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이슈] 가계 빚 사상 최대…생계형 급증

입력 2012.11.23 (16:25) 수정 2012.11.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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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의 대출 증가폭은 많이 둔화 됐지만 고금리 대출은 오히려 크게 늘어나 서민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경제부 오수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부채 규모가 또 늘었네요? 이제 거의 천조 원에 육박하는군요?



<답변>



네, 가계부채가 3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3분기 전체 가계신용, 그러니까 가계 빚 규모는 모두 937조 5천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상 최대칩니다.



주택시장의 부진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빚 규모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증가율이 줄고 있는 것, 즉 증가 속도가 어느 정도 느려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번 분기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8.1%였던게 올 1분기에는 7%, 2분기 5.8%로 이번 분기에는 5.6%까지 떨어져 계속 낮아져 왔습니다.



원인은 일단 1금융권인 은행 대출의 증가 폭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2분기 4조 8천억 원 늘어났던 은행 대출은 3분기에는 1조 4천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게 원인이 됐고요.



여기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새마을 금고 같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도 증가폭이 줄었습니다.



<질문>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어쨌든 반가운 일인데, 그래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 점이 많죠?



<답변>



네, 부채의 증가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만, 우리 가계부채의 속사정이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부채의 질이 더 나빠졌기 때문인데요.



일단 은행권을 봐도 흔히 ’생계형’으로 일컬어지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말 현재 39조 6천억 원으로 넉 달 사이에 6천억 원이나 증가했고요.



더 심각한 점은 예금을 다루지 않는 금융기관, 즉 카드사나 보험사, 대부업체 같은 기타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늘었다는 겁니다.



전체 233조 9천억 원으로 2분기보다 무려 9조4천억 원이 늘었는데요.



카드사의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보험사의 약관대출, 혹은 대부업체 대출 같은 경우에는 은행권보다 훨씬 금리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더 빚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통계에는 공인된 대부업체에서의 대출까지는 포함돼 있지만, 우리가 소위 사채라고 하는 등록이 안된 대부업의 대출은 포함하지 않고 있어서 실제 고금리 대출의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질문> 카드사나 보험사 대출이 왜 이렇게 늘어나게 된 겁니까?



<답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은행에 이미 너무 많은 빚을 져서 한도가 넘어버린 경우, 그리고 아예 신용도가 처음부터 낮아서 은행에서 정상적인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 이렇게 두 가지인데요.



이렇게 고금리 빚을 자꾸 빌리다보면 이자 부담이 높아져 결국 저소득층으로 가게 되고,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저신용자가 돼서 대출을 더 고금리로 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실제로 신용카드의 경우만 봐도 7에서 10등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자는 2010년 말 36만6천 명이었던 것이 올 5월에는 48만2천 명까지 늘었거든요.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전체 가계 대출 연체율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는대로 현재의 경기 침체가 지속적으로 장기화된다면 이들 저신용, 저소득층의 생계 문제가 향후 우리 경제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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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와 이슈] 가계 빚 사상 최대…생계형 급증
    • 입력 2012-11-23 16:25:21
    • 수정2012-11-23 16:25:57
    오늘의 경제
<앵커 멘트>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의 대출 증가폭은 많이 둔화 됐지만 고금리 대출은 오히려 크게 늘어나 서민 생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경제부 오수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부채 규모가 또 늘었네요? 이제 거의 천조 원에 육박하는군요?

<답변>

네, 가계부채가 3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3분기 전체 가계신용, 그러니까 가계 빚 규모는 모두 937조 5천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상 최대칩니다.

주택시장의 부진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빚 규모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증가율이 줄고 있는 것, 즉 증가 속도가 어느 정도 느려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번 분기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8.1%였던게 올 1분기에는 7%, 2분기 5.8%로 이번 분기에는 5.6%까지 떨어져 계속 낮아져 왔습니다.

원인은 일단 1금융권인 은행 대출의 증가 폭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2분기 4조 8천억 원 늘어났던 은행 대출은 3분기에는 1조 4천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게 원인이 됐고요.

여기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새마을 금고 같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도 증가폭이 줄었습니다.

<질문> 증가폭이 줄어든 것은 어쨌든 반가운 일인데, 그래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 점이 많죠?

<답변>

네, 부채의 증가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만, 우리 가계부채의 속사정이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부채의 질이 더 나빠졌기 때문인데요.

일단 은행권을 봐도 흔히 ’생계형’으로 일컬어지는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말 현재 39조 6천억 원으로 넉 달 사이에 6천억 원이나 증가했고요.

더 심각한 점은 예금을 다루지 않는 금융기관, 즉 카드사나 보험사, 대부업체 같은 기타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늘었다는 겁니다.

전체 233조 9천억 원으로 2분기보다 무려 9조4천억 원이 늘었는데요.

카드사의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보험사의 약관대출, 혹은 대부업체 대출 같은 경우에는 은행권보다 훨씬 금리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더 빚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통계에는 공인된 대부업체에서의 대출까지는 포함돼 있지만, 우리가 소위 사채라고 하는 등록이 안된 대부업의 대출은 포함하지 않고 있어서 실제 고금리 대출의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질문> 카드사나 보험사 대출이 왜 이렇게 늘어나게 된 겁니까?

<답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은행에 이미 너무 많은 빚을 져서 한도가 넘어버린 경우, 그리고 아예 신용도가 처음부터 낮아서 은행에서 정상적인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 이렇게 두 가지인데요.

이렇게 고금리 빚을 자꾸 빌리다보면 이자 부담이 높아져 결국 저소득층으로 가게 되고,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저신용자가 돼서 대출을 더 고금리로 받아야 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실제로 신용카드의 경우만 봐도 7에서 10등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자는 2010년 말 36만6천 명이었던 것이 올 5월에는 48만2천 명까지 늘었거든요.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전체 가계 대출 연체율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하는대로 현재의 경기 침체가 지속적으로 장기화된다면 이들 저신용, 저소득층의 생계 문제가 향후 우리 경제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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