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김정태(전 국민은행장) : "기존의 복권은 앞으로 한 반 년 정도에 전부 소멸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주환(서울 용답동) : "기절 안 하면 다행이죠. 빌딩이나 회사나 하나 차려서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녹취> 황 모 씨(로또 당첨 후 절도 피의자) : "노름하고, 집 사드리고, 가게 하고 그렇게 썼습니다."
<앵커 멘트>
숫자 여섯개로 벌이는 확률 게임.
로또 복권이 세상이 나온 지 오늘로 꼭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약 3천 명이 당첨됐는데요.
돈벼락 맞았다고 인생 역시 확 폈을까요?
서민의 애환이 담긴 로또 열풍, 10년의 이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복권 판매점.
로또 1등이 17번이나 나와 이른바 '로또 명당'으로 불립니다.
가게 앞은 기념 사진을 찍을 만큼 명소가 됐고...
일주일 평균 판매량도 5만여 장에 이릅니다.
<인터뷰> 판매점 직원 : "손님이 너무 많아서 줄이 길기 때문에 이게 없으면 손님들 불편하셔서 자동으로 많이 뽑아놓고 팔아요."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가게 안은 문전성시.
<녹취> 이석윤(로또 구매자) : "손님 태우고 일산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자동으로 사는 거예요. 지금."
밤 8시, 판매가 끝난 뒤에도 아쉬운 발길이 이어집니다.
<녹취> "8시가 안 된 걸로 알고 왔는데 8시가 넘어버린거야. 내가 오늘 분명히 2등은 되는데 아쉽구만."
<녹취> "의정부에서 일부러 왔다니까요. 조금만, 만 원어치만 줘요."
로또 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은 불과 814만 5천분의 1.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앞선 사람들은 이런 확률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현길(복권 판매점 사장) : "지금 수 십억씩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로또 복권 밖에 없잖아요. 뭘로 해서 수 십억을 벌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기대 반 희망 반, 이렇게 사시는 것 같아요."
서울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
손님들이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로또복권이 화면 안으로 들어옵니다.
<녹취> "(로또 복권이에요) 진짜 주는 거 맞아요? (네, 그럼요.) 감사합니다.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SMS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로또 마케팅'입니다.
출시 1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로또가 기업 홍보나 행사 뒷풀이 선물로 이용되는 등 일상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전수복(레스토랑 운영) : "적은 금액으로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는 게 가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공 45개가 섞이고 섞여 차례로 굴러나오는 번호 6개는 누군가에게 일확천금을 안겨줍니다.
<녹취> "6개만 맞히면 인생역전이다, 꿈의 숫자, 로또하자!"
'인생 역전'이라는 문구는 서민층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들었습니다.
<인터뷰> "한 번씩 사다가 어쩌다 한 번 안 사면은 안 사는 날 여기서 또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희망을 찾게 되죠."
지난 2002년 12월 출시된 로또 복권의 10년치 누적 판매액은 27조 원.
우리나라 성인 한명 당 73만 원어치씩 썼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2003년 정점을 찍은 로또 열기는 이월 횟수가 2회로 제한되고, 게임 가격도 천 원으로 낮아지면서 한풀 꺾였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 다시 꾸준히 느는 추세입니다.
불경기에 고통받는 서민들이 현실 도피 수단으로 로또를 더 찾게 된다는 속설대로입니다.
<인터뷰> 박광용(로또 판매점 주인) : "서민들이 진짜 천 원짜리, 동전이 제일 많이 들어와요. 우리가 별로 동전 필요 없는데. 동전 한 주먹 가지고 와서 로또 주세요."
팍팍한 일상에 지친 서민들의 지갑에 든 복권 한 장.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로또가 서민들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윤정 : "부모님 집 사드리고 싶어요. 점점 먹고 살기도 힘들고 정말 로또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인터뷰> 김준용 : "집 하나 마련하고 그게 가장 큰 소망이죠. 아무래도. 저 같은 장애인은 취업하기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음양오행에 따라 로또 번호를 찍어준다는 서비스에...
<녹취> "이제 자신의 사주로 로또 1등 번호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개개인의 타고난 팔자에 가장 운이 따르는 조합으로 구성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나온 번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당첨 확률을 높여준다는 업체도 80여곳이 성업 중입니다.
<인터뷰> 번호 예측 업체 관계자 : "39번 같은 경우 2002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11월에 지금까지 한번도 나온 적이 없거든요. 일종의 과거의 패턴이 될 수 있는 거죠."
심지어는 로또 당첨 조작설까지...
<녹취> 진수희(전 한나라당 의원/2008년)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고 하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감사원이 당첨 조작은 없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재력가 집안의 가정부가 로또에 당첨돼 백억 원을 손에 쥔다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돈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 군상의 내면을 솔직하게 담았지만, 결국 '돈보다 사람'이란 결론으로 끝을 맺습니다.
지난 10년간 이런 로또 1등 당첨자는 지난 23일 현재 2956명.
전체 인구의 0.007% 만이 '대박'을 터트린 셈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확천금을 미끼로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함께...
<인터뷰> 신광영(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사행성이라는 게 중독성이거든요. 중독성이 강한 걸 습관화시키고 내면화시키고 일상화되면 그것이 취미나 오락 정도가 아니라 점차 중독이 돼서 한 개인을 파괴하는..."
단돈 천 원으로 일주일을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팽팽합니다.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국가가 공인한 오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대와 설레임을 준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에 잘 활용하는 것은 사실은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경제적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룬 사람들은 과연 누구이고, 당첨 이후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난 3년간 로또 1등 당첨자 353명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분석해 봤습니다.
월 평균 소득으로는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이 37%, 학력 수준은 고졸 이하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1%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7월, 30억여 원의 로또 1등에 당첨된 권 모씨.
당시 인터넷에 "청소용역 일을 하는 어머니에게 수술을 해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심경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권 씨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권도운(가명/음성변조) : "진짜 아무 생각 안 들더라고요. 실감도 안 나고. 세상에 아무 것도 안 보여요. 멍해졌어요. 진짜."
고졸 출신에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던 권 씨.
당첨된 뒤 유일한 변화는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된 빚 2억 원을 갚고, 2천만 원대 중고차를 산 게 전부입니다.
나머지 돈은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 소득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도운(가명/음성변조) : "저한테는 솔직히 1억 원도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큰 금액이었는데요. 똑같아요. 저도 솔직히 사람이에요. 정말 좋은 집 사고, 좋은 차 끌고 다니면서 폼나게 살고 싶기는 하죠. 그게 잘못된 사례인 것 같아요. 그렇게 사는 게. 저는 평범하게 사는 게 좋아요."
<녹취> "로또에 당첨돼 거액을 거머쥐고도 빈털털이가 되고만..."
지난해 남편이 로또에 당첨돼 19억 원이 생긴 이 모 씨.
남편의 커진 씀씀이, 또 로또에 대한 집착 탓에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녹취> 로또 당첨자 부인(음성변조) : "첫 번째는 술, 두 번째는 로또를 사기 위해서, 세 번째는 여자, 돈 버는 이유가 그렇게 세 가지라고 나중에 얘기하더라고요. 술 먹으니까 항상 잠을 다른 데서 자고..."
여기에 가정 폭력까지 더해지자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형사와 민사, 이혼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로또 당첨자 부인(음성변조) : "구름 위를 떠다는 것 같다고 제가 항상 그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진짜 도박이에요. 로또 30,40만 원어치를 항상 사요. 자기는 올해 안에 두번 더 맞는데요. 운이..."
물론 이런 극단적인 예가 해마다 4백명 씩 배출되는 1등 당첨자 모두의 인생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복권기금 광고 "집 없는 가족에게 새 집이 생겼습니다."
정부 역시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복권 판매로 얻는 수익금이 소외계층 지원 등 복지 재원으로 쓰이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창수 : "어려운 사람들 위해서 공익사업에 쓰여지고 하니까 제가 그런 부분에 일임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조성된 복권 기금 11조 5천억 원 가운데 로또는 95%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합니다.
기금의 65%는 공익사업에 쓰이고, 나머지 35%는 로또가 나오기 전, 기존에 수십 종의 복권을 발행하던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 배분됩니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이 합리적인 근거없이 배분된 이 기금을 쌈짓돈처럼 써 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녹취> 복권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의 기득권을 인정해 달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존에 난립한 복권을) 정비하려고 하니까 '우리가 잘 하려고 왜 그러냐' 그렇게 불만이 나오니까 어떤 타협의 산물로서 법정 배분으로 줬었던 거죠."
여기에 정부가 조세 저항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 재원을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하는 건 형평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신광영(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정상적인 조세,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서 복지 재원이 조달되어야지, 사행성 로또를 가지고 복지재원을 조달한다는 얘기는 국가가 책임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죠."
사행산업은 경제적 불평등과 취약한 복지 안전망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또 10년'의 이면에는 이른바 '위험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노력해서 버는 대가에서 만족감을 가지게 인간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횡재는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즐기는 수준에서 게임을 하시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탕주의의 노예로 살 지, 아니면 천 원어치 이상의 활력을 얻을 지 번호 추출기 안에서 돌고있는 건 공 45개가 아닌 우리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녹취> 김주환(서울 용답동) : "기절 안 하면 다행이죠. 빌딩이나 회사나 하나 차려서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녹취> 황 모 씨(로또 당첨 후 절도 피의자) : "노름하고, 집 사드리고, 가게 하고 그렇게 썼습니다."
<앵커 멘트>
숫자 여섯개로 벌이는 확률 게임.
로또 복권이 세상이 나온 지 오늘로 꼭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약 3천 명이 당첨됐는데요.
돈벼락 맞았다고 인생 역시 확 폈을까요?
서민의 애환이 담긴 로또 열풍, 10년의 이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복권 판매점.
로또 1등이 17번이나 나와 이른바 '로또 명당'으로 불립니다.
가게 앞은 기념 사진을 찍을 만큼 명소가 됐고...
일주일 평균 판매량도 5만여 장에 이릅니다.
<인터뷰> 판매점 직원 : "손님이 너무 많아서 줄이 길기 때문에 이게 없으면 손님들 불편하셔서 자동으로 많이 뽑아놓고 팔아요."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가게 안은 문전성시.
<녹취> 이석윤(로또 구매자) : "손님 태우고 일산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자동으로 사는 거예요. 지금."
밤 8시, 판매가 끝난 뒤에도 아쉬운 발길이 이어집니다.
<녹취> "8시가 안 된 걸로 알고 왔는데 8시가 넘어버린거야. 내가 오늘 분명히 2등은 되는데 아쉽구만."
<녹취> "의정부에서 일부러 왔다니까요. 조금만, 만 원어치만 줘요."
로또 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은 불과 814만 5천분의 1.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앞선 사람들은 이런 확률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현길(복권 판매점 사장) : "지금 수 십억씩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로또 복권 밖에 없잖아요. 뭘로 해서 수 십억을 벌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기대 반 희망 반, 이렇게 사시는 것 같아요."
서울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
손님들이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로또복권이 화면 안으로 들어옵니다.
<녹취> "(로또 복권이에요) 진짜 주는 거 맞아요? (네, 그럼요.) 감사합니다.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SMS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로또 마케팅'입니다.
출시 1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로또가 기업 홍보나 행사 뒷풀이 선물로 이용되는 등 일상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전수복(레스토랑 운영) : "적은 금액으로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는 게 가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공 45개가 섞이고 섞여 차례로 굴러나오는 번호 6개는 누군가에게 일확천금을 안겨줍니다.
<녹취> "6개만 맞히면 인생역전이다, 꿈의 숫자, 로또하자!"
'인생 역전'이라는 문구는 서민층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들었습니다.
<인터뷰> "한 번씩 사다가 어쩌다 한 번 안 사면은 안 사는 날 여기서 또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희망을 찾게 되죠."
지난 2002년 12월 출시된 로또 복권의 10년치 누적 판매액은 27조 원.
우리나라 성인 한명 당 73만 원어치씩 썼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2003년 정점을 찍은 로또 열기는 이월 횟수가 2회로 제한되고, 게임 가격도 천 원으로 낮아지면서 한풀 꺾였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 다시 꾸준히 느는 추세입니다.
불경기에 고통받는 서민들이 현실 도피 수단으로 로또를 더 찾게 된다는 속설대로입니다.
<인터뷰> 박광용(로또 판매점 주인) : "서민들이 진짜 천 원짜리, 동전이 제일 많이 들어와요. 우리가 별로 동전 필요 없는데. 동전 한 주먹 가지고 와서 로또 주세요."
팍팍한 일상에 지친 서민들의 지갑에 든 복권 한 장.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로또가 서민들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윤정 : "부모님 집 사드리고 싶어요. 점점 먹고 살기도 힘들고 정말 로또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인터뷰> 김준용 : "집 하나 마련하고 그게 가장 큰 소망이죠. 아무래도. 저 같은 장애인은 취업하기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음양오행에 따라 로또 번호를 찍어준다는 서비스에...
<녹취> "이제 자신의 사주로 로또 1등 번호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개개인의 타고난 팔자에 가장 운이 따르는 조합으로 구성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나온 번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당첨 확률을 높여준다는 업체도 80여곳이 성업 중입니다.
<인터뷰> 번호 예측 업체 관계자 : "39번 같은 경우 2002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11월에 지금까지 한번도 나온 적이 없거든요. 일종의 과거의 패턴이 될 수 있는 거죠."
심지어는 로또 당첨 조작설까지...
<녹취> 진수희(전 한나라당 의원/2008년)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고 하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감사원이 당첨 조작은 없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재력가 집안의 가정부가 로또에 당첨돼 백억 원을 손에 쥔다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돈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 군상의 내면을 솔직하게 담았지만, 결국 '돈보다 사람'이란 결론으로 끝을 맺습니다.
지난 10년간 이런 로또 1등 당첨자는 지난 23일 현재 2956명.
전체 인구의 0.007% 만이 '대박'을 터트린 셈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확천금을 미끼로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함께...
<인터뷰> 신광영(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사행성이라는 게 중독성이거든요. 중독성이 강한 걸 습관화시키고 내면화시키고 일상화되면 그것이 취미나 오락 정도가 아니라 점차 중독이 돼서 한 개인을 파괴하는..."
단돈 천 원으로 일주일을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팽팽합니다.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국가가 공인한 오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대와 설레임을 준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에 잘 활용하는 것은 사실은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경제적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룬 사람들은 과연 누구이고, 당첨 이후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난 3년간 로또 1등 당첨자 353명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분석해 봤습니다.
월 평균 소득으로는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이 37%, 학력 수준은 고졸 이하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1%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7월, 30억여 원의 로또 1등에 당첨된 권 모씨.
당시 인터넷에 "청소용역 일을 하는 어머니에게 수술을 해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심경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권 씨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권도운(가명/음성변조) : "진짜 아무 생각 안 들더라고요. 실감도 안 나고. 세상에 아무 것도 안 보여요. 멍해졌어요. 진짜."
고졸 출신에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던 권 씨.
당첨된 뒤 유일한 변화는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된 빚 2억 원을 갚고, 2천만 원대 중고차를 산 게 전부입니다.
나머지 돈은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 소득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도운(가명/음성변조) : "저한테는 솔직히 1억 원도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큰 금액이었는데요. 똑같아요. 저도 솔직히 사람이에요. 정말 좋은 집 사고, 좋은 차 끌고 다니면서 폼나게 살고 싶기는 하죠. 그게 잘못된 사례인 것 같아요. 그렇게 사는 게. 저는 평범하게 사는 게 좋아요."
<녹취> "로또에 당첨돼 거액을 거머쥐고도 빈털털이가 되고만..."
지난해 남편이 로또에 당첨돼 19억 원이 생긴 이 모 씨.
남편의 커진 씀씀이, 또 로또에 대한 집착 탓에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녹취> 로또 당첨자 부인(음성변조) : "첫 번째는 술, 두 번째는 로또를 사기 위해서, 세 번째는 여자, 돈 버는 이유가 그렇게 세 가지라고 나중에 얘기하더라고요. 술 먹으니까 항상 잠을 다른 데서 자고..."
여기에 가정 폭력까지 더해지자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형사와 민사, 이혼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로또 당첨자 부인(음성변조) : "구름 위를 떠다는 것 같다고 제가 항상 그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진짜 도박이에요. 로또 30,40만 원어치를 항상 사요. 자기는 올해 안에 두번 더 맞는데요. 운이..."
물론 이런 극단적인 예가 해마다 4백명 씩 배출되는 1등 당첨자 모두의 인생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복권기금 광고 "집 없는 가족에게 새 집이 생겼습니다."
정부 역시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복권 판매로 얻는 수익금이 소외계층 지원 등 복지 재원으로 쓰이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창수 : "어려운 사람들 위해서 공익사업에 쓰여지고 하니까 제가 그런 부분에 일임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조성된 복권 기금 11조 5천억 원 가운데 로또는 95%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합니다.
기금의 65%는 공익사업에 쓰이고, 나머지 35%는 로또가 나오기 전, 기존에 수십 종의 복권을 발행하던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 배분됩니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이 합리적인 근거없이 배분된 이 기금을 쌈짓돈처럼 써 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녹취> 복권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의 기득권을 인정해 달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존에 난립한 복권을) 정비하려고 하니까 '우리가 잘 하려고 왜 그러냐' 그렇게 불만이 나오니까 어떤 타협의 산물로서 법정 배분으로 줬었던 거죠."
여기에 정부가 조세 저항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 재원을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하는 건 형평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신광영(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정상적인 조세,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서 복지 재원이 조달되어야지, 사행성 로또를 가지고 복지재원을 조달한다는 얘기는 국가가 책임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죠."
사행산업은 경제적 불평등과 취약한 복지 안전망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또 10년'의 이면에는 이른바 '위험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노력해서 버는 대가에서 만족감을 가지게 인간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횡재는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즐기는 수준에서 게임을 하시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탕주의의 노예로 살 지, 아니면 천 원어치 이상의 활력을 얻을 지 번호 추출기 안에서 돌고있는 건 공 45개가 아닌 우리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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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또 10년…인생역전?
-
- 입력 2012-12-03 09:24:57
- 수정2012-12-13 15:40:54

<녹취> 김정태(전 국민은행장) : "기존의 복권은 앞으로 한 반 년 정도에 전부 소멸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주환(서울 용답동) : "기절 안 하면 다행이죠. 빌딩이나 회사나 하나 차려서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녹취> 황 모 씨(로또 당첨 후 절도 피의자) : "노름하고, 집 사드리고, 가게 하고 그렇게 썼습니다."
<앵커 멘트>
숫자 여섯개로 벌이는 확률 게임.
로또 복권이 세상이 나온 지 오늘로 꼭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약 3천 명이 당첨됐는데요.
돈벼락 맞았다고 인생 역시 확 폈을까요?
서민의 애환이 담긴 로또 열풍, 10년의 이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복권 판매점.
로또 1등이 17번이나 나와 이른바 '로또 명당'으로 불립니다.
가게 앞은 기념 사진을 찍을 만큼 명소가 됐고...
일주일 평균 판매량도 5만여 장에 이릅니다.
<인터뷰> 판매점 직원 : "손님이 너무 많아서 줄이 길기 때문에 이게 없으면 손님들 불편하셔서 자동으로 많이 뽑아놓고 팔아요."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가게 안은 문전성시.
<녹취> 이석윤(로또 구매자) : "손님 태우고 일산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자동으로 사는 거예요. 지금."
밤 8시, 판매가 끝난 뒤에도 아쉬운 발길이 이어집니다.
<녹취> "8시가 안 된 걸로 알고 왔는데 8시가 넘어버린거야. 내가 오늘 분명히 2등은 되는데 아쉽구만."
<녹취> "의정부에서 일부러 왔다니까요. 조금만, 만 원어치만 줘요."
로또 복권의 1등 당첨 확률은 불과 814만 5천분의 1.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앞선 사람들은 이런 확률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현길(복권 판매점 사장) : "지금 수 십억씩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로또 복권 밖에 없잖아요. 뭘로 해서 수 십억을 벌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기대 반 희망 반, 이렇게 사시는 것 같아요."
서울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
손님들이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로또복권이 화면 안으로 들어옵니다.
<녹취> "(로또 복권이에요) 진짜 주는 거 맞아요? (네, 그럼요.) 감사합니다.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SMS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로또 마케팅'입니다.
출시 1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로또가 기업 홍보나 행사 뒷풀이 선물로 이용되는 등 일상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전수복(레스토랑 운영) : "적은 금액으로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는 게 가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공 45개가 섞이고 섞여 차례로 굴러나오는 번호 6개는 누군가에게 일확천금을 안겨줍니다.
<녹취> "6개만 맞히면 인생역전이다, 꿈의 숫자, 로또하자!"
'인생 역전'이라는 문구는 서민층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들었습니다.
<인터뷰> "한 번씩 사다가 어쩌다 한 번 안 사면은 안 사는 날 여기서 또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희망을 찾게 되죠."
지난 2002년 12월 출시된 로또 복권의 10년치 누적 판매액은 27조 원.
우리나라 성인 한명 당 73만 원어치씩 썼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2003년 정점을 찍은 로또 열기는 이월 횟수가 2회로 제한되고, 게임 가격도 천 원으로 낮아지면서 한풀 꺾였지만,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이후 다시 꾸준히 느는 추세입니다.
불경기에 고통받는 서민들이 현실 도피 수단으로 로또를 더 찾게 된다는 속설대로입니다.
<인터뷰> 박광용(로또 판매점 주인) : "서민들이 진짜 천 원짜리, 동전이 제일 많이 들어와요. 우리가 별로 동전 필요 없는데. 동전 한 주먹 가지고 와서 로또 주세요."
팍팍한 일상에 지친 서민들의 지갑에 든 복권 한 장.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로또가 서민들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윤정 : "부모님 집 사드리고 싶어요. 점점 먹고 살기도 힘들고 정말 로또 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인터뷰> 김준용 : "집 하나 마련하고 그게 가장 큰 소망이죠. 아무래도. 저 같은 장애인은 취업하기가 힘들거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음양오행에 따라 로또 번호를 찍어준다는 서비스에...
<녹취> "이제 자신의 사주로 로또 1등 번호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개개인의 타고난 팔자에 가장 운이 따르는 조합으로 구성해 드립니다."
지금까지 나온 번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당첨 확률을 높여준다는 업체도 80여곳이 성업 중입니다.
<인터뷰> 번호 예측 업체 관계자 : "39번 같은 경우 2002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11월에 지금까지 한번도 나온 적이 없거든요. 일종의 과거의 패턴이 될 수 있는 거죠."
심지어는 로또 당첨 조작설까지...
<녹취> 진수희(전 한나라당 의원/2008년)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고 하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감사원이 당첨 조작은 없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재력가 집안의 가정부가 로또에 당첨돼 백억 원을 손에 쥔다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돈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 군상의 내면을 솔직하게 담았지만, 결국 '돈보다 사람'이란 결론으로 끝을 맺습니다.
지난 10년간 이런 로또 1등 당첨자는 지난 23일 현재 2956명.
전체 인구의 0.007% 만이 '대박'을 터트린 셈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확천금을 미끼로 한탕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함께...
<인터뷰> 신광영(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사행성이라는 게 중독성이거든요. 중독성이 강한 걸 습관화시키고 내면화시키고 일상화되면 그것이 취미나 오락 정도가 아니라 점차 중독이 돼서 한 개인을 파괴하는..."
단돈 천 원으로 일주일을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팽팽합니다.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국가가 공인한 오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대와 설레임을 준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에 잘 활용하는 것은 사실은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경제적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룬 사람들은 과연 누구이고, 당첨 이후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난 3년간 로또 1등 당첨자 353명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분석해 봤습니다.
월 평균 소득으로는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이 37%, 학력 수준은 고졸 이하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1%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7월, 30억여 원의 로또 1등에 당첨된 권 모씨.
당시 인터넷에 "청소용역 일을 하는 어머니에게 수술을 해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심경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권 씨를 만났습니다.
<인터뷰> 권도운(가명/음성변조) : "진짜 아무 생각 안 들더라고요. 실감도 안 나고. 세상에 아무 것도 안 보여요. 멍해졌어요. 진짜."
고졸 출신에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던 권 씨.
당첨된 뒤 유일한 변화는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된 빚 2억 원을 갚고, 2천만 원대 중고차를 산 게 전부입니다.
나머지 돈은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 소득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도운(가명/음성변조) : "저한테는 솔직히 1억 원도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큰 금액이었는데요. 똑같아요. 저도 솔직히 사람이에요. 정말 좋은 집 사고, 좋은 차 끌고 다니면서 폼나게 살고 싶기는 하죠. 그게 잘못된 사례인 것 같아요. 그렇게 사는 게. 저는 평범하게 사는 게 좋아요."
<녹취> "로또에 당첨돼 거액을 거머쥐고도 빈털털이가 되고만..."
지난해 남편이 로또에 당첨돼 19억 원이 생긴 이 모 씨.
남편의 커진 씀씀이, 또 로또에 대한 집착 탓에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녹취> 로또 당첨자 부인(음성변조) : "첫 번째는 술, 두 번째는 로또를 사기 위해서, 세 번째는 여자, 돈 버는 이유가 그렇게 세 가지라고 나중에 얘기하더라고요. 술 먹으니까 항상 잠을 다른 데서 자고..."
여기에 가정 폭력까지 더해지자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형사와 민사, 이혼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로또 당첨자 부인(음성변조) : "구름 위를 떠다는 것 같다고 제가 항상 그렇게 얘기를 했었어요. 진짜 도박이에요. 로또 30,40만 원어치를 항상 사요. 자기는 올해 안에 두번 더 맞는데요. 운이..."
물론 이런 극단적인 예가 해마다 4백명 씩 배출되는 1등 당첨자 모두의 인생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녹취> 복권기금 광고 "집 없는 가족에게 새 집이 생겼습니다."
정부 역시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복권 판매로 얻는 수익금이 소외계층 지원 등 복지 재원으로 쓰이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터뷰> 김창수 : "어려운 사람들 위해서 공익사업에 쓰여지고 하니까 제가 그런 부분에 일임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조성된 복권 기금 11조 5천억 원 가운데 로또는 95%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합니다.
기금의 65%는 공익사업에 쓰이고, 나머지 35%는 로또가 나오기 전, 기존에 수십 종의 복권을 발행하던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 배분됩니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이 합리적인 근거없이 배분된 이 기금을 쌈짓돈처럼 써 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녹취> 복권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의 기득권을 인정해 달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존에 난립한 복권을) 정비하려고 하니까 '우리가 잘 하려고 왜 그러냐' 그렇게 불만이 나오니까 어떤 타협의 산물로서 법정 배분으로 줬었던 거죠."
여기에 정부가 조세 저항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 재원을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하는 건 형평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신광영(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정상적인 조세,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통해서 복지 재원이 조달되어야지, 사행성 로또를 가지고 복지재원을 조달한다는 얘기는 국가가 책임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죠."
사행산업은 경제적 불평등과 취약한 복지 안전망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또 10년'의 이면에는 이른바 '위험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곽금주(교수/서울대 심리학과) : "노력해서 버는 대가에서 만족감을 가지게 인간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횡재는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즐기는 수준에서 게임을 하시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탕주의의 노예로 살 지, 아니면 천 원어치 이상의 활력을 얻을 지 번호 추출기 안에서 돌고있는 건 공 45개가 아닌 우리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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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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