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경호동’ 규모·비용 규정 없어…선진국은?

입력 2012.11.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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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곡동 사저’ 특검팀이 30일 동안의 수사를 마쳤습니다.



대통령이 부담해야 할 사저 땅값 가운데 9억7천만원을, 국가 예산으로 대신 내줬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오늘 이슈앤뉴스, 대통령 사저 문제의 발단과 쟁점을 취재했습니다.



먼저 양성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작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



하지만, IMF 구제금융 와중에 신축돼 비판을 받았습니다.



취임 당시 "집에 못 하나 새로 박지 않고 돌아가겠다"고 했던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동교동계 인사들의 산실이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



지난 2002년, 퇴임을 앞두고는 방이 8개, 욕실이 7개라며 야당의 공세가 거셌습니다.



<인터뷰> 임인배(당시 한나라당 의원/2002년9월) : "집안에 엘리베이터와 선컨가든까지 만든다는 최고급 주택으로...."



<인터뷰> 박지원(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 "거동이 불편하십니다"



가장 최근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아방궁’ 논란입니다.



<녹취> "전직 대통령 지금 살고 계신 현황을 보세요. 지금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 지어서 사는 사람이 없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부지가 무산되면서 서울 논현동 원래 집으로 돌아갑니다.



기존의 2층 집을 허물고, 3층 건물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경호동 공사도 한창인데, 국가 예산 67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역대 최고 액숩니다.



물가를 고려하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10억 원 넘게 돈을 들여 퇴임 후 살 사저를 짓거나 고쳤습니다.



국가 예산으로 짓는 경호시설 비용도 늘어나는 추셉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신 것처럼, 역대 대통령 사저 논란의 핵심은 개인 재산인 주택이라기 보다는 주택 옆에 국가 예산으로 지어 주는 경호동입니다.



이 예산이 대통령의 개인 주택을 위해 쓰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호동을 짓는 건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건데요.



왜 논란이 생기는 지, 또 이 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김시원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지금 제 뒤로 보시는 화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골목입니다.



사저 바로 맞은편에 경호동이 보입니다.



사저 뒤편에는 경호 건물이 하나 더 있는데 공짜로 써온 사실이 드러나 올 초,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경호동의 규모나 액수, 매입 방법이 대통령마다 제각각인건 뚜렷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란의 출발점은 전두환 전 대통령입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81년, 대통령이 퇴임하면 경호처가 7년 동안 경호하는 전직 대통령 예우법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경호처 경호기간은 2010년, 7년에서 10년으로 더 늘었습니다.



10년이 지나면 경찰이 바통을 이어받는 데 사실상 종신 경호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경호 비용은 부부가 모두 생존해 있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간 6억에서 7억 원 가량이고, 부인만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3억 원 안팎입니다.



경호 인력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가장 많습니다.



두 대통령의 집에는 경찰관이 각각 9명 씩, 또 전경은 60여 명이 상주합니다.



사흘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인근에서 촬영한 화면입니다.



서울청 기동대 소속 전의경들이 동네를 돌며 경비가 아닌 쓰레기까지 줍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전직 대통령 사저 옆에 경호동까지 지어가며 평생 경호를 해 주는 선진국은 거의 없습니다.



프랑스와 미국의 상황을 윤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의 한 주택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지만, 삼엄한 경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로랑스(사르코지 전 대통령 사저 지역 주민) : "지금이야 막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서 그런 거지 조금 지나면 어차피 별 관심도 두지 않을텐데요. 다시 당선되지 않고서야 말이죠."



퇴임 대통령 경호에는 단 2명이 배치될 뿐입니다.



<인터뷰> 에마뉴엘 갸니아르(프랑스대사관 공보관) : "대통령 경호는 하게 돼 있지만 대통령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습니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사저 주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대통령 경호 기간을 기존의 종신 경호에서 퇴임 후 10년까지로 단축하기까지 했습니다.



예산 절감을 위해섭니다.



우리처럼 나랏돈으로 사저옆에 경호건물까지 지어주는 경우는 선진국 중에선 찾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최진(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 "군사정부 시절의 경호수준, 예산 이런 부분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내려져 오고 있기 때문에 차제에 그런 부분들이 축소되고 완화되고 민주화 추세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민주화된 사회 분위기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전직 대통령 경호 기준이 적정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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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경호동’ 규모·비용 규정 없어…선진국은?
    • 입력 2012-11-16 22: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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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곡동 사저’ 특검팀이 30일 동안의 수사를 마쳤습니다.

대통령이 부담해야 할 사저 땅값 가운데 9억7천만원을, 국가 예산으로 대신 내줬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오늘 이슈앤뉴스, 대통령 사저 문제의 발단과 쟁점을 취재했습니다.

먼저 양성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작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

하지만, IMF 구제금융 와중에 신축돼 비판을 받았습니다.

취임 당시 "집에 못 하나 새로 박지 않고 돌아가겠다"고 했던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동교동계 인사들의 산실이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

지난 2002년, 퇴임을 앞두고는 방이 8개, 욕실이 7개라며 야당의 공세가 거셌습니다.

<인터뷰> 임인배(당시 한나라당 의원/2002년9월) : "집안에 엘리베이터와 선컨가든까지 만든다는 최고급 주택으로...."

<인터뷰> 박지원(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 "거동이 불편하십니다"

가장 최근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아방궁’ 논란입니다.

<녹취> "전직 대통령 지금 살고 계신 현황을 보세요. 지금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 지어서 사는 사람이 없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부지가 무산되면서 서울 논현동 원래 집으로 돌아갑니다.

기존의 2층 집을 허물고, 3층 건물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인근에는 경호동 공사도 한창인데, 국가 예산 67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역대 최고 액숩니다.

물가를 고려하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10억 원 넘게 돈을 들여 퇴임 후 살 사저를 짓거나 고쳤습니다.

국가 예산으로 짓는 경호시설 비용도 늘어나는 추셉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신 것처럼, 역대 대통령 사저 논란의 핵심은 개인 재산인 주택이라기 보다는 주택 옆에 국가 예산으로 지어 주는 경호동입니다.

이 예산이 대통령의 개인 주택을 위해 쓰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호동을 짓는 건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른 건데요.

왜 논란이 생기는 지, 또 이 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김시원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지금 제 뒤로 보시는 화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골목입니다.

사저 바로 맞은편에 경호동이 보입니다.

사저 뒤편에는 경호 건물이 하나 더 있는데 공짜로 써온 사실이 드러나 올 초,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경호동의 규모나 액수, 매입 방법이 대통령마다 제각각인건 뚜렷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란의 출발점은 전두환 전 대통령입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81년, 대통령이 퇴임하면 경호처가 7년 동안 경호하는 전직 대통령 예우법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경호처 경호기간은 2010년, 7년에서 10년으로 더 늘었습니다.

10년이 지나면 경찰이 바통을 이어받는 데 사실상 종신 경호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경호 비용은 부부가 모두 생존해 있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간 6억에서 7억 원 가량이고, 부인만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3억 원 안팎입니다.

경호 인력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가장 많습니다.

두 대통령의 집에는 경찰관이 각각 9명 씩, 또 전경은 60여 명이 상주합니다.

사흘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인근에서 촬영한 화면입니다.

서울청 기동대 소속 전의경들이 동네를 돌며 경비가 아닌 쓰레기까지 줍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전직 대통령 사저 옆에 경호동까지 지어가며 평생 경호를 해 주는 선진국은 거의 없습니다.

프랑스와 미국의 상황을 윤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파리의 한 주택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지만, 삼엄한 경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 로랑스(사르코지 전 대통령 사저 지역 주민) : "지금이야 막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서 그런 거지 조금 지나면 어차피 별 관심도 두지 않을텐데요. 다시 당선되지 않고서야 말이죠."

퇴임 대통령 경호에는 단 2명이 배치될 뿐입니다.

<인터뷰> 에마뉴엘 갸니아르(프랑스대사관 공보관) : "대통령 경호는 하게 돼 있지만 대통령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습니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사저 주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대통령 경호 기간을 기존의 종신 경호에서 퇴임 후 10년까지로 단축하기까지 했습니다.

예산 절감을 위해섭니다.

우리처럼 나랏돈으로 사저옆에 경호건물까지 지어주는 경우는 선진국 중에선 찾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최진(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 "군사정부 시절의 경호수준, 예산 이런 부분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내려져 오고 있기 때문에 차제에 그런 부분들이 축소되고 완화되고 민주화 추세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민주화된 사회 분위기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전직 대통령 경호 기준이 적정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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