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파트 절도범 ‘신발 밑창에 파스를…’ 이유는?

입력 2012.12.05 (08:38) 수정 2012.12.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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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절도범들은 보통 보안이 허술한 곳을 많이 노릴 거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인데요.

정반대로 보안이 잘돼 있다는 새 아파트,고급아파트만 골라 턴 혐의로 2인조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런 아파트들도 안에 들어가기는전혀 어렵지 않았고, 방음이 잘 돼 있어 오히려 범행하기에 더 좋았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여기에 한술 더 떠서 보석 감별기까지갖고 다녔다죠?

<기자 멘트>

보석 감별기뿐만이 아니라 전자저울도 가지고 다니면서 진짜 보석만을 훔쳤는데요.

이들의 범행은 정말 치밀했습니다.

휴대 전화 대신 무전기를 써서 경찰의 추적을 피했고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에 파스까지 붙였습니다.

전국을 무대로 6개월 동안 35곳의 고급 아파트를 돌며 8억 원대의 금품을 훔쳤는데요.

경찰들도 혀를 내두른 2인조 절도단의 범죄 행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지하 주차장에서 아파트 주민이 나오자 한 남성이 보안 스크린 도어가 닫히기 전 아파트 안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를 의심하거나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터뷰> 최대준(경위/안양동안경찰서 강력2팀) : "상당히 교묘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이번 같은 경우에도 건물 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주민이 나오는 틈을 이용해 뛰어 들어가거든요."

쉽게 보안 스크린 도어를 통과한 절도범은 집주인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밖에서 기다리던 공범을 불러들입니다.

CCTV를 의식한 듯 얼굴을 가린 이들은 주머니로는 부족했는지 자루까지 가지고 옵니다.

철제공구와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현관문을 부수고 금품을 훔친 다음, CCTV를 피해 우산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급히 아파트를 빠져나갑니다.

2명으로 이루어진 절도범 일당은 지난 6개월 동안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의 고급 아파트에서 8억 원어치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막 들어왔을 때 안방에 문이 활짝 열려있고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고, 무슨 연장을 썼는지 그 큰 금고가 벌려져문을 억지로 때려 부숴서 열려 있더라고요."

보석 감별기를 이용해 값나가는 것만 훔쳤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현금도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들 어렸을 때 금반지 결혼 다이아몬드 반지. 금은 다 가져갔어요."

빈 집만 골라 털었다는 그들.

어떻게 이웃에게 들키지 않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요?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옆집에 (소리가) 나니까 좋은 아파트가 아닌 데는 소리가 나니까 어렵고요. 좋은 아파트는 1층이나 2층에 방화문이 있잖아요. 문을 닫으면 티가 안 나고 안쪽 집이 있으면 그 양쪽 다 사람이 없는 그런 집을 택했습니다."

이런 치밀한 범행을 실행한 이들은 교도소에서 알게 된 선후배 사이.

그들은 범행에 필요한 소형 무전기와 철제장비 등을 사전에 준비했으며 족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가리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최대준(경위/안양동안경찰서 강력2팀) : "이번에 그 범인들 신발을 보면 파스를 붙였는데 그 이유는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게 하거나 범죄현장에 족적을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수사 방법이 진화하면서 현장에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범인들의 수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지온 (교수/경찰수사연수원) : "족적이라든지 여러 가지 지문이라든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장갑을 낀다든지 신발에 비닐을 씌운다든지 이번 사건처럼 신발에 파스를 붙이는 것은전형적으로 족적을 숨기기 위한 그런 범행 수법이거든요."

하지만 치밀한 노력에도 결국 경찰에 꼬리가 잡힌 전문 털이범들.

경찰은 유사 수법의 아파트 절도 사건에 특정 차량이 연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차량을 미행하여 피의자들을 검거 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훔친 금품을 팔아 흥청망청 썼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대준(경위/안양동안경찰서 강력2팀) : "현금 같은 경우에는 말씀드린 대로 경마, 카지노에 다 소비했고요. 나머지 귀금속 같은 경우에는 장물업자에게 팔았다고 얘기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수사 중에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새로 지은 고급 아파트에서 이런 절도 사건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나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그래도 이 아파트가 첨단 기술이 되어 있는 얼마 전에 지은 집이잖아요. 그렇게 도둑이 들 줄 꿈에도 생각 못했죠."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요즘 새로 지은 아파트들만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새로 지은 아파트들은 문이나 뭐나 그런 것이 두껍고 좋은 문이라고 하는데도, 전문가는 이런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사전 예방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지온 (교수/경찰수사연수원) : "실시간으로 CCTV를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요. 동작 감지기라든지 바로 본인의 스마트 폰에경보가 울리거나 혹은 아파트 경비실에 경보가 울릴 수 있는 시스템. 그런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부분이죠."

이웃 주민도 불안하긴 마찬가집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저런 곳은 들어가기도 쉬워요. 옆에 서 있다가 누구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면 모르잖아요."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걱정되죠. 저희도 그런 사고를 당할까."

세 살 버릇을 고치지 못한 전문 빈집털이 범들은 출소 6개월 만에 다시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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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아파트 절도범 ‘신발 밑창에 파스를…’ 이유는?
    • 입력 2012-12-05 08:40:35
    • 수정2012-12-05 10: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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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절도범들은 보통 보안이 허술한 곳을 많이 노릴 거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인데요. 정반대로 보안이 잘돼 있다는 새 아파트,고급아파트만 골라 턴 혐의로 2인조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런 아파트들도 안에 들어가기는전혀 어렵지 않았고, 방음이 잘 돼 있어 오히려 범행하기에 더 좋았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여기에 한술 더 떠서 보석 감별기까지갖고 다녔다죠? <기자 멘트> 보석 감별기뿐만이 아니라 전자저울도 가지고 다니면서 진짜 보석만을 훔쳤는데요. 이들의 범행은 정말 치밀했습니다. 휴대 전화 대신 무전기를 써서 경찰의 추적을 피했고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에 파스까지 붙였습니다. 전국을 무대로 6개월 동안 35곳의 고급 아파트를 돌며 8억 원대의 금품을 훔쳤는데요. 경찰들도 혀를 내두른 2인조 절도단의 범죄 행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지하 주차장에서 아파트 주민이 나오자 한 남성이 보안 스크린 도어가 닫히기 전 아파트 안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를 의심하거나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터뷰> 최대준(경위/안양동안경찰서 강력2팀) : "상당히 교묘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이번 같은 경우에도 건물 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주민이 나오는 틈을 이용해 뛰어 들어가거든요." 쉽게 보안 스크린 도어를 통과한 절도범은 집주인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밖에서 기다리던 공범을 불러들입니다. CCTV를 의식한 듯 얼굴을 가린 이들은 주머니로는 부족했는지 자루까지 가지고 옵니다. 철제공구와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현관문을 부수고 금품을 훔친 다음, CCTV를 피해 우산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급히 아파트를 빠져나갑니다. 2명으로 이루어진 절도범 일당은 지난 6개월 동안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의 고급 아파트에서 8억 원어치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막 들어왔을 때 안방에 문이 활짝 열려있고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고, 무슨 연장을 썼는지 그 큰 금고가 벌려져문을 억지로 때려 부숴서 열려 있더라고요." 보석 감별기를 이용해 값나가는 것만 훔쳤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현금도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들 어렸을 때 금반지 결혼 다이아몬드 반지. 금은 다 가져갔어요." 빈 집만 골라 털었다는 그들. 어떻게 이웃에게 들키지 않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요?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옆집에 (소리가) 나니까 좋은 아파트가 아닌 데는 소리가 나니까 어렵고요. 좋은 아파트는 1층이나 2층에 방화문이 있잖아요. 문을 닫으면 티가 안 나고 안쪽 집이 있으면 그 양쪽 다 사람이 없는 그런 집을 택했습니다." 이런 치밀한 범행을 실행한 이들은 교도소에서 알게 된 선후배 사이. 그들은 범행에 필요한 소형 무전기와 철제장비 등을 사전에 준비했으며 족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가리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최대준(경위/안양동안경찰서 강력2팀) : "이번에 그 범인들 신발을 보면 파스를 붙였는데 그 이유는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게 하거나 범죄현장에 족적을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수사 방법이 진화하면서 현장에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범인들의 수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지온 (교수/경찰수사연수원) : "족적이라든지 여러 가지 지문이라든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장갑을 낀다든지 신발에 비닐을 씌운다든지 이번 사건처럼 신발에 파스를 붙이는 것은전형적으로 족적을 숨기기 위한 그런 범행 수법이거든요." 하지만 치밀한 노력에도 결국 경찰에 꼬리가 잡힌 전문 털이범들. 경찰은 유사 수법의 아파트 절도 사건에 특정 차량이 연관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차량을 미행하여 피의자들을 검거 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훔친 금품을 팔아 흥청망청 썼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대준(경위/안양동안경찰서 강력2팀) : "현금 같은 경우에는 말씀드린 대로 경마, 카지노에 다 소비했고요. 나머지 귀금속 같은 경우에는 장물업자에게 팔았다고 얘기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수사 중에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새로 지은 고급 아파트에서 이런 절도 사건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나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그래도 이 아파트가 첨단 기술이 되어 있는 얼마 전에 지은 집이잖아요. 그렇게 도둑이 들 줄 꿈에도 생각 못했죠."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요즘 새로 지은 아파트들만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새로 지은 아파트들은 문이나 뭐나 그런 것이 두껍고 좋은 문이라고 하는데도, 전문가는 이런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사전 예방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지온 (교수/경찰수사연수원) : "실시간으로 CCTV를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요. 동작 감지기라든지 바로 본인의 스마트 폰에경보가 울리거나 혹은 아파트 경비실에 경보가 울릴 수 있는 시스템. 그런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부분이죠." 이웃 주민도 불안하긴 마찬가집니다. <녹취> 주민 (음성변조) : "저런 곳은 들어가기도 쉬워요. 옆에 서 있다가 누구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면 모르잖아요." <녹취> 주민 (음성변조) : "걱정되죠. 저희도 그런 사고를 당할까." 세 살 버릇을 고치지 못한 전문 빈집털이 범들은 출소 6개월 만에 다시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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