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자기소개서 ‘베끼기’…불이익 준다

입력 2012.10.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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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되는 신입생이 4만 6천 명을 넘습니다.

여기서 수험생이 쓴 자기 소개서는 교사의 추천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서류죠.

그런데 이 자기소개서를 일부분 베끼거나 짜깁기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3천 6백여 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넷에서 '자기소개서'를 검색하자 학생들의 소개서가 줄줄이 뜹니다.

한 사이트에서는, 돈만 내면, 합격자들의 소개서를 볼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인터뷰> 고 3학생 : "잘한일들 선행사례달 내가 했을 수도 있겠다 싶은 내용 있으면 가져오고(베껴쓰고)하죠."

이런 사례를 찾아낼 수 있는 대학교육협의회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입니다.

한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클릭하자, 유사도가 50%가 넘는 다른 학생 소개서가 나옵니다.

형과 어머니에 대한 묘사와 성장 배경을 비롯해, 같은 내용이 절반 이상으로, 빨갛게 표시됩니다.

또 다른 학생의 자기소개서.

역시 내용의 45% 이상이 다른 소개서와 같습니다.

이처럼, 올해, 입학사정관제 실시 대학에 접수된 원서 가운데 남의 소개서와 5% 이상이 같은 경우는 3천 6백여건 10% 이상인 것도 천 건 가까이 됩니다.

<인터뷰> 김병진(대학교육협의회 팀장) : "매년 자료를 누적검색하기때문에 타 학생의 소개서를 짜깁기해도 내용적인 면에서 거의 걸러집니다."

대학들은 학교별로 기준을 마련해 표절이 명백할 경우,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차정민(중앙대 입학사정관) : "자기소개서를 거짓으로 낸다는 것은 인성과 태도면에서 심각한 문제기 때문에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의 추천서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한 교사가 두 학생에게 각각 써준 추천서의 내용이 98%나 같습니다.

지원 대학 이름만 바꾼겁니다.

유사도가 10%가 넘는 추천서가 전체의 5분의 1 가까이나 됩니다.

<인터뷰> 유기홍(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 "입학사정관제 기본요소인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표절하거나 허위작성하는 것은 다양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입학사정관제 취지를 뒤흔드는 행위..."

가장 중요한 전형 자료들을 베껴쓰는 행위가 잇따르면서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를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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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자기소개서 ‘베끼기’…불이익 준다
    • 입력 2012-10-04 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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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되는 신입생이 4만 6천 명을 넘습니다. 여기서 수험생이 쓴 자기 소개서는 교사의 추천서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서류죠. 그런데 이 자기소개서를 일부분 베끼거나 짜깁기 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3천 6백여 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넷에서 '자기소개서'를 검색하자 학생들의 소개서가 줄줄이 뜹니다. 한 사이트에서는, 돈만 내면, 합격자들의 소개서를 볼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인터뷰> 고 3학생 : "잘한일들 선행사례달 내가 했을 수도 있겠다 싶은 내용 있으면 가져오고(베껴쓰고)하죠." 이런 사례를 찾아낼 수 있는 대학교육협의회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입니다. 한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클릭하자, 유사도가 50%가 넘는 다른 학생 소개서가 나옵니다. 형과 어머니에 대한 묘사와 성장 배경을 비롯해, 같은 내용이 절반 이상으로, 빨갛게 표시됩니다. 또 다른 학생의 자기소개서. 역시 내용의 45% 이상이 다른 소개서와 같습니다. 이처럼, 올해, 입학사정관제 실시 대학에 접수된 원서 가운데 남의 소개서와 5% 이상이 같은 경우는 3천 6백여건 10% 이상인 것도 천 건 가까이 됩니다. <인터뷰> 김병진(대학교육협의회 팀장) : "매년 자료를 누적검색하기때문에 타 학생의 소개서를 짜깁기해도 내용적인 면에서 거의 걸러집니다." 대학들은 학교별로 기준을 마련해 표절이 명백할 경우,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차정민(중앙대 입학사정관) : "자기소개서를 거짓으로 낸다는 것은 인성과 태도면에서 심각한 문제기 때문에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의 추천서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한 교사가 두 학생에게 각각 써준 추천서의 내용이 98%나 같습니다. 지원 대학 이름만 바꾼겁니다. 유사도가 10%가 넘는 추천서가 전체의 5분의 1 가까이나 됩니다. <인터뷰> 유기홍(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 "입학사정관제 기본요소인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표절하거나 허위작성하는 것은 다양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입학사정관제 취지를 뒤흔드는 행위..." 가장 중요한 전형 자료들을 베껴쓰는 행위가 잇따르면서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를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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