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국민주택기금…가짜 서류로 25억 타내

입력 2012.11.22 (22:02) 수정 2012.11.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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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민주택기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서민들의 전세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적자금인데요.

이 기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허위로 서류를 꾸며 20억 원을 대출받아 가로챘지만 해당 금융기관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세 차례에 걸쳐 국민주택기금에서 전세 대출 4억 9천여 만 원을 받았습니다.

대출서류에는 신청자의 집과 회사의 위치를 똑같이 했는데도 의심을 사지 않고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시세 3억 원의 오피스텔.

근저당이 2억 원 가량 설정돼 있는데도 주택기금에서 같은 주소로 네 차례에 걸쳐 5억 4천여 만 원의 전세대출이 승인됐습니다.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녹취> 주택금융공사 직원(음성변조) : "우리는 모르죠. 기본적으로 서류를 만지고 그 사람을 만나는 건 은행에서 다 하거든요."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의 경우 은행에서 대출심사를 한 뒤 주택금융공사가 승인하는데 금융사고가 나더라도 90%까지 기금에서 보전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심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이유 중 하납니다.

경찰은 이처럼 재직증명서와 전세계약서 등을 허위로 꾸며 주택기금을 대출받아 가로챈 49살 강모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가담한 23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최종적으로 서류를 완벽하게 해 가지고 은행에 가니까...사인만 해 주라고..."

이들은 서류조작을 위해 유령회사까지 만들었습니다.

줄줄 샌 주택기금만 1년여 동안 25억여 원에 이릅니다.

<녹취> 안동현(서울 송파경찰서(수사과장) : "하나의 건물을 가지고 9번의 대출이 이뤄진적도 있었고..."

대출심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 전세대출금은 현재 17조원...

서민에게 제대로 혜택을 주고 있는지 전반적인 재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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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줄 새는 국민주택기금…가짜 서류로 25억 타내
    • 입력 2012-11-22 22:02:39
    • 수정2012-11-23 0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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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민주택기금이라는 게 있습니다. 서민들의 전세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적자금인데요. 이 기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허위로 서류를 꾸며 20억 원을 대출받아 가로챘지만 해당 금융기관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세 차례에 걸쳐 국민주택기금에서 전세 대출 4억 9천여 만 원을 받았습니다. 대출서류에는 신청자의 집과 회사의 위치를 똑같이 했는데도 의심을 사지 않고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시세 3억 원의 오피스텔. 근저당이 2억 원 가량 설정돼 있는데도 주택기금에서 같은 주소로 네 차례에 걸쳐 5억 4천여 만 원의 전세대출이 승인됐습니다.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녹취> 주택금융공사 직원(음성변조) : "우리는 모르죠. 기본적으로 서류를 만지고 그 사람을 만나는 건 은행에서 다 하거든요."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의 경우 은행에서 대출심사를 한 뒤 주택금융공사가 승인하는데 금융사고가 나더라도 90%까지 기금에서 보전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심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이유 중 하납니다. 경찰은 이처럼 재직증명서와 전세계약서 등을 허위로 꾸며 주택기금을 대출받아 가로챈 49살 강모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가담한 23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최종적으로 서류를 완벽하게 해 가지고 은행에 가니까...사인만 해 주라고..." 이들은 서류조작을 위해 유령회사까지 만들었습니다. 줄줄 샌 주택기금만 1년여 동안 25억여 원에 이릅니다. <녹취> 안동현(서울 송파경찰서(수사과장) : "하나의 건물을 가지고 9번의 대출이 이뤄진적도 있었고..." 대출심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 전세대출금은 현재 17조원... 서민에게 제대로 혜택을 주고 있는지 전반적인 재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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