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군 복무 단축, 현실성과 과제는?

입력 2013.01.09 (21:28) 수정 2013.01.0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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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정승일(서울시 묵동) : "군 복무가 짧아진다고 전투력이 해이해지고 약해지는 건 전혀 없고 제가 생각했을 때 딱 1년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녹취> 조성경(강원도 춘천시) : "2년이 기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줄인다는 것은 조금 전력상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앵커 멘트>

병사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KBS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복무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군 복무기간 단축의 현실성과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짚어봅니다.

먼저 군 복무 기간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김종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25 전쟁 이후 20년 넘게, 국군 장병들은 36개월, 즉 3년간 군복무를 했습니다.

지난 77년 처음으로 복무기간이 줄어든 뒤 군복무 기간 단축은 대선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습니다.

<녹취> 노무현(당시 대선후보/2002 12 8) : "안보환경 및 전력형성, 국민여론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22개월까지 조정하겠습니다."

'18개월 군복무안'은 2007년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군 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현 정부 들어 21개월로 조정됐습니다.

단축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냉전 이후 군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표명렬(평화재향군인회 대표) : "군대가 직업이 아닌 입장의 병사들은 매너리즘에 빠질수 있고/결코 (복무기간이) 긴 게 군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 인력 확보와 적지않은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복무기간 단축은 무리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권명국(대한민국재향군인회 국장) : "국방예산의 대폭증액이 필요하고 무기체계도 정밀한 무기체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각각 군 전력 약화와 세계적 추세를 논리로 내세운 찬반 양측의 팽팽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군 인력 구조에서 병사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게 되면 어떤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길까요?

가뜩이나 청년인구가 줄어드는 판에 혹시 국방력의 공백이 초래되는 건 아닐까요?

박진영 기자가 디지털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점검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북한병사의 이른바 '노크귀순' 사건이 있었던 강원도 동부전선지역입니다.

여전히 전방 초소는 많지만 실제로 이렇게 중간 중간 비워놓고 있습니다.

1개 소초 인원이 1km 구간을 책임질 정도로 병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향후 병력 상황도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국방부는 현재 63만 명 수준인 병력을 2022년까지 52만 명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입대할 자원 수가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복무기간이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되면 해마다 3만 명 정도의 병력이 모자를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합니다.

2030년에는 8만 4천 명, 2050년에는 12만 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있습니다.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병사들의 전투 숙련도는 더 큰 문제입니다.

국방연구원 조사 결과 숙련도를 기준으로 한 병과 별 최소 복무 기준은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통신 18개월, 기갑 21개월입니다.

최소한 이 기간만큼은 복무해야 이른바 노련한 군인이 되는데 복무기간이 단축되면 결국, 전투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군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우려되는 문제들을 해소하려면 첨단무기를 사들여야 하고 전문직업군인인 부사관 수도 지금보다 대폭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예산문제 등을 감안할 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리포트>

올해부터 병사 월급이 20% 인상됩니다.

이에 따라 상병 기준 9만 7천5백 원이던 월급이 11만 7천 원으로 오릅니다.

이 같은 병사 월급 인상에만 258억 원의 예산이 들어갑니다.

반면, 전투력 강화를 위한 방위력개선비 예산은 대폭 삭감됐습니다.

차세대전투기 예산 천3백억 원과 K-2전차 사업 567억 원을 비롯해 4천억 원의 예산이 줄었습니다.

<인터뷰> 신인균(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병력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다른 전력을 강화시켜서 그것을 상쇄한다는 말이 돼야 하는데 그런 계획과 달리 지금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군사력 전체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

병사 복무 기간 단축에 대비한 장교와 하사관 등 전문 인력도 2천 명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부사관 수를 지금보다 3만 7천 명 정도 증원한다는 계획입니다.

해마다 인건비로만 7천5백억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연간 국가 예산이 2%, 3% 늘어난다 하더라도 국방 예산은 1% 이상, 그러니까 절반 이상을 늘리기가 어렵습니다."

모레 예정된 인수위 보고에서 국방부는 복무기간 단축의 선결조건인 전문 인력과 첨단 무기, 그리고 예산확보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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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군 복무 단축, 현실성과 과제는?
    • 입력 2013-01-09 21:33:16
    • 수정2013-01-09 22: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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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정승일(서울시 묵동) : "군 복무가 짧아진다고 전투력이 해이해지고 약해지는 건 전혀 없고 제가 생각했을 때 딱 1년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녹취> 조성경(강원도 춘천시) : "2년이 기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줄인다는 것은 조금 전력상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앵커 멘트>

병사 복무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이겠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KBS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복무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군 복무기간 단축의 현실성과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짚어봅니다.

먼저 군 복무 기간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김종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25 전쟁 이후 20년 넘게, 국군 장병들은 36개월, 즉 3년간 군복무를 했습니다.

지난 77년 처음으로 복무기간이 줄어든 뒤 군복무 기간 단축은 대선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습니다.

<녹취> 노무현(당시 대선후보/2002 12 8) : "안보환경 및 전력형성, 국민여론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22개월까지 조정하겠습니다."

'18개월 군복무안'은 2007년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군 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현 정부 들어 21개월로 조정됐습니다.

단축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냉전 이후 군복무 기간을 줄이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표명렬(평화재향군인회 대표) : "군대가 직업이 아닌 입장의 병사들은 매너리즘에 빠질수 있고/결코 (복무기간이) 긴 게 군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 인력 확보와 적지않은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복무기간 단축은 무리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권명국(대한민국재향군인회 국장) : "국방예산의 대폭증액이 필요하고 무기체계도 정밀한 무기체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각각 군 전력 약화와 세계적 추세를 논리로 내세운 찬반 양측의 팽팽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군 인력 구조에서 병사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게 되면 어떤 현실적인 문제들이 생길까요?

가뜩이나 청년인구가 줄어드는 판에 혹시 국방력의 공백이 초래되는 건 아닐까요?

박진영 기자가 디지털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점검해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북한병사의 이른바 '노크귀순' 사건이 있었던 강원도 동부전선지역입니다.

여전히 전방 초소는 많지만 실제로 이렇게 중간 중간 비워놓고 있습니다.

1개 소초 인원이 1km 구간을 책임질 정도로 병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향후 병력 상황도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국방부는 현재 63만 명 수준인 병력을 2022년까지 52만 명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입대할 자원 수가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복무기간이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되면 해마다 3만 명 정도의 병력이 모자를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합니다.

2030년에는 8만 4천 명, 2050년에는 12만 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있습니다.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병사들의 전투 숙련도는 더 큰 문제입니다.

국방연구원 조사 결과 숙련도를 기준으로 한 병과 별 최소 복무 기준은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통신 18개월, 기갑 21개월입니다.

최소한 이 기간만큼은 복무해야 이른바 노련한 군인이 되는데 복무기간이 단축되면 결국, 전투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군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우려되는 문제들을 해소하려면 첨단무기를 사들여야 하고 전문직업군인인 부사관 수도 지금보다 대폭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예산문제 등을 감안할 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리포트>

올해부터 병사 월급이 20% 인상됩니다.

이에 따라 상병 기준 9만 7천5백 원이던 월급이 11만 7천 원으로 오릅니다.

이 같은 병사 월급 인상에만 258억 원의 예산이 들어갑니다.

반면, 전투력 강화를 위한 방위력개선비 예산은 대폭 삭감됐습니다.

차세대전투기 예산 천3백억 원과 K-2전차 사업 567억 원을 비롯해 4천억 원의 예산이 줄었습니다.

<인터뷰> 신인균(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병력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다른 전력을 강화시켜서 그것을 상쇄한다는 말이 돼야 하는데 그런 계획과 달리 지금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군사력 전체가 약화될 소지가 있다."

병사 복무 기간 단축에 대비한 장교와 하사관 등 전문 인력도 2천 명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부사관 수를 지금보다 3만 7천 명 정도 증원한다는 계획입니다.

해마다 인건비로만 7천5백억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연간 국가 예산이 2%, 3% 늘어난다 하더라도 국방 예산은 1% 이상, 그러니까 절반 이상을 늘리기가 어렵습니다."

모레 예정된 인수위 보고에서 국방부는 복무기간 단축의 선결조건인 전문 인력과 첨단 무기, 그리고 예산확보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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