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겨울철 전력난, 시스템 에어컨이 주범

입력 2013.01.14 (21:27) 수정 2013.01.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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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기 요금 올라서.."

<기자 멘트>

오늘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4% 올라 서민들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졌는데요.

겨울철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블랙아웃에 대비한 훈련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겨울철 전력난은 사실 극히 최근에 생긴 현상입니다.

2000년대 중반까진 여름철 사용량이 훨씬 많았고 겨울엔 오히려 전기가 남아돌았습니다.

2009년부터 겨울철 사용량이 여름철보다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절전을 위해 행정관청이 대대적인 단속까지 하고 있는데 먼저 올 겨울 전력난 실태를 백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4층 규모의 한 대형빌딩 내부, 직원들이 한낮에도 두툼한 외투 차림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기가 느껴지는 사무실 내부 온도는 20도 이하, 실내에서도 방한용품은 필수입니다.

<인터뷰> 최희정(00전자 차장) : "최근에 내복 입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졌고요, 무릎 담요들 많이 가지고 다니세요."

1시간에 만 8천 킬로와트의 전력을 소비하는 이 빌딩에서는 전력사용이 집중되는 피크 시간대엔 자가 발전기를 돌립니다.

<인터뷰> 류덕현(코엑스 기술지원팀 책임) : "가스 발전기를 가동해 한 시간당 2천 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해 직접 공급 하고 있습니다."

겨울 방학, 성수기를 맞은 놀이공원도 야외 놀이기구 가동 횟수를 줄이는 등 전력 아끼기에 나섰습니다.

대규모 사업장에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을 최대 10%까지 줄이도록 한 정부 절전규제에도 5천7백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등 전력절감 운동이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겨울철 전력난, 왜 갑자기 생겼을까요?

흔히 전기장판, 또 전열기 이런 전기 난방용품들이 주범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런 전기 용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 뭔가 다른 원인이있다는 겁니다.

여기 두 화면을 한번 비교해 보시죠.

이쪽은 10년전에 촬영한 서울시내 겨울철 모습이고, 이쪽은 며칠전 찍은 모습입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발견하셨나요?

10년전엔 난방용 보일러를 때느라 빌딩마다 수증기가 새하얗게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런 연기가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난방을 안하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많이들 보셨을겁니다.

천장에서 더운 바람 나오는 기계, 시스템 에어컨이라고 하죠.

여름엔 에어컨으로 쓰고, 겨울엔 난방기로 사용합니다.

이 시스템 에어컨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겨울철 굴뚝 연기가 사라졌고,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시스템 에어컨이 왜 이렇게 급증했는지 또 시스템 에어콘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김성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천장에 달린 시스템에어컨에서 더운 바람이 불어나옵니다.

<인터뷰> 이영수(커피 전문점 사장) : "천장에 있어서 공간을 아낄 수 있고, 냉난방이 함께 되니까 편하죠."

이 중학교도 가스 온풍기 난방에서 시스템에어컨으로 전면 교체했습니다.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한 뒤 전기 사용량은 1년 전보다 71%나 급증했습니다.

한 건물 옥상, 시스템에어컨용 실외기가 빼곡하게 붙어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가정용 냉난방기 300여 개가 한꺼번에 돌아가는 겁니다.

건물 전체가 시스템 에어컨으로 난방을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전기 난방 가운데 시스템에어컨의 전력 사용량은 2010년 23%, 이후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요즘 신축건물에는 거의 시스템에어컨이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시스템에어컨 난방은 여름철 냉방만큼 전력이 소모되고, 특히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면 전력소모량이 두 배가량 늘어납니다.

또 가스나 석유로 직접 불을 때면 난방 효율이 80%가 넘지만, 전기는 35%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조영탁(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 "전기로 난방을 하는 것은 수돗물이 아닌 비싼 생수로 빨래는 하는 것처럼 매우 비효율적인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정부는 2008년부터 4년 동안 190억 원의 보조금을 주며 시스템에어컨 보급을 장려했습니다.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판단이 겨울철 전력난을 불렀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스나 석유를 이용하는 난방에 혜택을 줘 지역 열병합발전을 활성화하고, 전기 난방의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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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겨울철 전력난, 시스템 에어컨이 주범
    • 입력 2013-01-14 21:30:24
    • 수정2013-01-15 09: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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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기 요금 올라서.."

<기자 멘트>

오늘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4% 올라 서민들 살림살이가 더욱 어려워졌는데요.

겨울철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블랙아웃에 대비한 훈련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겨울철 전력난은 사실 극히 최근에 생긴 현상입니다.

2000년대 중반까진 여름철 사용량이 훨씬 많았고 겨울엔 오히려 전기가 남아돌았습니다.

2009년부터 겨울철 사용량이 여름철보다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절전을 위해 행정관청이 대대적인 단속까지 하고 있는데 먼저 올 겨울 전력난 실태를 백미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4층 규모의 한 대형빌딩 내부, 직원들이 한낮에도 두툼한 외투 차림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기가 느껴지는 사무실 내부 온도는 20도 이하, 실내에서도 방한용품은 필수입니다.

<인터뷰> 최희정(00전자 차장) : "최근에 내복 입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졌고요, 무릎 담요들 많이 가지고 다니세요."

1시간에 만 8천 킬로와트의 전력을 소비하는 이 빌딩에서는 전력사용이 집중되는 피크 시간대엔 자가 발전기를 돌립니다.

<인터뷰> 류덕현(코엑스 기술지원팀 책임) : "가스 발전기를 가동해 한 시간당 2천 킬로와트 전력을 생산해 직접 공급 하고 있습니다."

겨울 방학, 성수기를 맞은 놀이공원도 야외 놀이기구 가동 횟수를 줄이는 등 전력 아끼기에 나섰습니다.

대규모 사업장에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을 최대 10%까지 줄이도록 한 정부 절전규제에도 5천7백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등 전력절감 운동이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겨울철 전력난, 왜 갑자기 생겼을까요?

흔히 전기장판, 또 전열기 이런 전기 난방용품들이 주범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런 전기 용품은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 뭔가 다른 원인이있다는 겁니다.

여기 두 화면을 한번 비교해 보시죠.

이쪽은 10년전에 촬영한 서울시내 겨울철 모습이고, 이쪽은 며칠전 찍은 모습입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발견하셨나요?

10년전엔 난방용 보일러를 때느라 빌딩마다 수증기가 새하얗게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런 연기가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난방을 안하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많이들 보셨을겁니다.

천장에서 더운 바람 나오는 기계, 시스템 에어컨이라고 하죠.

여름엔 에어컨으로 쓰고, 겨울엔 난방기로 사용합니다.

이 시스템 에어컨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겨울철 굴뚝 연기가 사라졌고, 전력난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시스템 에어컨이 왜 이렇게 급증했는지 또 시스템 에어콘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김성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천장에 달린 시스템에어컨에서 더운 바람이 불어나옵니다.

<인터뷰> 이영수(커피 전문점 사장) : "천장에 있어서 공간을 아낄 수 있고, 냉난방이 함께 되니까 편하죠."

이 중학교도 가스 온풍기 난방에서 시스템에어컨으로 전면 교체했습니다.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한 뒤 전기 사용량은 1년 전보다 71%나 급증했습니다.

한 건물 옥상, 시스템에어컨용 실외기가 빼곡하게 붙어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가정용 냉난방기 300여 개가 한꺼번에 돌아가는 겁니다.

건물 전체가 시스템 에어컨으로 난방을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 전기 난방 가운데 시스템에어컨의 전력 사용량은 2010년 23%, 이후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요즘 신축건물에는 거의 시스템에어컨이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시스템에어컨 난방은 여름철 냉방만큼 전력이 소모되고, 특히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면 전력소모량이 두 배가량 늘어납니다.

또 가스나 석유로 직접 불을 때면 난방 효율이 80%가 넘지만, 전기는 35%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조영탁(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 "전기로 난방을 하는 것은 수돗물이 아닌 비싼 생수로 빨래는 하는 것처럼 매우 비효율적인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정부는 2008년부터 4년 동안 190억 원의 보조금을 주며 시스템에어컨 보급을 장려했습니다.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판단이 겨울철 전력난을 불렀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스나 석유를 이용하는 난방에 혜택을 줘 지역 열병합발전을 활성화하고, 전기 난방의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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