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중산층이 사라진다…新 빈곤 시대

입력 2012.10.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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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 나들이도, 단란한 가족 외식도, 즐길 여유가 점차 줄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일하고 벌어도 더욱 팍팍해진 삶,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산층은 전체 근로자를 소득에 따라 줄 세웠을 때 중간 소득의 50% 이상 150% 이하,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계속된 경기 침체 속에 몰락하는 중산층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깃집 종업원 오준선 씨.



주문과 서빙, 주차관리까지..



<녹취> "제가 해드릴게요 내리세요"



1인 3역을 해야 합니다.



4년 전 그의 직함은 대표이사 오준선.



대기업 건설사에 전자 키를 납품하던 회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도를 맞았습니다.



재고라도 팔아볼까 낮에는 영업을 뜁니다.



<녹취> 오준선(전 중소기업 사장) : "(다른 제품과 뭐가 다른 거에요?) 이 제품은 말이죠, 스마트 방식이에요."



가족 여행 같은 평범한 일상이 하나 둘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정문식(오준선 씨 부인) : "여가 생활도 전혀 한번도 해 보지도 못하고 금전적인 게 하나도 없잖아요. 마냥 바닥 생활이니까... 상상도 못 해요"



연봉 5천만 원의 사립대 교직원이던 김모 씨 역시 전형적인 중산층 가장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전 대학 교직원) : "제가 사라브라이트만을 좋아했어요 한 달에 한 번은 공연도 보러가고..."



하지만 부인 간병비에 아파트 대출금, 두 자녀 학자금으로 빚만 2억 원.



개인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녹취> "카드하고 제3금융권까지 대출 받아서 치료비로 다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는 월소득 3백만 원 이상 중산층에서 개인 회생을 신청한 경우가 전년보다 27% 늘었습니다.



<인터뷰> 임순호(변호사) : "주로 자녀 학자금이나 아파트 대출금 갚지못해서 개인 파산 신청하러 오는 중간 이상 소득자가 계속 늘고 있다."



계속된 경기 침체 속에 우리 사회 중간지지대 역할을 하던 중산층의 삶마저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나는 과연 중산층일까, 살면서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봤을 질문입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나름 사회의 중간은 된다는 자신감, 지금은 어떠신가요?



전국의 성인 남녀 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자신이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중산층이라는 답변은 46%로 나타났습니다.



서민들이 느끼는 중산층 의식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건데요.



중산층 비중 감소는 객관적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을 중간소득의 50에서 150% 사이에 드는 계층으로 봤을 때 지난 90년대 7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말 64%까지 내려왔고, 저소득층 비중은 그만큼 늘었습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직이 원인이었다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부동산 거품 붕괴에 이은 가계 부채 증가가 중산층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렇다보니 ’하우스 푸어’에서 자녀 교육비로 빈털털이가 된다는 ’에듀푸어’, 퇴직 후 빈곤층이 됐다는 ’실버푸어’까지 곳곳에 ’푸어’가 넘쳐납니다.



문제는 이런 중산층의 위기가 2~30대를 시작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중산층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은 없는 걸까요 이재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장실에서 피에로 분장을 하는 26살 이준영 씨,



오늘은 화장품 판촉을 맡은 날, 이제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준영(26살) : "백화점 일도 해봤고요,붕어빵도 팔아봤고, 남대문에서 악세사리 도소매도 해보고..."



2,30대의 고용불안은 중산층의 위기가 젊은층까지 확대돼 장기화 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곽민준(30살 일용직 근로자) : "넉넉하진 않지만 웃으면서 행복하게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데 솔직히 지금 현재로써는 조금 암울하죠"



젊은층의 중산층 진입이 어려워지고 장년층의 중산층 이탈은 급증하는 상황.



때문에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선 세대별 특성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0대에게는 청년 일자리, 30대에게는 주거안정과 가계부채 경감방안,



또,40대에게는 사교육비 부담 완화, 50대 이상은 정년 연장과 노인 일자리 대책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과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동열(현대경제연구원) :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커 나가게 해 주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한 서비스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



개인들도 소득의 20% 안에서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빈곤층 추락을 막는 방법입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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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중산층이 사라진다…新 빈곤 시대
    • 입력 2012-10-04 22:05:19
    뉴스 9
<앵커 멘트>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 나들이도, 단란한 가족 외식도, 즐길 여유가 점차 줄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일하고 벌어도 더욱 팍팍해진 삶,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산층은 전체 근로자를 소득에 따라 줄 세웠을 때 중간 소득의 50% 이상 150% 이하,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계속된 경기 침체 속에 몰락하는 중산층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깃집 종업원 오준선 씨.

주문과 서빙, 주차관리까지..

<녹취> "제가 해드릴게요 내리세요"

1인 3역을 해야 합니다.

4년 전 그의 직함은 대표이사 오준선.

대기업 건설사에 전자 키를 납품하던 회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도를 맞았습니다.

재고라도 팔아볼까 낮에는 영업을 뜁니다.

<녹취> 오준선(전 중소기업 사장) : "(다른 제품과 뭐가 다른 거에요?) 이 제품은 말이죠, 스마트 방식이에요."

가족 여행 같은 평범한 일상이 하나 둘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정문식(오준선 씨 부인) : "여가 생활도 전혀 한번도 해 보지도 못하고 금전적인 게 하나도 없잖아요. 마냥 바닥 생활이니까... 상상도 못 해요"

연봉 5천만 원의 사립대 교직원이던 김모 씨 역시 전형적인 중산층 가장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전 대학 교직원) : "제가 사라브라이트만을 좋아했어요 한 달에 한 번은 공연도 보러가고..."

하지만 부인 간병비에 아파트 대출금, 두 자녀 학자금으로 빚만 2억 원.

개인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녹취> "카드하고 제3금융권까지 대출 받아서 치료비로 다 들어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는 월소득 3백만 원 이상 중산층에서 개인 회생을 신청한 경우가 전년보다 27% 늘었습니다.

<인터뷰> 임순호(변호사) : "주로 자녀 학자금이나 아파트 대출금 갚지못해서 개인 파산 신청하러 오는 중간 이상 소득자가 계속 늘고 있다."

계속된 경기 침체 속에 우리 사회 중간지지대 역할을 하던 중산층의 삶마저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나는 과연 중산층일까, 살면서 한 번쯤 스스로에게 던져봤을 질문입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나름 사회의 중간은 된다는 자신감, 지금은 어떠신가요?

전국의 성인 남녀 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자신이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중산층이라는 답변은 46%로 나타났습니다.

서민들이 느끼는 중산층 의식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건데요.

중산층 비중 감소는 객관적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을 중간소득의 50에서 150% 사이에 드는 계층으로 봤을 때 지난 90년대 7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말 64%까지 내려왔고, 저소득층 비중은 그만큼 늘었습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직이 원인이었다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부동산 거품 붕괴에 이은 가계 부채 증가가 중산층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렇다보니 ’하우스 푸어’에서 자녀 교육비로 빈털털이가 된다는 ’에듀푸어’, 퇴직 후 빈곤층이 됐다는 ’실버푸어’까지 곳곳에 ’푸어’가 넘쳐납니다.

문제는 이런 중산층의 위기가 2~30대를 시작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중산층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은 없는 걸까요 이재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장실에서 피에로 분장을 하는 26살 이준영 씨,

오늘은 화장품 판촉을 맡은 날, 이제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준영(26살) : "백화점 일도 해봤고요,붕어빵도 팔아봤고, 남대문에서 악세사리 도소매도 해보고..."

2,30대의 고용불안은 중산층의 위기가 젊은층까지 확대돼 장기화 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곽민준(30살 일용직 근로자) : "넉넉하진 않지만 웃으면서 행복하게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데 솔직히 지금 현재로써는 조금 암울하죠"

젊은층의 중산층 진입이 어려워지고 장년층의 중산층 이탈은 급증하는 상황.

때문에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선 세대별 특성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0대에게는 청년 일자리, 30대에게는 주거안정과 가계부채 경감방안,

또,40대에게는 사교육비 부담 완화, 50대 이상은 정년 연장과 노인 일자리 대책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과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동열(현대경제연구원) :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커 나가게 해 주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약한 서비스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

개인들도 소득의 20% 안에서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빈곤층 추락을 막는 방법입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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