 시설 같은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게 태부족입니다."

심지어, 국내 중독성 약물류 치료 예산은 1억 3천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우리 사회가 약물중독 치료에 손을 놓으면서 99%의 중독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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