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버려지는 아이들…미혼모 대책은?

입력 2013.01.11 (21:25) 수정 2013.01.1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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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터뷰> 미혼모(음성변조) : "형편이 안 되고 그러면... 더 좋은 부모 만나서 내가 못해주는 것 다 받을 수 있으니깐. 애기 가는 거 보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주택가, 지하철 공중 화장실, 쓰레기장, 지금 보신 것처럼 곳곳에서 버려지는 아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영아 유기 사건은 지난해 132건으로 지난 2009년보다 2.5배로 크게 늘었습니다.

대부분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미혼모가 아이를 버리고 있는데요.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점점 늘고 있는 미혼모 문제를 짚어봅니다.

먼저, 버려지는 아기들의 실태를 김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경기도 양주시의 한 폐가.

지난달 이 곳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포대기에 이렇게 딱 싸여 있더라고 느낌이 벌써 싸한 거야. 아기더라고."

20대 미혼모인 김 모씨가 출산 하룻만에 아기를 몰래 버린 겁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혼자서 도저히 아기를 키울 자신이 없어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담당 형사(음성변조) : "남자친구가 갖다 버렸다, 자기는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다가 나중에 자기가 했다 (인정을 했죠)."

지난 해 7월 강릉에서는 10대 손녀가 낳은 아기를 키우던 할머니가 숨지면서 아기도 굶어숨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영아 유기를 막기 위해 한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베이비박스, 형편이 어려운 미혼모들에게 아기를 놓고 가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 3년 동안 받은 아기가 120명이나 됩니다.

<인터뷰> 이종락(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한달에) 평균 열명이 들어오죠. 평균 열명 열한명. 이렇게 들어왔죠. 굉장히 많이 들어왔죠."

2년 전 첫 아이를 입양 보낸 뒤, 또 임신을 한 20대 여대생,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다 아기를 키울 경제적 여력이 없어 입양을 보내기로 맘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혼모(음성변조) : "미혼모가 혼자 키우게되면 어른들 시선도 그렇고.. 돈 모아놓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도 그렇게 뭐 넉넉치 않고."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미혼모가 낳은 아기는 만 명에 이릅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신 것처럼 성개방 추세와 함께 미혼모는 늘고 있지만 이들이 아기를 키울 수 있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미혼모 지원에 대한 법적, 경제적 문제점을 한승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미혼모가 임신을 하거나 출산을 할 때 생활을 지원해주는 시설입니다.

하지만, 1년 안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자립이 어려운 미혼모들은 대부분 아기를 입양시키거나 심지어 몰래 버리기까지 합니다.

서울의 경우 영아 유기 사건은 지난 해 7월 3명에서 8월에 10명, 9월에는 9명 등으로 지난 해 8월부터 크게 늘었는데요,

입양된 아기가 자라서 부모를 찾을 수 있게 출생 신고를 의무화한 입양특례법 개정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출생 신고로 기록이 호적에 남아 있으면, 결혼을 할 때 출산사실이 알려지고 입양이 안될 경우 친자로 남아 있기 때문에 입양 대신 버리는 쪽을 택하는 겁니다.

이런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도 큽니다.

아기를 혼자 키우는 미혼모의 절반이 평균 천 3백만 원의 빚이 있지만, 경제적 지원은 25살 이상인 경우 한 달 최대 10만 원, 24살 이하는 한 달에 15만 원에 불과합니다.

미혼모 관련 시설도 열악합니다.

미혼모 혼자 생활할 수 있는 복지시설은 전국에 33개, 이 가운데 자녀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설은 24곳입니다.

미혼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도 열악한 처우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미혼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요.

프랑스의 미혼모 지원 정책을 파리 박상용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스무살 때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혼자 아기를 낳은 포레트 씨.

4년 동안 어린 아들을 별 탈 없이 키울 수 있었던 건 가족수당과 육아휴직 같은 각종 혜택을 결혼한 부부와 똑같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혼모 가정에는 추가로 현금이 지원됩니다.

<인터뷰> 포레트(미혼모) : "미혼모 수당과 저소득층 수당 합쳐서 한 달 4백에서 5백 유로 받아요..."

우리 돈 백 50만 원 정도 하는 월세비용도 20% 정도만 개인이 부담합니다.

18살 때 미혼모가 된 엘라일리 씨도 사회적 관심과 배려 덕택에 자립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엘라일리(미혼모 지원사이트 운영) : "미혼모는 가장 힘든 상황에 있기때문에 결혼한 부 보다 양육에 있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프랑스는 지난 2006년 혼인출산과 혼외출산을 구별하는 법적 규정을 폐지했습니다.

<인터뷰> 스테크(국가 가족수당기금 국장) : "차별하지 않고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똑같은 방법으로 지원합니다. 그리고 상황에따라 추가 수당을 지급합니다,."

미혼모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한겁니다.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하면서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가 프랑스 미혼모 지원정책의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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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버려지는 아이들…미혼모 대책은?
    • 입력 2013-01-11 21:29:42
    • 수정2013-01-11 22: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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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터뷰> 미혼모(음성변조) : "형편이 안 되고 그러면... 더 좋은 부모 만나서 내가 못해주는 것 다 받을 수 있으니깐. 애기 가는 거 보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주택가, 지하철 공중 화장실, 쓰레기장, 지금 보신 것처럼 곳곳에서 버려지는 아기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영아 유기 사건은 지난해 132건으로 지난 2009년보다 2.5배로 크게 늘었습니다.

대부분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미혼모가 아이를 버리고 있는데요.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점점 늘고 있는 미혼모 문제를 짚어봅니다.

먼저, 버려지는 아기들의 실태를 김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적이 드문 경기도 양주시의 한 폐가.

지난달 이 곳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포대기에 이렇게 딱 싸여 있더라고 느낌이 벌써 싸한 거야. 아기더라고."

20대 미혼모인 김 모씨가 출산 하룻만에 아기를 몰래 버린 겁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혼자서 도저히 아기를 키울 자신이 없어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담당 형사(음성변조) : "남자친구가 갖다 버렸다, 자기는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다가 나중에 자기가 했다 (인정을 했죠)."

지난 해 7월 강릉에서는 10대 손녀가 낳은 아기를 키우던 할머니가 숨지면서 아기도 굶어숨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영아 유기를 막기 위해 한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베이비박스, 형편이 어려운 미혼모들에게 아기를 놓고 가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 3년 동안 받은 아기가 120명이나 됩니다.

<인터뷰> 이종락(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한달에) 평균 열명이 들어오죠. 평균 열명 열한명. 이렇게 들어왔죠. 굉장히 많이 들어왔죠."

2년 전 첫 아이를 입양 보낸 뒤, 또 임신을 한 20대 여대생,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다 아기를 키울 경제적 여력이 없어 입양을 보내기로 맘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혼모(음성변조) : "미혼모가 혼자 키우게되면 어른들 시선도 그렇고.. 돈 모아놓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도 그렇게 뭐 넉넉치 않고."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미혼모가 낳은 아기는 만 명에 이릅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신 것처럼 성개방 추세와 함께 미혼모는 늘고 있지만 이들이 아기를 키울 수 있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미혼모 지원에 대한 법적, 경제적 문제점을 한승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미혼모가 임신을 하거나 출산을 할 때 생활을 지원해주는 시설입니다.

하지만, 1년 안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자립이 어려운 미혼모들은 대부분 아기를 입양시키거나 심지어 몰래 버리기까지 합니다.

서울의 경우 영아 유기 사건은 지난 해 7월 3명에서 8월에 10명, 9월에는 9명 등으로 지난 해 8월부터 크게 늘었는데요,

입양된 아기가 자라서 부모를 찾을 수 있게 출생 신고를 의무화한 입양특례법 개정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출생 신고로 기록이 호적에 남아 있으면, 결혼을 할 때 출산사실이 알려지고 입양이 안될 경우 친자로 남아 있기 때문에 입양 대신 버리는 쪽을 택하는 겁니다.

이런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도 큽니다.

아기를 혼자 키우는 미혼모의 절반이 평균 천 3백만 원의 빚이 있지만, 경제적 지원은 25살 이상인 경우 한 달 최대 10만 원, 24살 이하는 한 달에 15만 원에 불과합니다.

미혼모 관련 시설도 열악합니다.

미혼모 혼자 생활할 수 있는 복지시설은 전국에 33개, 이 가운데 자녀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설은 24곳입니다.

미혼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도 열악한 처우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미혼모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요.

프랑스의 미혼모 지원 정책을 파리 박상용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스무살 때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혼자 아기를 낳은 포레트 씨.

4년 동안 어린 아들을 별 탈 없이 키울 수 있었던 건 가족수당과 육아휴직 같은 각종 혜택을 결혼한 부부와 똑같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혼모 가정에는 추가로 현금이 지원됩니다.

<인터뷰> 포레트(미혼모) : "미혼모 수당과 저소득층 수당 합쳐서 한 달 4백에서 5백 유로 받아요..."

우리 돈 백 50만 원 정도 하는 월세비용도 20% 정도만 개인이 부담합니다.

18살 때 미혼모가 된 엘라일리 씨도 사회적 관심과 배려 덕택에 자립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엘라일리(미혼모 지원사이트 운영) : "미혼모는 가장 힘든 상황에 있기때문에 결혼한 부 보다 양육에 있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프랑스는 지난 2006년 혼인출산과 혼외출산을 구별하는 법적 규정을 폐지했습니다.

<인터뷰> 스테크(국가 가족수당기금 국장) : "차별하지 않고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똑같은 방법으로 지원합니다. 그리고 상황에따라 추가 수당을 지급합니다,."

미혼모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한겁니다.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인정하면서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가 프랑스 미혼모 지원정책의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박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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