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신의 소녀들’

입력 2012.11.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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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에서 서로 의지하며 자란 알리나(크리스티나 플루터 분)와 보이치타(코스미나 스트라탄).



독일로 돈을 벌러 떠났던 알리나는 수도원에 있는 보이치타를 데려가기 위해 루마니아로 돌아온다.



하지만 수도원 생활에 익숙해지고 신앙이 깊어진 보이치타는 함께 떠나자는 알리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보이치타에게 집착하는 알리나는 수도원의 규율만 따르고 자신을 외면하는 보이치타에게 화를 내며 발작 증세를 보인다.



수도원 사람들은 알리나를 병원에 입원시키지만, 병원에서는 수도원에서 요양하는 게 낫다며 돌려보낸다.



다시 수도원에 돌아온 알리나는 끈질기게 보이치타에게 함께 떠나자고 조르고 수도원 사람들에게 공격 성향을 보인다.



신부를 비롯한 다른 수도원 사람들은 알리나에게 악마가 씌였다며 알리나를 사슬로 묶어놓고 기도식을 벌여 악마를 쫓으려 한다.



나무판에 쇠사슬로 묶여 발버둥치던 알리나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탈진해 결국 숨을 거둔다.



영화 ‘신의 소녀들’은 한 수도원에서 악마를 쫓는다는 명목의 ‘기도’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그렸다.



2005년 루마니아에서 일어난 실화를 다룬 타티아나 니큘레스큐 브랜의 논픽션 소설 ‘죽음의 고백’을 원작으로 했다.



그리스정교회의 강한 전통과 규율을 지키며 살아가는 루마니아 몰다비아 지역이 배경이다.



하지만, 이 수도원은 특별히 엽기적인 곳이 아니며 이곳의 신부와 수녀, 수도 중인 여성들은 평소에는 별 특이점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조용하고 평범해보이는 곳에서 어째서 이런 어이없는 살인이 저질러졌을까.



영화는 그 기묘한 과정을 건조하고 차가우면서도 집요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결정적인 원인은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관습이다.



신을 믿지 않는 알리나와 수도원 사람들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다.



수도원 사람들은 성상이나 기도가 모두 거짓이라고 외치는 알리나를 악마가 씐 것으로 보고 인권을 유린하는 퇴마 의식을 강행한다.



알리나는 단지 친구를 지나치게 사랑했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약간의 정신병과 공격 성향이 있을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혈육같은 친구가 당하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도 수도원을 떠나지 못하는 보이치타의 내면 갈등이 보는 사람을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한다.



알리나와 수도원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낸 연출 솜씨가 돋보인다.



빈틈 없는 화면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다.



아울러 두 주연 배우의 폭발적인 연기가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두 배우는 신인임에도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이 작품은 저널리스트 출신인 루마니아 감독 크리스티안 문쥬가 원작 소설에 흥미를 느껴 영화화하게 됐다.



감독이 직접 제작을 했고 공동제작에 프랑스 제작배급사인 르 팍트와 와일드 번치, 그리고 세계적인 거장 감독인 다르덴 형제가 제작에 참여했다.



크리스티안 문쥬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원제는 ‘비욘드 더 힐스(Beyond the Hills)’다.



12월 6일 개봉.



상영시간 150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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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신의 소녀들’
    • 입력 2012-11-28 08:54:02
    연합뉴스
고아원에서 서로 의지하며 자란 알리나(크리스티나 플루터 분)와 보이치타(코스미나 스트라탄).

독일로 돈을 벌러 떠났던 알리나는 수도원에 있는 보이치타를 데려가기 위해 루마니아로 돌아온다.

하지만 수도원 생활에 익숙해지고 신앙이 깊어진 보이치타는 함께 떠나자는 알리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보이치타에게 집착하는 알리나는 수도원의 규율만 따르고 자신을 외면하는 보이치타에게 화를 내며 발작 증세를 보인다.

수도원 사람들은 알리나를 병원에 입원시키지만, 병원에서는 수도원에서 요양하는 게 낫다며 돌려보낸다.

다시 수도원에 돌아온 알리나는 끈질기게 보이치타에게 함께 떠나자고 조르고 수도원 사람들에게 공격 성향을 보인다.

신부를 비롯한 다른 수도원 사람들은 알리나에게 악마가 씌였다며 알리나를 사슬로 묶어놓고 기도식을 벌여 악마를 쫓으려 한다.

나무판에 쇠사슬로 묶여 발버둥치던 알리나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탈진해 결국 숨을 거둔다.

영화 ‘신의 소녀들’은 한 수도원에서 악마를 쫓는다는 명목의 ‘기도’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그렸다.

2005년 루마니아에서 일어난 실화를 다룬 타티아나 니큘레스큐 브랜의 논픽션 소설 ‘죽음의 고백’을 원작으로 했다.

그리스정교회의 강한 전통과 규율을 지키며 살아가는 루마니아 몰다비아 지역이 배경이다.

하지만, 이 수도원은 특별히 엽기적인 곳이 아니며 이곳의 신부와 수녀, 수도 중인 여성들은 평소에는 별 특이점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조용하고 평범해보이는 곳에서 어째서 이런 어이없는 살인이 저질러졌을까.

영화는 그 기묘한 과정을 건조하고 차가우면서도 집요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결정적인 원인은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관습이다.

신을 믿지 않는 알리나와 수도원 사람들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다.

수도원 사람들은 성상이나 기도가 모두 거짓이라고 외치는 알리나를 악마가 씐 것으로 보고 인권을 유린하는 퇴마 의식을 강행한다.

알리나는 단지 친구를 지나치게 사랑했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약간의 정신병과 공격 성향이 있을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혈육같은 친구가 당하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도 수도원을 떠나지 못하는 보이치타의 내면 갈등이 보는 사람을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한다.

알리나와 수도원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낸 연출 솜씨가 돋보인다.

빈틈 없는 화면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다.

아울러 두 주연 배우의 폭발적인 연기가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두 배우는 신인임에도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이 작품은 저널리스트 출신인 루마니아 감독 크리스티안 문쥬가 원작 소설에 흥미를 느껴 영화화하게 됐다.

감독이 직접 제작을 했고 공동제작에 프랑스 제작배급사인 르 팍트와 와일드 번치, 그리고 세계적인 거장 감독인 다르덴 형제가 제작에 참여했다.

크리스티안 문쥬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원제는 ‘비욘드 더 힐스(Beyond the Hills)’다.

12월 6일 개봉.

상영시간 150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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