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신종 마약 무방비 확산

입력 2012.09.1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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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한 연예인이 이른바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해 구속됐는데요,

필로폰과 같은 전통적인 마약 대신 이 같은 신종 마약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곽선정 기자!

<질문>
이른바 이 '우유주사'라는 게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어떤 약물이고, 중독성은 얼마나 강합니까?

<답변>
네 '수면유도제'로 사용하는 '프로포폴'이라는 약품인데요.

지난해 마약류로 지정된 신종 마약의 일종입니다.

지난 7월 말에는 한 30대 여성이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이 프로포폴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이 여성은 성형수술을 하면서 약물에 중독돼 가산을 탕진했고, 급기야 절도 행각까지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얼마나 중독이 심각한지 이 여성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녹취>이OO('프로포폴' 중독 여성):"마약류 지정되기 전부터 해서 3년을 넘게 5억에서 6억 원 정도 썼어요."

이런 신종 마약류는 '프포포폴' 외에도 '합성대마'와 '졸피뎀' 등 수십 종이 넘습니다.

회사원과 주부, 심지어 학생들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해마다 사법당국에 적발되는 마약 사범 건수가 만 명 정도이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지난해에만 천2백여 명이 적발돼 지난 2007년 이후 5년 만에 5배나 늘었습니다.

<질문>
이렇게 마약류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구하기 쉽다는 뜻인가요?

<답변>
네, 이런 마약류 의약품들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를 입력하니 약을 판다는 광고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올 정돕니다.

다양한 형태로 위장해 들어오다 보니 단속이 쉽지가 않습니다.

<녹취>박모 씨(25년간 마약 투약):"택배 상으로 과자라든가 케익이라든가 쿠키라든가...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쿠키이고 과자이지만 그 안에 엄청난 (양의) 마약이 들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적발된 마약 사범의 30배인 30만 명이 마약류 중독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 약물 중독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질문>
최대 100만 명, 아주 심각한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약물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죠?

<답변>
마약성 약물에 쉽게 중독이 되는 원인부터 살펴봐야 할 텐데요.

마약성 약물을 복용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많이 분비됩니다.

이 물질이 뇌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쾌감이 떨어지고 나면 쾌감에 익숙해진 뇌는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고 다시 강력한 약물을 찾게 됩니다.

결국, 약물 중독은 단순히 나쁜 습관이나 범죄가 아니라 일종의 '뇌질환'인 것입니다.

하지만, 약물 중독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나 치료기관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입원환자도 81명에 불과해 사실상 99%가 넘는 중독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국내 중독성 약물치료 예산도 1억 3천만 원에 그치고 있는데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조성남(을지대 중독연구소장):"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중간 처우 시설 같은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게 태부족입니다."

약물 중독이 이처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지만, 정부는 아직 한 번도 정확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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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신종 마약 무방비 확산
    • 입력 2012-09-18 23: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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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한 연예인이 이른바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해 구속됐는데요, 필로폰과 같은 전통적인 마약 대신 이 같은 신종 마약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곽선정 기자! <질문> 이른바 이 '우유주사'라는 게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어떤 약물이고, 중독성은 얼마나 강합니까? <답변> 네 '수면유도제'로 사용하는 '프로포폴'이라는 약품인데요. 지난해 마약류로 지정된 신종 마약의 일종입니다. 지난 7월 말에는 한 30대 여성이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이 프로포폴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이 여성은 성형수술을 하면서 약물에 중독돼 가산을 탕진했고, 급기야 절도 행각까지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얼마나 중독이 심각한지 이 여성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녹취>이OO('프로포폴' 중독 여성):"마약류 지정되기 전부터 해서 3년을 넘게 5억에서 6억 원 정도 썼어요." 이런 신종 마약류는 '프포포폴' 외에도 '합성대마'와 '졸피뎀' 등 수십 종이 넘습니다. 회사원과 주부, 심지어 학생들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해마다 사법당국에 적발되는 마약 사범 건수가 만 명 정도이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지난해에만 천2백여 명이 적발돼 지난 2007년 이후 5년 만에 5배나 늘었습니다. <질문> 이렇게 마약류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구하기 쉽다는 뜻인가요? <답변> 네, 이런 마약류 의약품들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를 입력하니 약을 판다는 광고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올 정돕니다. 다양한 형태로 위장해 들어오다 보니 단속이 쉽지가 않습니다. <녹취>박모 씨(25년간 마약 투약):"택배 상으로 과자라든가 케익이라든가 쿠키라든가...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쿠키이고 과자이지만 그 안에 엄청난 (양의) 마약이 들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적발된 마약 사범의 30배인 30만 명이 마약류 중독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반 약물 중독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질문> 최대 100만 명, 아주 심각한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약물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죠? <답변> 마약성 약물에 쉽게 중독이 되는 원인부터 살펴봐야 할 텐데요. 마약성 약물을 복용하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일시적으로 많이 분비됩니다. 이 물질이 뇌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쾌감이 떨어지고 나면 쾌감에 익숙해진 뇌는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고 다시 강력한 약물을 찾게 됩니다. 결국, 약물 중독은 단순히 나쁜 습관이나 범죄가 아니라 일종의 '뇌질환'인 것입니다. 하지만, 약물 중독자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나 치료기관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입원환자도 81명에 불과해 사실상 99%가 넘는 중독자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국내 중독성 약물치료 예산도 1억 3천만 원에 그치고 있는데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조성남(을지대 중독연구소장):"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중간 처우 시설 같은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그런 게 태부족입니다." 약물 중독이 이처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지만, 정부는 아직 한 번도 정확한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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