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민생 안전, 서두르면 실패한다

입력 2013.01.03 (07:34) 수정 2013.01.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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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 객원해설위원]

올해는 새 정부가 5년 임기를 시작하는 해입니다. 선거 직후 당선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고 나선 것이 민생 안정입니다. 문제는 민생이 예산 좀 퍼주는 식의 임기응변으로는 해결되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구조적인 변화 없이 공약 지킨다고 서두르다간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민생안정을 위해서는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해야 하고, 그 과실이 서민, 중산층에게 충분히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향후 5년을 전망해 보면 성장과 복지 모두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우선 세계경제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이 밝을 수 없습니다. 물론 서비스 산업과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내수시장 활성화가 해법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는 각종 기득권과의 충돌이 예견되는 개혁에 가까운 과제입니다. 설사 제도개혁에 성공한다 해도 그 결실은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지난 정권들은 당장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 대기업에 의존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분배는 악화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습니다.

민생의 또 다른 축인 복지정책의 경우 재원 마련이 핵심이고, 그 근간은 세금입니다. 그런데 복잡하고 비효율적이고 불공평한 현재의 조세제도로는 체계적인 세수확보가 어렵습니다. 세제개혁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다 저항이 따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개혁의 청사진조차 보기 어려웠고, 노무현 정부는 납세자의 저항을 무시한 개혁을 시도하다 큰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요컨대, 민생안정을 위한 내수 활성화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청사진에 근거한 제도개혁이 앞서야 합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복지 공약을 실천한다고 국채를 발행하느니, 세금을 어쩌느니 하는 주먹구구식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준비된 대통령이라면 서두르지 말고, 냉정한 시선으로 임기 5년을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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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민생 안전, 서두르면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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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1-03 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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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성 객원해설위원]

올해는 새 정부가 5년 임기를 시작하는 해입니다. 선거 직후 당선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고 나선 것이 민생 안정입니다. 문제는 민생이 예산 좀 퍼주는 식의 임기응변으로는 해결되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구조적인 변화 없이 공약 지킨다고 서두르다간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민생안정을 위해서는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해야 하고, 그 과실이 서민, 중산층에게 충분히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향후 5년을 전망해 보면 성장과 복지 모두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우선 세계경제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이 밝을 수 없습니다. 물론 서비스 산업과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내수시장 활성화가 해법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는 각종 기득권과의 충돌이 예견되는 개혁에 가까운 과제입니다. 설사 제도개혁에 성공한다 해도 그 결실은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지난 정권들은 당장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 대기업에 의존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분배는 악화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습니다.

민생의 또 다른 축인 복지정책의 경우 재원 마련이 핵심이고, 그 근간은 세금입니다. 그런데 복잡하고 비효율적이고 불공평한 현재의 조세제도로는 체계적인 세수확보가 어렵습니다. 세제개혁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다 저항이 따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개혁의 청사진조차 보기 어려웠고, 노무현 정부는 납세자의 저항을 무시한 개혁을 시도하다 큰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요컨대, 민생안정을 위한 내수 활성화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청사진에 근거한 제도개혁이 앞서야 합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복지 공약을 실천한다고 국채를 발행하느니, 세금을 어쩌느니 하는 주먹구구식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준비된 대통령이라면 서두르지 말고, 냉정한 시선으로 임기 5년을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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