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이공계 연구인력, 절반이 ‘비정규직’

입력 2012.10.17 (22:03) 수정 2012.10.1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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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의 산실인 대덕 연구단집니다.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이끌 기초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이곳에서 수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원 가운데 정규직은 47.3%뿐이고 절반이 넘는 52.7%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 연구원의 실태와 문제점을 신방실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소자를 디자인하는 최희채 박사.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온도와 압력에 따른 성능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딴 뒤 미국에서 연구 제의를 받았지만 원하는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한국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입니다.

<인터뷰> 최희채(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후연구원 ) : "이 기간이 너무 오래 지나게 되면 나중에 어디로 갈 곳이 없을까 봐 그게 더 걱정이거든요."

대기과학을 전공한 이은희 박사도 3년째 위촉 연구원입니다.

직접 만든 황사 예측모델이 현업에 활용될 정도로 뛰어나지만, 연구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은희(박사/국립기상연구소) : "현재 직장이 아무래도 비정규직이다보니까 매년 향후에 어떤 진로를 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기상연구소의 비정규직 연구원은 전체의 61%, 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70%를 넘어서는 등 전체 기초기술분야 연구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입니다.

<녹취> 홍석권(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대외협력부장) : "시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보조 인력이 필요합니다."

올해 정부 출연연 연구개발 예산은 2조원, 4년 전보다 30% 가량 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정규직 채용은 겨우 300여 명, 7% 증가에 그쳤고 나머지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채웠습니다.

비정규직 박사 연구원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정도 수준, 4대 보험 미가입률은 42%에 이르는 등 처우는 열악합니다.

<인터뷰> 이철의(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 "당장 올해 성과에 의해 내년 계약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우수성과가 어떻게 창출될 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이공계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이틀 전 발표하기로 했지만 관련 부처의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는 등 개선책 마련은 지지부진한 상탭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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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이공계 연구인력, 절반이 ‘비정규직’
    • 입력 2012-10-17 22:03:47
    • 수정2012-10-17 22: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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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의 산실인 대덕 연구단집니다.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이끌 기초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이곳에서 수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구원 가운데 정규직은 47.3%뿐이고 절반이 넘는 52.7%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정규직 연구원의 실태와 문제점을 신방실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소자를 디자인하는 최희채 박사.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온도와 압력에 따른 성능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딴 뒤 미국에서 연구 제의를 받았지만 원하는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한국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입니다. <인터뷰> 최희채(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후연구원 ) : "이 기간이 너무 오래 지나게 되면 나중에 어디로 갈 곳이 없을까 봐 그게 더 걱정이거든요." 대기과학을 전공한 이은희 박사도 3년째 위촉 연구원입니다. 직접 만든 황사 예측모델이 현업에 활용될 정도로 뛰어나지만, 연구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은희(박사/국립기상연구소) : "현재 직장이 아무래도 비정규직이다보니까 매년 향후에 어떤 진로를 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기상연구소의 비정규직 연구원은 전체의 61%, 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70%를 넘어서는 등 전체 기초기술분야 연구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입니다. <녹취> 홍석권(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대외협력부장) : "시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보조 인력이 필요합니다." 올해 정부 출연연 연구개발 예산은 2조원, 4년 전보다 30% 가량 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정규직 채용은 겨우 300여 명, 7% 증가에 그쳤고 나머지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채웠습니다. 비정규직 박사 연구원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정도 수준, 4대 보험 미가입률은 42%에 이르는 등 처우는 열악합니다. <인터뷰> 이철의(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 "당장 올해 성과에 의해 내년 계약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우수성과가 어떻게 창출될 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이공계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이틀 전 발표하기로 했지만 관련 부처의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는 등 개선책 마련은 지지부진한 상탭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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