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국적까지 바꾸다니…

[류현순 해설위원]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보내려고 국적까지 바꾼 엄마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 다니고 있습니다. 국적을 바꾸면 관보를 통해 알려지기 때문에 남편 체면을 고려한 부인들이 이른바 총대를 멨다는 검찰의 설명이고 보니 잘못인 줄은 알았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현직총리의 조카에서 부터 재벌가 며느리, 대형로펌 변호사 등 부유층이거나 특권층이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입니다.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부모 가운데 한사람이 외국인이거나 3년 이상 외국에 살아야합니다.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5천만 원에서 1억 원씩을 브로커에게 주고 중남미 국가 등의 국적을 얻어 부정 입학을 했습니다. 부정입학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사람들만도 현재 수도권 7개 학교에서 100명이나 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학교는 모두 51개에 만 3천여 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학생의 숫자가 4천명이 넘습니다. 한국 학생 비율을 30%로 제한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학교가 이 비율을 넘기고 있습니다. 1년에 수천만 원의 학비를 내는 외국인 학교에 국적을 세탁하면서까지 입학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대부분의 외국인학교는 국제공인 교육과정으로 졸업 후 외국 유수대학에 진학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됩니다. 거기에 조기 외국유학에 따르는 이산가족의 불편도 덜고, 과학고나 외고입시 같은 시험 준비가 따로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자녀들의 학맥에 연관된 인맥 형성도 외국인학교 부정입학의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해 부지런히 달려온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은 아파트와 자동차, 현금 규모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중산층 기준은 약자에 대한 배려와 봉사, 부정과 불법에 대한 저항 등이 중요한 기준이라고 합니다. 사회지도층의 기준은 보다 더 엄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적 세탁까지 저지르는 부유층의 비리를 더 이상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