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유치원 입학 ‘추첨 전쟁’…해법은?

입력 2012.12.05 (21:34) 수정 2012.12.0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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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부터 유치원에 들어가려면 이렇게 추첨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밤샘 줄서기 같은 선착순 접수의 폐단을 없애기위해 도입된건데 추첨경쟁이 워낙 치열해 학부모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유동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기도하듯 자못 경건한 자세로 번호표를 뽑습니다.

하지만 불운을 확인하고는 힘없이 발길을 돌립니다.

<녹취> "66번 축하합니다."

반면 당첨 발표에 엄마는 뛸듯이 기뻐하고 아이 얼굴까지 덩달아 밝아집니다.

지원자 70명에 합격자는 17명.

서울시내 사립 유치원 7백여 곳 가운데 상당수가 오늘을 추첨일로 정한데다 경쟁률도 대개 높았습니다.

이러다보니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여기저기 복수 지원을 하고 각자 추첨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일부는 직장까지 하루 쉬었습니다.

<인터뷰> 신경연(서울 신대방동) : "8시에 추첨하러 가서 여자애들은 10시부터라서 또 여기 오고, 보통 서너 군데 넣는 거 같아요."

<인터뷰> 최현진(서울 신길동) : "휴가까지 내고 왔는데 됐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같은날 추첨하는 것은 담합이라는 정부의 으름장에 유치원 측은 자신들도 어려움이 많다고 항변합니다.

<인터뷰> 임장혁(유치원총연합회 사무총장) : "허수가 발생하게 돼서 유치원 입장에서도 원아모집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밤샘 줄서기를 없애기 위해 추첨제를 도입했지만 유치원 입학의 길은 여전히 험난합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유치원 들어가기가 힘든 이유 수급 불균형 때문입니다.

유치원에 다닐 만3세에서 5세까지 아동은 전국적으로 140만명이 넘는데 받아들일수 있는 인원은 61만여명에 불과한겁니다.

어린이집이 62만명을 수용한다해도 18만명은 갈곳이 없단 얘긴데요.

유치원 입학난 어떤 해법이 있을지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열 명 남짓한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원했던 유치원에서 모두 탈락한 이들입니다.

<녹취> 정효영(탈락생 아버지) : "뭔가 죄를 지은 느낌? 괜히 와서 보기도 민망하고. 또 부부간에 그게 또 싸움이 돼요."

이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유치원보다 설립 기준이 덜 엄격한 보육 시설을 직접 설립하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시설을 임대하고 교사를 확보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판단에섭니다.

<인터뷰> 조민식(부모 모임 대표) : "대부분의 아이들이 갈 데가 없어서 이런 교육 현실을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현실을 한번 바꿔보자."

전국의 유치원 수용률은 평균 41%.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절반 이상은 보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올해부터 만 5세 아동에 대한 정부의 누리 과정 지원이 시작되면서 유치원 지원자가 4만 명 늘어 경쟁률은 더 높아졌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지원자의 20%밖에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등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형숙(중앙대 교수) : "국공립 유치원을 우선적으로 설치를 하고 사립 유치원의 경우는 공적인 학교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선발 제도를 바꾸더라도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유치원 입학난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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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2-05 21:38:05
    • 수정2012-12-05 22: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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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부터 유치원에 들어가려면 이렇게 추첨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밤샘 줄서기 같은 선착순 접수의 폐단을 없애기위해 도입된건데 추첨경쟁이 워낙 치열해 학부모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유동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기도하듯 자못 경건한 자세로 번호표를 뽑습니다. 하지만 불운을 확인하고는 힘없이 발길을 돌립니다. <녹취> "66번 축하합니다." 반면 당첨 발표에 엄마는 뛸듯이 기뻐하고 아이 얼굴까지 덩달아 밝아집니다. 지원자 70명에 합격자는 17명. 서울시내 사립 유치원 7백여 곳 가운데 상당수가 오늘을 추첨일로 정한데다 경쟁률도 대개 높았습니다. 이러다보니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여기저기 복수 지원을 하고 각자 추첨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일부는 직장까지 하루 쉬었습니다. <인터뷰> 신경연(서울 신대방동) : "8시에 추첨하러 가서 여자애들은 10시부터라서 또 여기 오고, 보통 서너 군데 넣는 거 같아요." <인터뷰> 최현진(서울 신길동) : "휴가까지 내고 왔는데 됐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같은날 추첨하는 것은 담합이라는 정부의 으름장에 유치원 측은 자신들도 어려움이 많다고 항변합니다. <인터뷰> 임장혁(유치원총연합회 사무총장) : "허수가 발생하게 돼서 유치원 입장에서도 원아모집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밤샘 줄서기를 없애기 위해 추첨제를 도입했지만 유치원 입학의 길은 여전히 험난합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유치원 들어가기가 힘든 이유 수급 불균형 때문입니다. 유치원에 다닐 만3세에서 5세까지 아동은 전국적으로 140만명이 넘는데 받아들일수 있는 인원은 61만여명에 불과한겁니다. 어린이집이 62만명을 수용한다해도 18만명은 갈곳이 없단 얘긴데요. 유치원 입학난 어떤 해법이 있을지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열 명 남짓한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원했던 유치원에서 모두 탈락한 이들입니다. <녹취> 정효영(탈락생 아버지) : "뭔가 죄를 지은 느낌? 괜히 와서 보기도 민망하고. 또 부부간에 그게 또 싸움이 돼요." 이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유치원보다 설립 기준이 덜 엄격한 보육 시설을 직접 설립하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시설을 임대하고 교사를 확보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판단에섭니다. <인터뷰> 조민식(부모 모임 대표) : "대부분의 아이들이 갈 데가 없어서 이런 교육 현실을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현실을 한번 바꿔보자." 전국의 유치원 수용률은 평균 41%.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절반 이상은 보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올해부터 만 5세 아동에 대한 정부의 누리 과정 지원이 시작되면서 유치원 지원자가 4만 명 늘어 경쟁률은 더 높아졌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지원자의 20%밖에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등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형숙(중앙대 교수) : "국공립 유치원을 우선적으로 설치를 하고 사립 유치원의 경우는 공적인 학교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선발 제도를 바꾸더라도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유치원 입학난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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