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디지털 방송, 미래를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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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성철 (서울 돈암동) : “지역 날씨정보 제공한다고 말은 들었는데 실제로 이용하는 주변 친구나 주변 아파트 같은 동에 사시는 분들 말씀 들어봐도 특별히 그걸 이용한다는 분은 별로 보지 못했어요.”
<인터뷰> 서화중(강원도 영월군 영흥리) : “그런 것까진 잘 모르죠. 나오는 대로 잘 나오니까 잘 보고 그냥 느끼고 좋은 거 좋다고 생각하고 살아요.”
<질문>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화질이 좋아지긴 했는데 그 밖에 뭐가 바뀌었는지 실감하지는 못하겠다,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또 현재의 한계는 무엇인지, 최정근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최 기자,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된 지금 실제 어떤 게 달라진 건가요?
<답변>
사실 시청자들의 반응처럼 화질 개선 말고는 당장은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방송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고화질과 고음질, 데이터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 그리고 다채널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다채널 방송은 아직 실시도 못하는 상황이고 부가 서비스 역시 제한적으로만 되고 있습니다.
결국, 전면 디지털 방송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정작 디지털의 장점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그런 여러 장점 때문에 많은 예산을 들여 디지털 전환을 한 것 아닙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디지털 전환을 먼저 한 외국은 어떤가요?
<답변>
우리보다 앞서 디지털 전환을 한 여러 나라는 대부분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다채널 서비스부터 살펴볼까요?
<리포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일본입니다.
2003년 12월,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부터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는 아날로그 방송을 끝내고 완전한 디지털 방송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634미터, 세계 최고 높이의 전파탑인 스카이트리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지난해 2월 완공됐습니다.
기존 방송탑인 도쿄타워를 대신합니다.
NHK를 비롯한 일본 6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파가 이곳을 거쳐 송출됩니다. 디지털 방송 시대, 과연 일본의 TV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공영방송 NHK의 교육 채널.
매일 오후 2시가 되면 채널 하나가 두 개로 나뉩니다.
노란색 채널을 누르면 서브 채널에서 ‘023’ 이렇게 별도의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학습 진도가 차이 나는 학생들을 위해 두 개의 강좌 프로그램을 따로 제작해 두 채널로 동시에 내보내는 겁니다.
오후 세시 반까지 매일 한 시간 반 동안 이런 방송이 계속됩니다.
필요에 따라 한 채널을 쪼개서 동시에 두 개, 세 개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이른바 멀티채널, 다채널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스포츠 중계 때 위력을 발휘합니다.
인기가 많은 프로 야구나 프로 축구 경기가 동시에 여럿 열리는 경우 한 채널을 두세 개로 쪼개 두세 경기를 각각 중계하는 것입니다.
중계하던 스포츠 경기가 예정시간보다 길어질 때도 유용합니다.
스포츠 중계를 끊지 않고 재빨리 멀티채널로 전환해 경기 중계와 정규 프로그램을 동시에 내보냅니다.
<인터뷰> 모기 교꼬(하찌오지 시민) : “9시부터 시작되는 뉴스 때문에 연장전에 들어간 야구중계가 멈추게 되었을 때, 멀티채널의 경우 뉴스를 보면서도 계속해서 야구중계도 볼 수 있죠.”
공영방송 NHK는 지상파 두 채널, 위성 두 채널 등 전체 네 채널 가운데 세 채널을 이렇게 멀티채널로 씁니다.
스포츠 중계에만 1년에 100차례 이상 멀티채널을 사용하고, 그 밖에도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다채널 방송을 합니다.
멀티채널 운용은 아무런 규제 없이 전적으로 방송사 자율입니다. 이 때문에 공영방송이든 민영방송이든 아무 제약 없이 수시로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질문>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니 시청자 입장에선 큰 혜택이군요.
유럽은 아예 이런 다채널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전환을 했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앞서 소개한 일본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화질에 중점을 두면서도 다채널 서비스까지 하는 거라면, 유럽은 애초부터 다채널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리포트>
유럽 방송시장의 중심, 독일.
독일은 지난 1997년부터 디지털 전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수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지역은 2003년 8월,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한 곳입니다.
베를린의 한 가정. 저녁이면 가족이 TV 앞에 모여앉아 오붓한 시간을 보냅니다.
디지털로 바뀐 뒤 볼거리가 더 많아졌습니다.
<인터뷰> 포스너 (베를린 시민) : “특히 디지털 TV로 변환된 후 방송 채널이 다양해지고, 방송사가 다양해 진 장점이 있습니다.”
예전 아날로그 때보다 방송사들이 채널 수를 늘린 겁니다.
베를린 인근 포츠담에 있는 ARD 디지털 송출센터.
독일 제1 공영방송 ARD의 디지털 전파를 쏘아 올리는 곳입니다.
<인터뷰> 미하일 알브레히트(ARD 디지털감독) : “디지털화로 세 개 채널이 신설되었습니다. 뉴스 채널인 타게스샤우24(Tagesschau 24)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한 채널의 주파수 대역 안에서 디지털 채널 여럿을 내보내는 게 가능해지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제2 공영방송인 ZDF 역시 디지털 전환 뒤 채널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에카르트 마첼 (ZDF 기술혁신 감독) “여기 보이는 게 HD와 SD로 송출되는 ZDF 본 방송입니다. 이쪽은 디지털 채널인 ZDF Kultur, ZDF Info, ZDF Neo 입니다.”
음악과 미술, 뉴스와 다큐 등 채널마다 주 시청자층과 관심 분야를 특화해 더 다채로운 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디지털 채널을 방송하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멀티플렉스라고 말합니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지역에서는 이런 멀티플렉스가 현재 9개 운용됩니다. 공영과 민영 방송사들이 이를 통해 40여 채널을 무료로 공급합니다.
<인터뷰> 서명준 (베를린자유대학 언론학 박사) : “방송 공영성이 실현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으로서의 채널 다양성이라는 요소를 굉장히 방송 정책 차원에서,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고요. 기본 주파수 인프라를 통해서 채널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멀티플렉스를 통해 다채널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BBC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프리뷰를 통해서입니다.
굳이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고도 간단한 수신 장치인 셋톱박스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50여 채널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두 무료여서 현재는 프리뷰를 통해 지상파 방송만 보는 시청자 가구가 위성이나 유선방송 가입자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입니다.
<질문> 이런 디지털 지상파의 다채널 서비스는 어떤 원리로 가능할까요? 또, 우리나라의 다채널 서비스는 어떤 수준일까요?
홍희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수시로 채널을 나누는 일본의 멀티채널도, 항상 여러 채널을 내보내는 유럽의 멀티플렉스도, 원리는 같습니다.
아날로그 한 채널이 사용하던 하나의 주파수 대역 폭을 여러 채널로 나눠 쓰는 것입니다.
데이터 압축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방송 신호를 획기적으로 압축할 수 있게 된 덕입니다.
<인터뷰> 에카르트 마첼(ZDF 기술혁신 감독) : “아날로그 시절에는 한 채널을 통해 한 가지 프로그램만 송출할 수 있었던 데 반해, 디지털 전환 후에는 한 채널에서 네 가지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디지털 방송 기술로도 다채널 서비스는 당연히 가능합니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실험방송을 시작한 코리아뷰 서비스. KBS 2TV 채널을 네 개로 나눠 기존 2TV와 기상 재난, 드라마, 다큐멘터리 전문, 이렇게 네 채널을 방송했습니다.
기존 6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안에서 2TV는 HD 고화질로, 남는 여유 대역에 나머지 세 채널을 표준 화질인 SD 채널로 추가한 것입니다.
특히, 기상 재난 전문채널은 지역의 필요에 맞게 바다에서 조업하는 작은 어선에까지 날씨 정보를 전달하며 다채널 서비스의 장점을 확인시켰습니다.
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같은 방식으로 기존 채널을 통해 20여 채널을 무료 공급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작 디지털 완전 전환이 된 지금은 이 실험방송조차 중단됐습니다.
석 달 동안의 실험방송 기간은 끝나고 본격적인 다채널 방송은 허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초 정부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 서비스 도입을 위한 정책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KBS 9시 뉴스) : “디지털화 추세를 우리가 받아들이고 가듯이 디지털 방송을 하는 많은 국가들이 이미 이런 서비스를 채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겠습니다.”
<기자 멘트>
내년 상반기까지는 구체적인 운영 주체와 채널 구성 등 정책방향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지금까지 정책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지상파 독점이 우려된다며 반발하는 케이블 등 유료 방송업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정동훈 (광운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유료 채널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상파 방송이 가진 무료 보편적 서비스, 이런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들 알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유료 채널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게끔 보조적 장치를 마련해주고 어쨌든 시청자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하는 것은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방송사들도 준비를 마친 상황, 하지만, 시청자들은 다채널 서비스 없는 디지털 방송 시대를 맞았습니다.
<인터뷰> 정화섭 (DTV코리아 사무총장) : “시청자들의 다채널 시청 욕구를 충족하고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20여 개의 다양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료 보편적인 시청권을 지킬 수 있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를 연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최 기자, 이번엔 데이터 방송이나 쌍방향 방송과 같은 다른 부가 서비스를 살펴볼까요?
디지털 방송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디지털 방송으로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 어떤 것이고 또 시청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본의 한 가정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저녁 시간, 채널을 바꿔가며 텔레비전을 보다가 리모컨 단추를 누르자 화면이 줄어듭니다. 한쪽에는 여러 메뉴가 나타납니다.
본방송은 본방송대로 즐기면서 동시에 여러 정보를 볼 수 있는 데이터 방송입니다.
선택한 뉴스기사를 자막으로 확인하면서 모녀 간 대화가 이어집니다.
<녹취> "아다구치에서 ‘고립사’를 했다네?"
<녹취> “고립사가 뭔데?”
<녹취> "고립사라는 건 혼자 사는 노인이 혼자서 숨지는 슬픈 일이야."
<인터뷰> 가네시마 아키코 (도쿄 거주 시청자) : “뉴스 버튼을 누르면 최신 뉴스가 계속 나오니까요, 문자로 나오니까요. 듣기만 하면 흘려버리지만 눈으로 볼 수 있죠.”
뉴스뿐 아니라 방송에 대한 정보를 볼 수도 있고, 지역 날씨와 교통 정보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뒤 일본에서 가장 잘 활용되는 방송 서비스입니다.
<인터뷰> 요시카와 아키라 (NHK 경영기획국 디지털추진 담당) : “데이터 방송 화면에서는 언제든지 최신 뉴스를 볼 수 있고, 언제든지 최신 날씨를 확인할 수 있죠. 기존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비스입니다.”
민영방송사들도 요리 정보나 오늘의 운세와 같이 저마다 채널 특색을 살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시청자가 직접 방송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른바 쌍방향 방송이 실제로 활용되는 겁니다.
<인터뷰> 도네가와 마코토 (TBS 융합미디어 부국장) :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것과 동일한 퀴즈를 시청자들이 데이터 방송을 통해 대답할 수 있습니다. 대답한 정답 비율에 따라서 포인트를 주고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서 다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응모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편성표를 화면에 불러내는 EPG,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기능도 인기 있는 서비스입니다.
쇼나 드라마의 내용을 미리 확인하고 시청이나 녹화를 예약해둘 수도 있습니다.
지상파 데이터 방송을 뛰어 넘는 새로운 서비스도 시작됐습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주고받기 위한 이른바 오픈 하이브리드 TV.
디지털 방송과 인터넷의 결합입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개발한 유럽 표준, HbbTV가 201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TV를 보다가 리모컨 단추 하나만 누르면 화면에 다양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납니다.
데이터 방송에서처럼 뉴스와 날씨 같은 간단한 정보를 보는 것은 물론 지난 방송을 곧바로 불러볼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우베 벨츠 (ARD 디지털 송출센터장) : “이건 어제 방송된 프로그램입니다. 즉, 생방송과 지난 방송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이 개발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HbbTV를 통해 가능해졌습니다.”
방송사뿐 아니라 송출 사업자들도 이 새로운 서비스를 더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독일 뮌헨 근교에 있는 SES사. 52개 인공위성을 활용해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방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송출 판매회사입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독자 개발해 방송에 얹어 내보냅니다.
<인터뷰> 토비아스 게리츠 (SES 애플리케이션 개발 담당) : “방송사와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방송 영상이나 구매 프로세스와 같은 내용들을 가져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실시간 쇼핑도 TV를 통해 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 TV의 범위와 기능이 무한히 확장돼가는 것입니다.
영국도 비슷한 개념의 유뷰 서비스를 지난해 7월 시작했습니다.
무료 지상파 다채널인 프리뷰 서비스에 인터넷을 통한 다시보기 기능을 결합했습니다.
지난 일주일의 프로그램을 다시 불러 보고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방송은 이렇게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서비스들이 실현되고 있군요?
디지털 완전 전환을 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얘기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답변>
네, 맞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다양한 서비스가 유명무실합니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데이터 방송, 이런 것들이 일부 서비스되고는 있지만 시청자들한테는 아주 먼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난 2002년부터 데이터 방송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TV를 보면서 뉴스와 날씨, 교통, 이런 정보들을 바로 검색할 수 있도록 방송사마다 제공하고 있죠.
그런데 앞서 본 외국 방송사들의 서비스에 비하면 그 내용이 많이 빈약한 게 사실입니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EPG 서비스도 하고는 있는데, 겨우 편성 시간표만 제공하는 수준이고 프로그램 내용은 검색이 안 되기 일쑤입니다.
방송사마다 인력과 비용 투자에 인색한 탓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데이터 방송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볼 수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데이터 방송을 보려면 별도의 수신 장치가 있는 TV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TV가 거의 보급되지 않은 탓이죠.
몇 대나 보급됐는지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만큼 적은 수준입니다. 또, 유료 방송 시청자들은 데이터 방송을 볼 길이 전혀 없습니다.
IP TV나 케이블 방송에는 데이터 방송이 재송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한태 (KBS 플랫폼개발부 부장) : “삼성과 LG 경우에 A캡이라는 미들웨어가 탑재된 TV만 시청이 가능하고요. 그 다음에 IP TV나 케이블은 재송신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도 거기에 대한 보증을 해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방송사와 가전사, 그리고 통신 사업자들 사이의 합의와 조율이 전혀 없는 처지.
사실상 데이터 방송이 먹통인데도 정부 역시 별 관심 없이 시장에만 맡긴 채 손을 놓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새로운 서비스에 소극적인 상황.
우리에 앞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그 장점을 잘 누리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안도 료스케 (일본 총무성 지상방송과) : “기본적으로 국가의 역할은 방송사업자들이 기존의 TV 방송에 플러스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도록 기능을 탑재하고 그 아이디어를 마음껏 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죠.”
<인터뷰> "(특별한 규제는 없나요?) 없습니다.”
<인터뷰> 사사키 마사루 (NHK 편성국 부부장) : “멀티편성이나 데이터 방송 등 이른바 쌍방향이라는 디지털화의 메리트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어느 정도 비용이 들더라도 시청자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송 사업자의 자세입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맞게 된 이 새로운 상황을 정부나 방송 사업자가 아니라 시청자의 처지에서 사고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방송사들과 정부가 디지털 전환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모두 2조 2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쓰고도 시청자에게 디지털 방송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정부도, 방송 사업자도, 분명히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네, 디지털 전환은 끝이 아니라 이제야 시작인 것 같습니다.
다채널 서비스와 내실 있는 데이터 방송 서비스, 그리고 나아가 차세대 하이브리드 서비스까지, 정부와 방송사, 관련 사업자들 모두가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를 해나가야겠습니다.
디지털 전환 특집으로 마련한 미디어비평,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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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디지털 방송, 미래를 현실로!
-
- 입력 2013-01-05 08:21:42
- 수정2013-01-05 08:44:52
<인터뷰> 조성철 (서울 돈암동) : “지역 날씨정보 제공한다고 말은 들었는데 실제로 이용하는 주변 친구나 주변 아파트 같은 동에 사시는 분들 말씀 들어봐도 특별히 그걸 이용한다는 분은 별로 보지 못했어요.”
<인터뷰> 서화중(강원도 영월군 영흥리) : “그런 것까진 잘 모르죠. 나오는 대로 잘 나오니까 잘 보고 그냥 느끼고 좋은 거 좋다고 생각하고 살아요.”
<질문>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화질이 좋아지긴 했는데 그 밖에 뭐가 바뀌었는지 실감하지는 못하겠다,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또 현재의 한계는 무엇인지, 최정근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최 기자,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된 지금 실제 어떤 게 달라진 건가요?
<답변>
사실 시청자들의 반응처럼 화질 개선 말고는 당장은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방송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고화질과 고음질, 데이터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 그리고 다채널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다채널 방송은 아직 실시도 못하는 상황이고 부가 서비스 역시 제한적으로만 되고 있습니다.
결국, 전면 디지털 방송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정작 디지털의 장점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그런 여러 장점 때문에 많은 예산을 들여 디지털 전환을 한 것 아닙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디지털 전환을 먼저 한 외국은 어떤가요?
<답변>
우리보다 앞서 디지털 전환을 한 여러 나라는 대부분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먼저, 다채널 서비스부터 살펴볼까요?
<리포트>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일본입니다.
2003년 12월,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부터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는 아날로그 방송을 끝내고 완전한 디지털 방송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634미터, 세계 최고 높이의 전파탑인 스카이트리도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지난해 2월 완공됐습니다.
기존 방송탑인 도쿄타워를 대신합니다.
NHK를 비롯한 일본 6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파가 이곳을 거쳐 송출됩니다. 디지털 방송 시대, 과연 일본의 TV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공영방송 NHK의 교육 채널.
매일 오후 2시가 되면 채널 하나가 두 개로 나뉩니다.
노란색 채널을 누르면 서브 채널에서 ‘023’ 이렇게 별도의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학습 진도가 차이 나는 학생들을 위해 두 개의 강좌 프로그램을 따로 제작해 두 채널로 동시에 내보내는 겁니다.
오후 세시 반까지 매일 한 시간 반 동안 이런 방송이 계속됩니다.
필요에 따라 한 채널을 쪼개서 동시에 두 개, 세 개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이른바 멀티채널, 다채널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스포츠 중계 때 위력을 발휘합니다.
인기가 많은 프로 야구나 프로 축구 경기가 동시에 여럿 열리는 경우 한 채널을 두세 개로 쪼개 두세 경기를 각각 중계하는 것입니다.
중계하던 스포츠 경기가 예정시간보다 길어질 때도 유용합니다.
스포츠 중계를 끊지 않고 재빨리 멀티채널로 전환해 경기 중계와 정규 프로그램을 동시에 내보냅니다.
<인터뷰> 모기 교꼬(하찌오지 시민) : “9시부터 시작되는 뉴스 때문에 연장전에 들어간 야구중계가 멈추게 되었을 때, 멀티채널의 경우 뉴스를 보면서도 계속해서 야구중계도 볼 수 있죠.”
공영방송 NHK는 지상파 두 채널, 위성 두 채널 등 전체 네 채널 가운데 세 채널을 이렇게 멀티채널로 씁니다.
스포츠 중계에만 1년에 100차례 이상 멀티채널을 사용하고, 그 밖에도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다채널 방송을 합니다.
멀티채널 운용은 아무런 규제 없이 전적으로 방송사 자율입니다. 이 때문에 공영방송이든 민영방송이든 아무 제약 없이 수시로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질문>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니 시청자 입장에선 큰 혜택이군요.
유럽은 아예 이런 다채널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전환을 했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앞서 소개한 일본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화질에 중점을 두면서도 다채널 서비스까지 하는 거라면, 유럽은 애초부터 다채널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리포트>
유럽 방송시장의 중심, 독일.
독일은 지난 1997년부터 디지털 전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수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지역은 2003년 8월,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한 곳입니다.
베를린의 한 가정. 저녁이면 가족이 TV 앞에 모여앉아 오붓한 시간을 보냅니다.
디지털로 바뀐 뒤 볼거리가 더 많아졌습니다.
<인터뷰> 포스너 (베를린 시민) : “특히 디지털 TV로 변환된 후 방송 채널이 다양해지고, 방송사가 다양해 진 장점이 있습니다.”
예전 아날로그 때보다 방송사들이 채널 수를 늘린 겁니다.
베를린 인근 포츠담에 있는 ARD 디지털 송출센터.
독일 제1 공영방송 ARD의 디지털 전파를 쏘아 올리는 곳입니다.
<인터뷰> 미하일 알브레히트(ARD 디지털감독) : “디지털화로 세 개 채널이 신설되었습니다. 뉴스 채널인 타게스샤우24(Tagesschau 24)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한 채널의 주파수 대역 안에서 디지털 채널 여럿을 내보내는 게 가능해지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제2 공영방송인 ZDF 역시 디지털 전환 뒤 채널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에카르트 마첼 (ZDF 기술혁신 감독) “여기 보이는 게 HD와 SD로 송출되는 ZDF 본 방송입니다. 이쪽은 디지털 채널인 ZDF Kultur, ZDF Info, ZDF Neo 입니다.”
음악과 미술, 뉴스와 다큐 등 채널마다 주 시청자층과 관심 분야를 특화해 더 다채로운 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디지털 채널을 방송하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멀티플렉스라고 말합니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지역에서는 이런 멀티플렉스가 현재 9개 운용됩니다. 공영과 민영 방송사들이 이를 통해 40여 채널을 무료로 공급합니다.
<인터뷰> 서명준 (베를린자유대학 언론학 박사) : “방송 공영성이 실현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으로서의 채널 다양성이라는 요소를 굉장히 방송 정책 차원에서,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고요. 기본 주파수 인프라를 통해서 채널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멀티플렉스를 통해 다채널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BBC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프리뷰를 통해서입니다.
굳이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고도 간단한 수신 장치인 셋톱박스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50여 채널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두 무료여서 현재는 프리뷰를 통해 지상파 방송만 보는 시청자 가구가 위성이나 유선방송 가입자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입니다.
<질문> 이런 디지털 지상파의 다채널 서비스는 어떤 원리로 가능할까요? 또, 우리나라의 다채널 서비스는 어떤 수준일까요?
홍희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수시로 채널을 나누는 일본의 멀티채널도, 항상 여러 채널을 내보내는 유럽의 멀티플렉스도, 원리는 같습니다.
아날로그 한 채널이 사용하던 하나의 주파수 대역 폭을 여러 채널로 나눠 쓰는 것입니다.
데이터 압축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방송 신호를 획기적으로 압축할 수 있게 된 덕입니다.
<인터뷰> 에카르트 마첼(ZDF 기술혁신 감독) : “아날로그 시절에는 한 채널을 통해 한 가지 프로그램만 송출할 수 있었던 데 반해, 디지털 전환 후에는 한 채널에서 네 가지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디지털 방송 기술로도 다채널 서비스는 당연히 가능합니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실험방송을 시작한 코리아뷰 서비스. KBS 2TV 채널을 네 개로 나눠 기존 2TV와 기상 재난, 드라마, 다큐멘터리 전문, 이렇게 네 채널을 방송했습니다.
기존 6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안에서 2TV는 HD 고화질로, 남는 여유 대역에 나머지 세 채널을 표준 화질인 SD 채널로 추가한 것입니다.
특히, 기상 재난 전문채널은 지역의 필요에 맞게 바다에서 조업하는 작은 어선에까지 날씨 정보를 전달하며 다채널 서비스의 장점을 확인시켰습니다.
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같은 방식으로 기존 채널을 통해 20여 채널을 무료 공급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작 디지털 완전 전환이 된 지금은 이 실험방송조차 중단됐습니다.
석 달 동안의 실험방송 기간은 끝나고 본격적인 다채널 방송은 허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초 정부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 서비스 도입을 위한 정책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KBS 9시 뉴스) : “디지털화 추세를 우리가 받아들이고 가듯이 디지털 방송을 하는 많은 국가들이 이미 이런 서비스를 채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겠습니다.”
<기자 멘트>
내년 상반기까지는 구체적인 운영 주체와 채널 구성 등 정책방향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지금까지 정책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지상파 독점이 우려된다며 반발하는 케이블 등 유료 방송업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정동훈 (광운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유료 채널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상파 방송이 가진 무료 보편적 서비스, 이런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들 알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유료 채널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게끔 보조적 장치를 마련해주고 어쨌든 시청자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하는 것은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방송사들도 준비를 마친 상황, 하지만, 시청자들은 다채널 서비스 없는 디지털 방송 시대를 맞았습니다.
<인터뷰> 정화섭 (DTV코리아 사무총장) : “시청자들의 다채널 시청 욕구를 충족하고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20여 개의 다양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료 보편적인 시청권을 지킬 수 있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를 연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최 기자, 이번엔 데이터 방송이나 쌍방향 방송과 같은 다른 부가 서비스를 살펴볼까요?
디지털 방송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디지털 방송으로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 어떤 것이고 또 시청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본의 한 가정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저녁 시간, 채널을 바꿔가며 텔레비전을 보다가 리모컨 단추를 누르자 화면이 줄어듭니다. 한쪽에는 여러 메뉴가 나타납니다.
본방송은 본방송대로 즐기면서 동시에 여러 정보를 볼 수 있는 데이터 방송입니다.
선택한 뉴스기사를 자막으로 확인하면서 모녀 간 대화가 이어집니다.
<녹취> "아다구치에서 ‘고립사’를 했다네?"
<녹취> “고립사가 뭔데?”
<녹취> "고립사라는 건 혼자 사는 노인이 혼자서 숨지는 슬픈 일이야."
<인터뷰> 가네시마 아키코 (도쿄 거주 시청자) : “뉴스 버튼을 누르면 최신 뉴스가 계속 나오니까요, 문자로 나오니까요. 듣기만 하면 흘려버리지만 눈으로 볼 수 있죠.”
뉴스뿐 아니라 방송에 대한 정보를 볼 수도 있고, 지역 날씨와 교통 정보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뒤 일본에서 가장 잘 활용되는 방송 서비스입니다.
<인터뷰> 요시카와 아키라 (NHK 경영기획국 디지털추진 담당) : “데이터 방송 화면에서는 언제든지 최신 뉴스를 볼 수 있고, 언제든지 최신 날씨를 확인할 수 있죠. 기존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비스입니다.”
민영방송사들도 요리 정보나 오늘의 운세와 같이 저마다 채널 특색을 살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시청자가 직접 방송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른바 쌍방향 방송이 실제로 활용되는 겁니다.
<인터뷰> 도네가와 마코토 (TBS 융합미디어 부국장) :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것과 동일한 퀴즈를 시청자들이 데이터 방송을 통해 대답할 수 있습니다. 대답한 정답 비율에 따라서 포인트를 주고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서 다양한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응모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편성표를 화면에 불러내는 EPG,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기능도 인기 있는 서비스입니다.
쇼나 드라마의 내용을 미리 확인하고 시청이나 녹화를 예약해둘 수도 있습니다.
지상파 데이터 방송을 뛰어 넘는 새로운 서비스도 시작됐습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주고받기 위한 이른바 오픈 하이브리드 TV.
디지털 방송과 인터넷의 결합입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개발한 유럽 표준, HbbTV가 201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TV를 보다가 리모컨 단추 하나만 누르면 화면에 다양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납니다.
데이터 방송에서처럼 뉴스와 날씨 같은 간단한 정보를 보는 것은 물론 지난 방송을 곧바로 불러볼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우베 벨츠 (ARD 디지털 송출센터장) : “이건 어제 방송된 프로그램입니다. 즉, 생방송과 지난 방송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통합 프로그램이 개발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HbbTV를 통해 가능해졌습니다.”
방송사뿐 아니라 송출 사업자들도 이 새로운 서비스를 더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독일 뮌헨 근교에 있는 SES사. 52개 인공위성을 활용해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방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송출 판매회사입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독자 개발해 방송에 얹어 내보냅니다.
<인터뷰> 토비아스 게리츠 (SES 애플리케이션 개발 담당) : “방송사와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방송 영상이나 구매 프로세스와 같은 내용들을 가져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실시간 쇼핑도 TV를 통해 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 TV의 범위와 기능이 무한히 확장돼가는 것입니다.
영국도 비슷한 개념의 유뷰 서비스를 지난해 7월 시작했습니다.
무료 지상파 다채널인 프리뷰 서비스에 인터넷을 통한 다시보기 기능을 결합했습니다.
지난 일주일의 프로그램을 다시 불러 보고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방송은 이렇게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서비스들이 실현되고 있군요?
디지털 완전 전환을 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얘기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답변>
네, 맞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다양한 서비스가 유명무실합니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데이터 방송, 이런 것들이 일부 서비스되고는 있지만 시청자들한테는 아주 먼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지난 2002년부터 데이터 방송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TV를 보면서 뉴스와 날씨, 교통, 이런 정보들을 바로 검색할 수 있도록 방송사마다 제공하고 있죠.
그런데 앞서 본 외국 방송사들의 서비스에 비하면 그 내용이 많이 빈약한 게 사실입니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 EPG 서비스도 하고는 있는데, 겨우 편성 시간표만 제공하는 수준이고 프로그램 내용은 검색이 안 되기 일쑤입니다.
방송사마다 인력과 비용 투자에 인색한 탓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데이터 방송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볼 수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데이터 방송을 보려면 별도의 수신 장치가 있는 TV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TV가 거의 보급되지 않은 탓이죠.
몇 대나 보급됐는지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만큼 적은 수준입니다. 또, 유료 방송 시청자들은 데이터 방송을 볼 길이 전혀 없습니다.
IP TV나 케이블 방송에는 데이터 방송이 재송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한태 (KBS 플랫폼개발부 부장) : “삼성과 LG 경우에 A캡이라는 미들웨어가 탑재된 TV만 시청이 가능하고요. 그 다음에 IP TV나 케이블은 재송신이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도 거기에 대한 보증을 해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방송사와 가전사, 그리고 통신 사업자들 사이의 합의와 조율이 전혀 없는 처지.
사실상 데이터 방송이 먹통인데도 정부 역시 별 관심 없이 시장에만 맡긴 채 손을 놓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새로운 서비스에 소극적인 상황.
우리에 앞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그 장점을 잘 누리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안도 료스케 (일본 총무성 지상방송과) : “기본적으로 국가의 역할은 방송사업자들이 기존의 TV 방송에 플러스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도록 기능을 탑재하고 그 아이디어를 마음껏 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죠.”
<인터뷰> "(특별한 규제는 없나요?) 없습니다.”
<인터뷰> 사사키 마사루 (NHK 편성국 부부장) : “멀티편성이나 데이터 방송 등 이른바 쌍방향이라는 디지털화의 메리트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어느 정도 비용이 들더라도 시청자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송 사업자의 자세입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맞게 된 이 새로운 상황을 정부나 방송 사업자가 아니라 시청자의 처지에서 사고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방송사들과 정부가 디지털 전환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모두 2조 2천억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쓰고도 시청자에게 디지털 방송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정부도, 방송 사업자도, 분명히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네, 디지털 전환은 끝이 아니라 이제야 시작인 것 같습니다.
다채널 서비스와 내실 있는 데이터 방송 서비스, 그리고 나아가 차세대 하이브리드 서비스까지, 정부와 방송사, 관련 사업자들 모두가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를 해나가야겠습니다.
디지털 전환 특집으로 마련한 미디어비평,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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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근 기자 jkchoi@kbs.co.kr
최정근 기자의 기사 모음 -
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홍희정 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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