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매몰 비용 수십억…재개발 ‘진퇴양난’

입력 2012.12.11 (21:19) 수정 2012.12.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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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재개발 재건축사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나빠진 상황때문에 사업을 그만두고 싶어도 걸림돌이 있는데요.

조합을 운영하면서 시공사로부터 빌려쓴 돈 즉 매몰비용입니다.

조합 한곳당 평균 매몰비용이 50억원으로 서울시 전체만 따져봐도 1조 5천억원대로 추정됩니다.

이때문에 재개발 재건축 출구전략이 진퇴양란에 빠졌습니다.

손원혁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사당동의 한 재건축 구역.

조합원 과반의 동의로 지난달 재건축조합이 해산됐지만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지난 3년 동안 조합에서 쓴 돈은 52억 원, 한 가구 당 부담액이 2천만원 꼴입니다.

<인터뷰> 고광연(조합 해산 찬성주민) : "조합이 해산됐는데 지금도 그런 것을 다시 또 (요구)한다면 우리 동네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진짜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사업을 계속하자는 주민들은 매몰비용 부담을 내세워 조합 해산이 부당하다는 행정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당 1구역 재건축조합 : "후속조치는 재판과 재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매몰이다...매몰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서울 성북구의 또 다른 재개발 구역.

주민들이 사업성이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매몰비용 부담 때문에 선뜻 조합 해산 동의를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북 삼선5구역 조합원 :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확신은 없는데 매몰비용을 감당하면서 까지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올해 재개발.재건축 출구전략을 내놓고 실태 조사에 들어갔지만 매몰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김승원(서울시 주택정책실) : "조합을 해산하는 목적이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를 드리고 주민들이 판단하라는 거거든요."

매몰비용 때문에 조합이 해산된 경기도 수원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조합이 다시 살아났고, 부천에서는 시공사가 해산된 조합에 수백억원의 손해배상금까지 요구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재개발 재건축조합은 모두 4백2곳.

매몰비용 처리 문제로 재개발 사업을 중단하려는 출구전략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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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매몰 비용 수십억…재개발 ‘진퇴양난’
    • 입력 2012-12-11 21:21:45
    • 수정2012-12-12 13: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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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재개발 재건축사업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나빠진 상황때문에 사업을 그만두고 싶어도 걸림돌이 있는데요. 조합을 운영하면서 시공사로부터 빌려쓴 돈 즉 매몰비용입니다. 조합 한곳당 평균 매몰비용이 50억원으로 서울시 전체만 따져봐도 1조 5천억원대로 추정됩니다. 이때문에 재개발 재건축 출구전략이 진퇴양란에 빠졌습니다. 손원혁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사당동의 한 재건축 구역. 조합원 과반의 동의로 지난달 재건축조합이 해산됐지만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지난 3년 동안 조합에서 쓴 돈은 52억 원, 한 가구 당 부담액이 2천만원 꼴입니다. <인터뷰> 고광연(조합 해산 찬성주민) : "조합이 해산됐는데 지금도 그런 것을 다시 또 (요구)한다면 우리 동네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진짜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사업을 계속하자는 주민들은 매몰비용 부담을 내세워 조합 해산이 부당하다는 행정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당 1구역 재건축조합 : "후속조치는 재판과 재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매몰이다...매몰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 서울 성북구의 또 다른 재개발 구역. 주민들이 사업성이 낮다고 생각하면서도 매몰비용 부담 때문에 선뜻 조합 해산 동의를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북 삼선5구역 조합원 :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확신은 없는데 매몰비용을 감당하면서 까지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올해 재개발.재건축 출구전략을 내놓고 실태 조사에 들어갔지만 매몰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김승원(서울시 주택정책실) : "조합을 해산하는 목적이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를 드리고 주민들이 판단하라는 거거든요." 매몰비용 때문에 조합이 해산된 경기도 수원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조합이 다시 살아났고, 부천에서는 시공사가 해산된 조합에 수백억원의 손해배상금까지 요구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재개발 재건축조합은 모두 4백2곳. 매몰비용 처리 문제로 재개발 사업을 중단하려는 출구전략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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