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대낮 강남 주택가 흉기 난동…이유는?

입력 2012.10.18 (09:06) 수정 2012.10.1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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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틀 전 서울 강남의 한 빌라에서 남녀 3명이 모두 흉기에 찔렸습니다.

두 명이 숨졌고, 나머지 한 명은 현재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론, 숨진 사람 가운데 남성이 다른 두 사람을 공격하다가 참극이 빚어진 걸로 보이는데요.

김기흥 기자, 가해자로 보이는 남성이 함께 숨진 여성을 좋아한 게 발단이 됐다고요?

<기자 멘트>

좋아했다는 표현보다는 집착을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가해자인 오모 씨는 숨진 최모 여인이 다녔던 직장의 동료였는데요.

직장 동료로서 둘을 잘 지냈지만 오씨가 그 이상을 원하자, 최 여인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미 결혼을 약속한 남성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오씨는 1년 가까이 최 여인을 계속 쫓아다녔다고 합니다.

협박은 물론 폭력까지 휘둘렀고 급기야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주택가.

이틀 전 정오쯤... 이 곳에 사는 최모 여인의 집에서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그냥 여자가 ‘악’ 하는 소리가 났어요. 그냥. 그리고 남자가 ‘어어억’ 하는 소리 있잖아요. 그 소리가 나고. 서로가 밀치는지 당기는지 하여튼 쿵쾅쿵쾅했어요. 난 부부싸움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부부싸움 소리가 아니에요.”

얼마 후, 골목길에 울려 퍼진 구급차의 사이렌소리!

조용했던 주택가에서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남자 분이 온 몸이 피투성이가 돼서 나오고, 얼마 안 있다가 여자 분이 실려 나오는데 그 분도 피투성이가 돼서 (나왔어요.)”

한 집안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실려 나온 세 명의 남녀!

이곳에 사는 최 여인과 애인인 박모 씨.

그리고 또 다른 남성 오모 씨였습니다.

흉기를 들고 싸우다 모두 중상을 입은 건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박 씨는) 복부나 여러 군데 (흉기에) 찔린 상태에서 수술 받았고, 여자 분은 등 쪽에 두 군데 (흉기에) 맞으면서 대동맥이, 가해자 남자 분은 가슴에 (상해를 입었어요). 집 안에 있던 (박 씨가) 대항을 했을 거 아니에요. 그 과정에서 찔려 상처를 (입은 걸로) 보고...”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숨을 거둔 오 씨.

최 여인도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박 씨조차 생명이 위독한 상태.

어제 오후, 3번째 수술을 받았는데요,

<녹취> 박 씨 가족(음성변조) :“다시 3차 수술 들어갔어요. (의사가) 응급상황이라고, 지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그러는데...”

백주대낮... 세 명의 사상자를 낸 강남빌라 흉기 살인사건!

도대체 이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경찰은 이날, 오 씨가 택배기사를 위장해 최 여인과 박 씨가 사는 집에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택배왔습니다’라는 말에 (최 여인이) 문을 열어준 걸로 되어 있어요. (오 씨가) 위장 복장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택배란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준 최 여인.

오 씨는 다짜고짜 흉기를 휘둘렀다고 합니다.

집 안에 있던 박 씨가 그런 오 씨에게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상황은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현장에 흉기 두 자루가 있었던 것 하고, 상처부위라든지 종합해 볼 때 아마도 (오 씨와 박 씨) 남자 둘이서 대항하면서 싸우지 않았느냐...”

이 같은 내용은, 당시 최 여인 집에 놀러왔다가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다른 방에 몸을 숨겨 화를 면한 최 여인의 친구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오 씨는 이들과 무슨 관계이며,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까요?

지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오 씨는 최 여인의 전 직장동료로 알려졌습니다.

예전부터 자주 연락을 하며, 최 여인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는데요,

<녹취> 피해여성의 지인(음성변조) : “그 남자가 계속 (최 여인을) 쫓아다녔나 봐요. 지금 사귀는 사람하고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 중이었는데, 그 남자가 1년 가까이 따라다녔던 것 같아요.”

이미 결혼을 약속한 박 씨와 함께 살고 있던 최 여인.

동료로써 오 씨와 잘 지냈지만, 점점 부담을 느꼈다고 합니다.

슬슬 오 씨를 피했던 것도 이 때문인데요,

하지만 오 씨의 집착은 점점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하는 것도 모자라 협박에 폭력까지 휘둘렀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여성의 지인(음성변조) :“계속 연락오고, 중간 중간에 계속. 그것 때문에 싸우고 그랬다고 (해요.) (오씨가) 집착이 좀 심해서 안 만나주고 이러니까 구타도 좀 하고 했던 걸로 알고...”

이 뿐만이 아닙니다.

같은 빌라에 사는 주민에 따르면, 이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도, 오 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택배기사를 가장해 빌라 안으로 들어온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 상관도 없는 집 인터폰을 눌러 택배기사라며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는데요,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남자가) 며칠 전에 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택배요’ 이래서 제가 이거 인터폰을 눌렀어요. 택배 같으면 택배가 와야 되는 건데, (물건) 가지러 왔다 이것도 아니고. 키도 별로 안 크고, 그냥 그 가방 이렇게 까만색 하나 매고, (골목길에서) 이쪽으로 계속 쳐다보더라고요. 저쪽 편에 서가지고.”

그러다 이번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누구보다 충격을 받았을 고인의 가족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딸. 소중한 친구를 잃은 이들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무척 힘듭니다.

<녹취> 조문객(음성변조) :“다들 그렇죠. 당연히 충격이 크죠. 어안이 벙벙하시고, 안 믿기고 그런 표정이죠.”

이 사건의 피의자 오 씨까지 숨을 거둬, 누군가에게 ‘죄’를 물을 수도 없는 억울하고, 기막힌 상황!

그저 유가족들은 망연자실 할 뿐입니다.

사건의 당사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박 씨가 하루빨리 깨어나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여성 지인(음성변조) :“어떻게 그 (숨진) 두 사람이 만나게 됐는지 뭐가 어떻게 됐는지 그러 거는 잘 몰라요. (박 씨) 본인이 깨어나고 (나면)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본인한테 들어보고 그런 거를 원하는 거죠.”

2명의 목숨을 앗아가버린 강남 흉기 살인사건.

피해자 가족들은 정확한 사건의 전말을 수사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 피의자 오 씨의 행적을 조사하는 한편, 박 씨가 의식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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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2-10-18 13: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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