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나이트, 고만고만한 MVP 경쟁

입력 2012.09.28 (13:10) 수정 2012.09.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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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프로야구는 두각을 나타내는 최우수선수(MVP) 후보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26)가 28일까지 타격 3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같은 팀의 외국인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37)도 투수 부문 2관왕을 석권할 태세지만, 과거와 같은 확실한 슈퍼스타가 없어 MVP 경쟁은 ‘도토리 키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넥센의 박병호는 첫 풀타임 주전 자리를 꿰찬 올해에 홈런(30개)·타점(100개)·장타율(0.561)에서 사실상 1위를 예약해 둔 상태다.



박병호는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에 도루 3개만을 남겨 놓고 있어 기록 면에서는 MVP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러나 2010년 MVP 이대호(일본 오릭스)가 타격 부문에서 전대미문의 7관왕 위업을 달성한 점과 비교해볼 때 MVP 후보로서 박병호의 성적은 초라해 보인다.



지난해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 1위, 타격(0.340)과 최다안타(163개)에서는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도 MVP 투표에서 고배를 든 최형우(삼성)와 견줘봐도 기록 면에서는 박병호가 처진다.



더욱이 타자 부문에서 박병호를 위협할 선수도 별로 없다.



그나마 타율 부문 선두인 김태균(한화·0.368)이 ‘대항마’로 평가되고 있지만 누가 MVP가 되든 ‘최우수선수’라는 자존심을 세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이트 역시 다승(15승4패)·평균자책점(2.28) 1위, 승률(0.789)에서 2위에 올라 강력한 MVP 후보로 평가받고 있지만 딱 꼬집어 최고 투수라고 지목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지난해 윤석민(KIA)이 정규리그에서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승률(0.773), 탈삼진(178개)에서 1위에 올라 1991년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하며 MVP를 거머쥔 것과 비교하면 그다지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다.



나이트에 대적할 경쟁자로는 전날 문학 한화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33홀드)을 달성한 SK의 박희수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삼성)이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승47세이브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남기고도 MVP 경쟁에서 자진 하차 형식으로 밀려난 점을 감안할 때 중간계투인 박희수가 ‘영광의 얼굴’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신인왕 후보로는 넥센의 ‘중고 신인’ 서건창(23)이 독보적이다.



2008년 LG에 신고선수(연습생)로 입단했다 지난해 방출된 뒤 넥센에서 재기를 도모한 서건창은 시즌 내내 2번 타자로 중용되며 빠른 발과 타격 센스를 앞세워 공격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중반 체력 저하로 고전하기도 했으나 타율 0.274에 도루 부문 2위(37개)에 올라 있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3루타를 터뜨릴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땅한 적수가 없어 서건창은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등극이 유력하다.



1991년 8개 구단 체제가 확립된 이래 하위권에서 MVP가 뽑힌 예는 2005년 다승(18승)·평균자책점(2.46) 2관왕에 오른 손민한(당시 롯데)이 거의 유일하다.



또 한 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휩쓴 것은 1985년 해태(김성한·이강철), 1993년 삼성(김성래·양준혁), 2006년 한화(류현진 첫 동시 석권), 2007년 두산(다니엘 리오스·임태훈) 등 4차례에 불과하다.



넥센이 박병호·나이트, 서건창을 앞세워 다섯 번째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하며 ‘가을 잔치’에 진출하지 못한 서러움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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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호-나이트, 고만고만한 MVP 경쟁
    • 입력 2012-09-28 13:10:12
    • 수정2012-09-28 13:30:17
    연합뉴스
 올해 프로야구는 두각을 나타내는 최우수선수(MVP) 후보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26)가 28일까지 타격 3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같은 팀의 외국인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37)도 투수 부문 2관왕을 석권할 태세지만, 과거와 같은 확실한 슈퍼스타가 없어 MVP 경쟁은 ‘도토리 키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넥센의 박병호는 첫 풀타임 주전 자리를 꿰찬 올해에 홈런(30개)·타점(100개)·장타율(0.561)에서 사실상 1위를 예약해 둔 상태다.

박병호는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에 도루 3개만을 남겨 놓고 있어 기록 면에서는 MVP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러나 2010년 MVP 이대호(일본 오릭스)가 타격 부문에서 전대미문의 7관왕 위업을 달성한 점과 비교해볼 때 MVP 후보로서 박병호의 성적은 초라해 보인다.

지난해 홈런(30개)·타점(118개)·장타율(0.617) 1위, 타격(0.340)과 최다안타(163개)에서는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도 MVP 투표에서 고배를 든 최형우(삼성)와 견줘봐도 기록 면에서는 박병호가 처진다.

더욱이 타자 부문에서 박병호를 위협할 선수도 별로 없다.

그나마 타율 부문 선두인 김태균(한화·0.368)이 ‘대항마’로 평가되고 있지만 누가 MVP가 되든 ‘최우수선수’라는 자존심을 세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이트 역시 다승(15승4패)·평균자책점(2.28) 1위, 승률(0.789)에서 2위에 올라 강력한 MVP 후보로 평가받고 있지만 딱 꼬집어 최고 투수라고 지목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지난해 윤석민(KIA)이 정규리그에서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승률(0.773), 탈삼진(178개)에서 1위에 올라 1991년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을 달성하며 MVP를 거머쥔 것과 비교하면 그다지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다.

나이트에 대적할 경쟁자로는 전날 문학 한화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33홀드)을 달성한 SK의 박희수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삼성)이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승47세이브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남기고도 MVP 경쟁에서 자진 하차 형식으로 밀려난 점을 감안할 때 중간계투인 박희수가 ‘영광의 얼굴’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신인왕 후보로는 넥센의 ‘중고 신인’ 서건창(23)이 독보적이다.

2008년 LG에 신고선수(연습생)로 입단했다 지난해 방출된 뒤 넥센에서 재기를 도모한 서건창은 시즌 내내 2번 타자로 중용되며 빠른 발과 타격 센스를 앞세워 공격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중반 체력 저하로 고전하기도 했으나 타율 0.274에 도루 부문 2위(37개)에 올라 있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3루타를 터뜨릴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마땅한 적수가 없어 서건창은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등극이 유력하다.

1991년 8개 구단 체제가 확립된 이래 하위권에서 MVP가 뽑힌 예는 2005년 다승(18승)·평균자책점(2.46) 2관왕에 오른 손민한(당시 롯데)이 거의 유일하다.

또 한 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휩쓴 것은 1985년 해태(김성한·이강철), 1993년 삼성(김성래·양준혁), 2006년 한화(류현진 첫 동시 석권), 2007년 두산(다니엘 리오스·임태훈) 등 4차례에 불과하다.

넥센이 박병호·나이트, 서건창을 앞세워 다섯 번째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하며 ‘가을 잔치’에 진출하지 못한 서러움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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